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건강기능식품-2007결산과 2008전망
[특집]건강기능식품-2007결산과 2008전망
  • 장강훈
  • 승인 2008.01.03 0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산액 1% 늘어난 6800억으로 정체
개별인정형 제품 12%로 대폭 증가
공전 개정 부응 맞춤형 제품 개발 가능
건강기능식품업계는 2007년 격동의 시기를 겪었다. 2006년도 생산실적이 6856억 원으로 전년대비 1.02%포인트 상승한데 그쳐 ‘불황’을 체감한 한해를 보냈다. 여기에 건기식 공전이 기능성 위주로 전면 개정되면서 일부품목은 퇴출 위기에까지 몰리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활성화를 위해 업계스스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한 것과 동시에 규제 위주의 정책을 펼쳤던 식품의약품안전청 역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은 2008년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한다. <편집자>

■ 격동의 2007

2007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건강기능식품 공전을 전면 개정하겠다고 밝혀 업계를 당혹케 했다. 품목 위주로 짜여져 있던 공전을 기능성 원료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소식에 업계는 지금까지의 제조과정을 뒤집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다.

5월, 설명회를 통해 전면 개정되는 건기식 공전의 윤곽이 나왔을 때 불황으로 속앓이 하던 업계는 더욱 큰 혼란에 빠졌다. 기능성 원료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않으면 자칫 품목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엄포 때문. 결과적으로 식약청 측이 건기식에 대한 ‘투명성 제고’와 ‘소비자 신뢰회복’이라는 대전제 하에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형태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며 진정되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공전 전면개정안이 발표된 10월에는 ‘자라’ 등 일부품목이 퇴출위기에 빠지기도 했으나 유예기간을 주는 등 업계와 정부의 원활한 대화로 큰 이견은 없었다.

이즈음, 식약청은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입안이 산업의 침체를 초래한다는 결론을 얻고, 업계 스스로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선다. 업계 스스로 산업활성화에 제약이 되는 제도를 개선하고, 업계에서도 자정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보자는 복안인 것. 식약청은 산·학·관·연이 합동으로 건기식 산업발전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 8월 협의체를 발족했다.

‘건기식발전협의회’로 명명된 이 단체는 산업계를 중심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한 정책과제와 업계의 자정활동, 소비자 신뢰회복 등을 위해 머리를 맞대 11월 42개의 과제를 도출했다. 협의회는 제도개선 등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과제 35개와 소비자의 신뢰회복을 위해 업계스스로 노력해야할 자정기능강화 과제 7개를 도출하고, ‘스티커인정범위 확대’ 등 일부과제에 대한 결실도 맺었다.

협의회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건기식협회도 산업발전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 협의회의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자체적인 산업활성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업계 내부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산·학·연을 중심으로 한 ‘건기식 발전 미래포럼’이 그 결과물이다.

협회는 11월 미래포럼의 발족식을 갖고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미래포럼의 비전으로 선포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건강주권 확보를 위한 건기식 산업육성 △산업발전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선진화 △건전한 유통을 위한 업계 자정기능 강화 등에 공동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서를 식약청과 체결하면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제도개선과 산업활성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던 만큼 2007년은 다양한 품목군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존의 효자상품이었던 홍삼제품의 인기는 여전했지만, 이른바 ‘블랙푸드’로 불리는 제품들이 러시를 이뤘으며, 코엠자인Q10, CLA, 루테인 등 새로운 기능성 원료를 담은 개별인정형 제품도 선을 보였다.

