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풀무원 ‘Non-GMO 선언’ 배경과 의미
[데스크칼럼]풀무원 ‘Non-GMO 선언’ 배경과 의미
  • 김현옥
  • 승인 2008.07.17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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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넘어 ‘소비자 정서’까지 고려
전체 매출 1% 상당 추가비용 발생
생산성 향상 등 비용 절감으로 흡수
이번 풀무원의 ‘전 제품 Non-GMO’ 선언은 최근 식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안전’에 ‘안심’을 넘어 ‘건강’에 대한 비중을 크게 두고, 영양은 물론 정서적 가치까지 고려한 행복추구권을 지향하고 있는데 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전분당협회가 전분당 원료인 옥수수를 GM작물로 변경한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GMO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증폭되고, 원료식품의 Non-GMO 사용요구가 더욱 강해지는 추세 속에서, 풀무원은 원료에 기반(Origin Base)을 둔 EU의 GMO 표시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식품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겠다는 의지이다.

지금까지 국내의 GMO 표시제도는 최종 완제품에서 GM성분이 검출되는 경우에만 적용하는 디텍션 베이스(Detection Base)에 기초를 두고 있으나, 풀무원은 이보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보다 철저한 Non-GMO 실현을 선포했다는 의미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2000년 8월부터 두부와 콩나물의 원료 콩에 Non-GM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 풀무원은 이를 준수하기 위해 연간 4억원의 검사비용을 투입해 원료 콩뿐만 아니라 가공제품에 대해서도 주기적인 정성 및 정량검사를 통해 이를 지켜왔으며,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옥배유와 전분, 전분당(과당 포도당 저당 물엿 등)에도 Non-GMO 원칙을 적용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6월부터 전분당협회가 GM옥수수를 원료로 한 전분당을 공급하면서 Non-GM원료 확보에 부담이 있지만, Non-GM 원칙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 선언의 핵심은 지금까지 Non-GMO 원칙에서 벗어나 있었던 콩기름(대두유)도 Non-GM원료로만 짠 것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유지 3사가 공급하는 대두유는 대부분 GM콩을 원료로 한 것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나, 풀무원은 단기적으로 Non-GM 콩기름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 미강유등 GMO 이슈에서 벗어나 있는 대체유를 사용하고, 장기적으로는 Non-GM콩기름을 수입하거나 위탁생산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풀무원은 국내 최초로 자사 전 제품에 100% Non-GMO를 적용하게 됐다고 강조한다.

다만, 재고의 소진과 새로운 원료의 추적 및 대체 등을 위해서는 일정기간이 필요한 관계로 지금 당장 완벽하게 시행하기 어렵지만, 오는 10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이번 Non-GM 선언을 계기로 고과당과 포도당을 사용하는 면류 장류 소스류 절임류 등에서 1억4600만원, 옥수수기름과 미강유 등을 사용하는 조미김류와 면류 부문에서 3억4600억원, 콩기름과 미강유를 사용하는 유부류, 드레싱류에서 17억2500만원 등 연간 총 23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식품 매출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와 관련, 풀무원 식문화연구원장 여익현 부사장은 “현행 국내 표시법상 Non-GM 원료일 경우 GMO 표시대상에서는 면제되나 그렇다고 ‘Non-GMO’라는 강조표시는 할 수 없는 입장”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강한 요구와 알권리를 확대를 위해 과감히 시행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GMO의 안전성 및 위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 또한 중요한 정서적 가치로서, 앞으로 GMO의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경우 기업의 입장은 얼마든지 진화할 수 있다”며 이후의 변화에 따라 GMO 사용의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번 Non-GMO 선언의 배경에 대해 설호정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는 “이슈는 고객들로부터 비롯됐다. NGO단체들의 ‘GMO 프리’선언의 요청을 받고, 종전에도 GMO를 쓴 적이 없고 앞으로도 쓸 계획이 없지만,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아 머뭇거려오던 중, 최근 홈페이지와 식품안전센터를 통해 한달에 10~20건의 GMO 안전성과 관련한 고객들의 질문과 항의가 끊이지 않으면서 책임 있는 제품 공급이란 부문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23억원의 원가인상 부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이효율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Non-GM원료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표시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고 토로한 뒤 “고객들의 요구를 적극적이고 선행적으로 실현한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1차적으로 생산성 수율 향상을 통해 최대한 흡수하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Non-GM원료 이외에도 하반기 세계 곡물가격과 유류가격 인상 등으로 인한 포장재 가격 앙등이 예상되는 만큼 원부자재가격 변동 및 시장 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Non-GM원료 확보문제와 관련, SCM본부장인 김경남 부사장은 “기존 해외농장 확보 계획은 없으며, 기존 중국과 연해주, 미국 등지의 해외 농업 육성차원에서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한 원료 조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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