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 대북경협 기지개
식음료업계 대북경협 기지개
  • 김영수 기자
  • 승인 2000.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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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화해무드로 기대감 고조
중단됐던 사업계획 재검토 '활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며 남북화해무드가 무르익자 식·음료업계가 대북사업의 청신호로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사태진전을 주시하고 있다.

가장 크게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며 경제협력에 희망을 보이는 곳은 농심.

북한의 현실적인 식량난을 생각하면 라면이야말로 당장이라도 대북공급 실현성이 큰 품목이라는 것이 농심의 설명이다.

농심은 현 단계에서 북한 현지에 라면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판단하고 우선 대북공급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남북 화폐가치 등을 감안해 대금은 북한의 버섯, 감자, 옥수수 등 농산물을 현물로 가져와 라면의 원료나 스낵류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농심 관계자는 말했다.

제일제당그룹은 북한이 밀가루, 설탕, 식용유등 기초 생필품이 크게 부족한 것에 착안, 생필품분야의 단독 또는 합작진출 추진을 검토중이다.

98년 1월 북한당국으로부터 초코파이와 과자류에 대한 합작생산 사업승인을 받은 롯데제과도 이번 남북정상의 만남에 희망을 걸고 구체적인 계획검토에 착수했다.

97년, 98년 2년에 걸쳐 북한에 초코파이 상표등록을 마친 동양제과도 북한 현지에서의 원활한 생산을 위한 원료확보와 수송, 유통 등 구체적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금강산 휴게소에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는 매일유업은 김용복회장이 함남 북청출신의 실향민 출신이라는 점이 함께 작용, 실무진을 중심으로 대북진출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식품업계에서는 남북경협의 선두주자로 불렸던 신동방은 회사 내부사정으로 남북경협이 보류됐으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북한산 참깨등을 수입 식용유로 재가공한다는 당초 계획을 재검토중.

구제역으로 홍역을 겪고있는 국내 육가공업체들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원활한 경협이 이뤄져 수출중단으로 남아도는 물량의 상당부분이 대북지원등으로 소진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상태.

구제역발병 초기 한국육류수출입협회, 양돈협회등에서 수출 중단된 물량의 처리방안을 논의하며 교육부로의 급식, 국방부 군납에 이어 북한으로의 지원등이 최근 상황에서 다시 힘을 얻고 있어 발전적으로 성사되길 업계는 바라고 있다.

육가공업계는 이미 상당량의 잉여 분유, 달걀등이 북한으로 보내졌던 점을 들어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수매 비축된 물량의 대북지원은 어렵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제역이후 정부가 수매대행기관인 한냉과 축협을 통해 수매한 물량은 소 2만여 마리, 돼지 20여만 마리로 이중 일부분이 부위별로 소진되고 대부분의 물량이 현재 냉동창고에 비축되고 있는 형편이다.

유가공업계 역시 최근 성수기임에도 하루가 다르게 쌓이고 있는 재고분유 처리방안으로 정부차원에서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식량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분유를 북한 어린이들에게 공급해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현대 금강산관광 상주직원용 주류를 납품하고 있는 두산 주류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경협이 활성화돼 남측의 북한상주인원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선적물량도 늘어나면서 북한주민에 남한의 소주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태, 샘표 등 상당수 식품업체들도 된장 간장 고추장 제과 등 각 분야에서 북한진출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IMF로 한때 수그러들었던 대북진출이 활성화되려면 이중과세 등 걸림돌 해결과 북한 현지에서의 사회간접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며 “90년 초^중반 일었던 북한특수라는 막연한 기대가 아닌 남^북이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확실한 사업계획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야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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