특히 전체 품목대비 1%의 점유율도 기록하지 못했던 개별인정형 제품이 지난해에는 11.25%의 비중으로 급격히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능성원료로 재편되는 공전의 여파라는 분석도 있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똑똑해진’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업계의 생존전략이 발현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비타민 제품이 주춤한 사이 오메가3가 반짝 스타로 떠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변화는 건기식의 유통구조가 방문판매 형태에서 대형마트나 로드숍 등으로 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메가3의 경우 대형할인마트에서만 32억 원(판매액 기준) 가량 팔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정체기 혹은 침체기로 불린 지난해에는 웅진식품이나 CJ제일제당 등 대기업들이 고유의 브랜드를 론칭, 시장 공략에 나선 한해이기도 했다. 대기업들은 막대한 자금력과 기술력, 넓은 유통망으로 업계 연착륙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내수보다는 전체 시장의 볼륨을 넓히고, 해외시장 진출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건기식 업계는 전면 개정된 공전에 맞춰 일부 품목의 경우 제조공정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략까지 새로 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신뢰회복이라는 과제 역시 올 한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 2008 희망은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올 해 건기식 산업의 전망이 흐리지 만은 않다는 것이다. 비록 히트상품은 없었지만 지난해 꾸준히 출시된 개별인정형 제품 덕분에 상당수 업계가 신제품 및 신소재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제품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한 한 해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공전의 전면 개정은 시각에 따라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소비자 중심의 제품개발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생각해 보면, 기능성 원료 중심으로 재편되는 공전에 맞춰 고시형 원료와 개별인정형 원료를 혼합해 이른바 ‘맞춤형’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

지난해 반짝 인기를 모았던 코엠자인Q10이나 CLA의 경우 단일 원료만으로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이미 소비자의 검증을 받은 고시형 원료에 개별인정형 원료를 혼합하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트렌드’에 민감했던 건기식의 특성을 반영, 미용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뷰티푸드’도 올 해 각광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약’과 ‘식품’의 경계 즈음으로 인식됐던 건기식의 범위가 ‘화장품’과 ‘식품’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뉴트리코스메틱(Nutricosmetic)이라고도 불리는 뷰티푸드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먹으면서 미용까지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피부미용에 민감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직까지 야채나 과일, 녹차 등 일반 식품이나 차에 국한돼 있지만 최근 국내·외 연구진에 의해 새로운 기능성 원료개발이 가속화 되고 있어 연내 한번은 붐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업계측의 설명이다. 특히 피부의 구조유지나 탄력 및 유연성, 보습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일루론산’은 임상실험 단계를 마치고 제품 출시를 기다리고 있어 뷰티푸드 열풍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서서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맞춤형 건강프로젝트’의 국내 상륙도 올 해 기대되는 부분이다. 국내에도 진출해 있는 한 글로벌 회사는 지난해 말 개인의 체질과 건강상태에 따라 맞춰 복용할 수 있는 건기식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간단한 설문지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영양정보와 운동프로그램, 생활습관 개선 등 다각적인 컨설팅 서비스와 함께 맞춤형 건기식을 제공한다는 전략. 이 기업은 국내 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을 위해 한국인의 식습관과 체질, 건강상태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이들이 선보이는 새로운 모델에 관심이 모인다.

또 건기식 유통시장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됐다. 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판매망이 더욱 확대될 조짐이 일고 있다.

공전 개정과 더불어 판매망 확대가 이뤄지면 원료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유통망을 보유한 대기업과 ‘딜’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는 의미다. 현재 협의회가 추진 중인 ‘판매업종의 시설기준 완화를 통한 판매대 자율 설치’가 가능해질 경우 신소재를 보유한 제조사가 구매력이 높은 제품을 생산, 유통사를 경쟁입찰 해 공모할 수도 있다는 가설이다.

아울러 전면 개정된 공전이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기존에 출시된 제품소비를 위해 치열한 마케팅 전략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제품가격의 거품이 꺼질 수 있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전반적으로 성숙기에 접어든 건기식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국산 기능성 소재 발굴 및 제품 개발 △유통구조 투명화 △원료 제작 기술의 저작권 보호 △제품군의 다양화 △각종 규제 완화 및 철폐 등 선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그러나 산업활성화에 대한 업계의 열망이 그 어느때보다 크고, 이를 이루기 위해 발전협의회와 미래포럼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만큼 기나긴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룬다.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내수안정’과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업계 숙원을 풀 수 있을지, 지금까지보다 더욱 바쁜 한 해를 보낼 건기식 업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