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녹차효능 재조명
신비한 녹차효능 재조명
  • 안은이 기자
  • 승인 2000.05.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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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킨 GABA 뇌기능 촉진
고농도 녹차 장기음용할 때 항암보조제로서 효능 발휘

제20회 차의날을 맞아 지난 25일 경복궁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사)한국차인연합회, (재)명원문화재단, 한국차학회가 주관하고 국립민속박물관과 (주)태평양 설록차가 후원하는 `차의 날 큰잔치'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차의날 기념식과 함께 녹차 학술발표, 성년다례의식, 두리차회, 올해의 명차상 수상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녹차학술발표대회에서는 한국화학연구소 안전성연구센터 한상섭센터장의 `학습능력 및 기억력 증진에 미치는 녹차의 효능', 충북대 의대 약리학 안희열 교수의 `녹차의 동맥경화 예방효과', 영남대 의대 박정현 교수의 `녹차의 항암효과에 대한 최근 연구동향'등을 주제로 다양한 녹차의 효능이 발표됐다.〈편집자〉

녹차가 뇌내 생화학 또는 신경전달물질에 이로운 작용으로 기억력을 증진시켜 학습능력 개선과 노화와 관련된 생리활성에 활력을 일으키는 식품이라고 한국화학연구소 한상섭 안전성연구센터장은 설명했다.

이 연구내용은 녹차의 주요 성분인 카테킨과 카테킨의 유도체인 GABA(γ -Aminobutyric acid)성분을 증강시킨 GABA차를 노화 모델 마우스에 투여한 후 행동시험을 통해 기억력과 학습능력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관찰한 실험에서 얻어진 결과이다.

GABA는 비단백 구성 아미노산으로서 사람에 있어서는 신경계, 혈액에 함유돼 있고 뇌의 골수에 존재해 아세티콜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켜 뇌 기능을 촉진시키는 등의 생리작용을 한다.

또 카테킨 및 GABA는 녹차의 주성분으로 항산화 효과, 항암작용, 콜레스테롤저하 등의 다양한 생리활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소장은 SAM(노화촉진모델)마우스에 녹차 추출물을 투여하여 생화적인 특성을 분석한 결과 SAMP8(학습^기억장애모델)에서 지방 항산화 수준과 생존율 증가를 나타냈고 GABA가 노화과정 및 질병감염의 감소에 직·간접적인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행동적인 분석은 SAMP1(노인성 아밀로이드 침착증모델)의 기억능력이 향상되었고 이는 녹차의 카테킨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한소장의 설명.

이같은 성과는 뇌질환 개선제를 포함한 항노화제 개발 신약개발 시장에 있어 국내외적으로 그 범위가 광범위하고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노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그 효과가 과학적으로 정확히 규명되어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는 약물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에서 중요한 연구 결과라고 한소장은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실험에서 노화마우스 모델보다 정상적인 마우스에서 효과가 큰 것으로 보아 녹차의 카테킨과 GABA는 기억력과 학습능력개선에 유용한 단일물질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약물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되는 녹차에서 암 예방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녹차의 음용이 생활화 돼 충분한 양의 녹차 유효성분이 체내에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영남의대 박정현 교수는 밝혔다.

이같은 결과는 영남의대 해부학교실에서 실시한 암세포주에 따른 녹차의 항암효과에 대한 초기 연구에서 녹차 카테킨을 간암, 폐암, 복수암등에 투여한 결과 간암에는 뚜렷한 효과가 없는 반면 폐암과 복수암등에서 성장억제 및 암세포손상을 유발시켜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원하는 녹차의 항암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암에 대한 치료를 받으면서 장기적으로 고농도의 녹차를 음용할 때 보조제로서 도움이 된다고 박교수는 주장했다.

박교수에 따르면 녹차를 이용한 생체 내에서의 항암작용에 대한 연구는 주로 카테킨의 유도체인 EGCG(cpigallocatechin-3-gallate)에 관한 효능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암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에 몇 잔의 녹차를 마셔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까지의 연구에서 하루에 1g정도의 카테킨을 섭취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역학조사 및 녹차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성분에 의한 동물실험 결과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박교수는 지적했다.

박교수는 추출한 폴리페놀성분의 개별 처리보다 복합적인 녹차 분말의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밝혀져 다른 성분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연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녹차에 의한 항암효과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바로 자연사(apoptosis)에 의한 항암효과라는 것. 최근 분자생물학적인 접근이나 유전자 조작에 의한 치료법들은 이와 같은 자연사를 유도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원하는 목표물을 철저히 파괴하는 방향으로 개발의 목적을 두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물질 또는 효소를 불활성화함으로써 항암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 기전에 대한 연구로는 암세포가 정상 세포에 침투하고 증식하기 위해 필요한 효소 중의 하나인 유로키나제를 카테킨이 억제,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등의 항암효과를 보이며, 녹차 EGCG성분이 종양의 증식과 전이에 필요한 혈관 생성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항암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박교수는 녹차의 항암효과를 포함한 건강증진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일회성의 약물투여가 아닌 장기간의 음용에 의해 축적돼 나타나는 식품의 효과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녹차의 탄닌성분중 카테킨의 유도체인 EGCG(epigallocatechin-3-gallate)가 PDGF(platelet-derived growth factor)-β 수용체의 자기인산화를 저해해 PDGF-BB(혈소판 유래성장인자)에 의한 세포내 신호전이 경로를 완전히 차단함으로써 동맥경화를 예방한다고 충북대 의대 안교수는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과거 역학조사에서 녹차를 음용함으로써 암이나 관상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된 것을 확인하는 것이며 평활근세포(VSMC)를 증식한 흰쥐의 실험결과에서 도출됐다.

안교수는 죽상경화의 가장 기본적인 변화는 혈관 평활근 세포의 증식이고 단순한 혈장지질의 축적이 아니며 PDGF와 PDGF-β 수용체가 동맥경화성 죽상반의 발달에 관여하기 때문에 녹차의 항동맥경화작용이 PDGF-β 수용체의 활성화를 막는 EGCG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LDL(저밀도 지방)의 산화가 동맥경화의 발생기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기 때문에 LDL의 산화를 차단하는 카테킨의 능력이 녹차의 항동맥경화성 효과에 대하여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논의가 광범위하게 연구되어 왔다는 것.

안교수는 녹차의 카테킨이 유리 라디칼을 제거할 수 있어 LDL의 산화를 차단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또 역학조사에 의하면 하루에 10잔 정도의 녹차를 마심으로써 혈장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현저히 저하시켰다는 보고가 있어 허혈성 심질환에 대한 보호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안교수는 이와 같이 녹차의 심혈관질환에 대한 보호효과가 몇몇 기전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의 실험결과는 녹차의 EGCG가 PDGF-β 수용체의 티로신 인산화를 억제함으로써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PDGF-β 수용체의 인산화에 대한 합성 차단제들이 생체내에서 독성을 나타내는데 반해서 EGCG는 과량을 복용하더라도 비독성의 천연물질인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녹차의 항동맥경화 작용을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작용 기전을 규명했으며, 비독성 천연물질인 녹차의 카테킨을 이용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새로운 약물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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