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식품 단체장에게 듣는다(1)]윤효직 한국유가공협회장
[인터뷰-식품 단체장에게 듣는다(1)]윤효직 한국유가공협회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00.02.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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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유가공업체 협회가입 유도 전력”
제도권內 선의의 경쟁·협력 통해 발전 모색

“유가공업을 하는 모든 업체와 축협조합은 유가공협회 회원사로 가입해 제도권안에서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낙농 및 유가공업의 병진적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지난달 유가공협회 회원사 신년교례회때 이례적으로 서울우유조합장을 초청해 화해무드를 조성한 윤효직 유가공협회장은 WTO체제하의 시장개방에 대비해 국내 유업계가 대동단결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음을 수시로 강조한다. 지난해 3월 제8대 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줄곧 비회원 유가공업체의 회원사 가입을 유도해온 윤회장은 새천년을 시작하는 올해엔 전 유업계가 대국적 견지에서 협력하는 분위기를 갖도록 하는데 더 많은 열정을 쏟아부을 자세이다.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건국유업과 (주)건국우유를 경영하면서 유가공협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윤회장을 만나 국내 유업계를 둘러싼 주변환경과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유제품의 소비확대와 국민 식생활개선, 회원상호간 공동이익 증진 및 낙농가 소비자보호란 유가공협회의 기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데 어느정도 진행됐다고 생각하는가.

△현재의 13개 회원사만으로는 유업계의 하나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축협산하 10개 유가공조합과 비회원 8개 일반유업체가 똘똘 뭉칠때 선진 외국업체의 국내시장 잠식에 대한 방어능력과 대정부 건의활동등에 힘을 갖게된다.

따라서 회원사 기능약화의 요인이 돼온 비회원사의 회원가입을 종용하는데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유업계중 맏형격인 서울우유의 회원가입을 적극 추진중이며 지난해부터 회원사들의 긍정적 반응에 힘입어 상당부분 진척돼 있는 상태이다.

조합의 경우 조합원의 복지증진을 고취하고 기업체는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목표는 다를지 몰라도 유가공업의 발전이란 측면에선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협회라는 울타리안에서 동고동락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 시급하다.

-최근 일부 축협조합을 비롯한 유업체들이 할인점이나 학교급식용으로 공급하는 우유제품 가격을 공장도가 이하로 낮춰 유통질서를 흐려놓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협회차원의 해결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축협 회원조합인 서울우유가 국내 유가공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마당에 축협이 뒤늦게 참여한 것 자체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축협과 서울우유는 경쟁관계가 아닌 강력한 협조의 대상이 돼야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쟁탈전으로 인해 서로가 피해를 보고 갈등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이다.

어떤 주체가 중심이 될 때 상호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냉정히 따져 단일화하는 것이 백번 당연하다는 생각은 모든 유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 업체의 파행적인 영업정책이 전체 유가공시장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쳐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의논함으로써 효율적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협회는 우선 축협중앙회든 회원조합이든 분리된 상태에서 모두 받아들여 올바른 시장경쟁의 원리가 적용되도록 조정기능을 수행코자 한다.

-집유일원화가 정착되면 원유의 품질이 평준화되기 때문에 「1등급」 「대학우유」등 프리미엄 메리트가 없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향후 원유 및 유제품의 수요개발과 소비확대를 위한 복안은.

△집유일원화가 성공을 거둘 경우 일반시유는 완전히 동질적 우유가 될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업체별 광고 선전에 의해 차별화된양 비쳐질 뿐이다. 유가공시장 구조가 완전경쟁시대로 바뀌면 각 업체별로 사용하던 광고비용을 절감해 협회차원에서 우유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공동홍보 기능을 강화해야한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부터 우유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도록 우유정보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지론이다. 앞으로 유가공시장 구조는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협동조합의 시유비중이 커지고 일반 기업체는 활발한 마케팅활동에 힘입어 가공품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WTO의 혼합분유 긴급관세 위반판정과 유제품시장 조기개방 압력등으로 국내 유업계가 내우외환을 맞고있다. 혼합분유 수입이 자유화되면 일반 시유시장까지 위협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데 대처방안은.

△유가공시장이 완전히 개방된다 할지라도 시유부문에선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된장맛이 하루아침에 빵 맛으로 바뀌지 않듯이 특히 신선도가 요구되는 시유에 대한 소비자 기호는 간단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다만 분유의 경우 식품가공업체들이 보다 저렴한 원재료를 선호하는데 따른 수입대체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분유시장 축소는 결국 전체 우유시장 축소로 연계되므로 이에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우유포장 용기를 현재의 종이팩에서 유리병으로 바꿔 환경친화에 앞장설 것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데 협회장으로서의 견해는.

△그 문제와 관련해 오는 25일 교육문화회관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더라도 포장교체에 따른 과다비용과 유통과정상 파생될 문제점이 너무 많아 당위성이 없다는 결론부터 내리고싶다.

가공업체의 생산시설은 물론 유통과정에서 소비자에게까지 이르는 운반시설을 모두 바꿔야 하는데다 빈병회수 쳬계도 갖추지 못한 상태여서 여러가지 파생될 부작용을 감안하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유통은 물흐르듯히 흘러야 하는데 비용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배달기피 사태까지 발생할 우려가 큰 용기교체에 동참할 유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국내 유가공산업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진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협회차원의 노력도 요구되는데.

△일정기간 선진 외국업체에 파견해 정보와 기술을 습득케하는 연수교육도 미래산업을 위한 투자란 점에서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공개 경쟁시험을 통해 필요인력을 선발, 파견하는 교육프로그램 개발로 인재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조사료의 경우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사용법을 제대로 몰라 효율성을 기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많아 미국 컨설턴트가 농가지도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같은 취약부문을 보완하는데 협회 역량을 집중시킬 방침이다. 이와함께 대내적으로 사료 가공 생산부문등 그룹별 교육 강습활동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유전자재조합(GMO)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시비가 옥수수를 사료로 먹이는 축산물에까지 번지는 추세이다. 우유도 더이상 안전할 수 없다는 의견이 불거지고 있는데 따른 대비책은.

△ 앞으로 심각한 현안문제로 대두될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협회차원의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올해안에 인터넷 요원과 외부정보를 신속히 입수가능하고 외국어에 능통한 인력을 확보하고 전담기구를 신설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협회장으로서의 명예를 걸고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다면.

△우유산업 종사자들이 갖는 공통적인 최대 관심사는 원유수급 문제이다. 그동안 여러 연구기관과 학계에서 나름대로의 수급예측모델 개발로 방향을 제시한 바 있지만 그 정확도에 있어서 신뢰성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보다 정확한 수급예측안이 제시될 수 있도록 금년부터 연구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식품음료신문에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

△협회가 과도기적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발전을 위해서라도 협회와 공조체제를 갖고 파이오니아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해줬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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