美 ‘우유 골다공증 예방’ 논란
美 ‘우유 골다공증 예방’ 논란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00.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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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무부·유제품업계-의사위원회 효과유무 놓고 설전

최근 미국에선 「우유를 마시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찬반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논쟁의 불씨는 미국 농무부와 유제품업계가 공동으로 유명한 영화배우나 스포츠선수 등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우유음용 캠페인을 벌이면서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우유를 마시자』고 호소한 것. 이에 대해 미국의 의료관계자들로 조직된 위원회인 「책임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 위원회(Physician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가 「우유는 골절을 막지 못한다」는 제목의 반박 광고를 냈다.

이 반박 광고에서 의사위원회는 『칼슘은 우유에서만이 아니라 녹황색야채나 칼슘강화제로도 섭취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선 비타민D를 섭취하든가 염분섭취를 줄이는 것 등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사위원회의 우유 비판은 하버드대학의 다이언 페스카닉 박사가 우유에 대해 부정적인 연구결과를 보고한데 근거를 두고 있다. 페스카닉 박사에 따르면 7만8천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12년 동안에 걸쳐 조사한 결과 1일 2~3잔의 우유를 마신 사람들이 그 이하의 양을 마신 사람들보다 둔부나 팔뚝뼈 골절이 큰 폭은 아니지만 분명히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

이는 「우유는 뼈를 튼튼하게 한다」는 종래의 상식을 정면에서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의사위원회는 반박광고에서 이 연구결과를 소개하여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편 페스카닉 박사의 연구보고에 대해 우유를 옹호하는 연구자들은 『단지 이 하나의 연구결과로 우유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이 연구에선) 우유를 마시는지 마시지 않는지만 물었을 뿐 실제로 그들에게 우유를 마시도록 한 것은 아닌 등 불확실한 점이 많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아무튼 미국에선 채식주의나 동물애호의 관점에서 우유에 대해 비판하는 주장을 펴는 조직이 늘어나고 있다. 『뼈를 만들고 근육을 형성하는 등 칼슘은 매우 중요한 영양소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농무부와 유제품업계가) 「우유음용=골다공증예방」이란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주는 것은 넌센스』라고 주장하는 반우유파 조직들이 많다.

2년 전에 미국정부가 장려하고 있는 영양지침 중 칼슘의 1일 필요량을 50%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미국립과학아카데미 칼슘위원회(National Academy of Science Calcium Committee)의 베스 도슨 휴스 박사는 『폐경기 여성들에게 위험성이 높은 골다공증은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등도 관계하고 있긴 하나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코넬대학의 캠벨 박사는 『중국에서 연구조사한 바로는 중국 여성들의 유제품 소비량은 미국 여성들보다 매우 적은데도 불구하고 뼈 손상을 입는 비율이 미국 여성들보다 낮다.

세계적으로 봐도 칼슘섭취량이 많은 나라일수록 골다공증 발생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반론하고 있다. 또한 캠벨 박사는 의료 연구자들 중엔 『칼슘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뼈에 미네랄이 미치지 못하게 된다. 칼슘의 과잉섭취는 오히려 골다공증을 일으키기 쉽게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농무부와 유제품업계의 공동광고에 반대하는 조직이나 의료관계자들은 이러한 연구결과들에 주목, 우유를 마시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오해를 낳게 된 광고(실제 광고에선 그렇게 단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선 지난 30년 동안 국민 1인당 우유소비량이 25% 줄었다. 막대한 예산을 쓰고 있는 농무부와 유제품업계의 광고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유소비량은 늘어나고 있지 않은 듯하다. 또 필요량 이상의 칼슘을 섭취하고 있는 것은 미국민 3명 중 1명, 특히 여성은 10명 중 1명에 그치고 있다.

이는 골다공증의 가능성에 큰 고령자들 뿐만이 아니라 뼈의 기반을 만드는 시기에 있는 어린이나 10대들을 포함한 수치다. 지난 몇년 사이 미국에선 시리얼이나 주스 캔수프 초콜릿 등 칼슘을 강화한 기능성식품들이 잇따라 발매되고 있다.

그 중에는 특별히 골다공증을 의식하여 여성들을 겨냥한 제품도 있기 때문에 골다공증과 유제품 또는 칼슘에 대해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관련업계와 일반 소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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