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통하는 규제 정책 신선한 충격
[기자수첩]소통하는 규제 정책 신선한 충격
  • 이은정
  • 승인 2009.01.1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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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지난 16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식품분야 CEO 조찬 간담회’에서 진풍경이 벌어졌다. 참석자들 모두가 식품의약품안전청 로고가 인쇄된 명찰을 달고 있었던 것. 주최측이 식품공업협회로 알려진 상황이라 취재진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사연인즉슨 이 조찬회는 식약청이 주최했기 때문에 명찰에 식약청 로고가 인쇄된 것이 당연했지만 이같은 사실은 윤여표 식약청장이 다음과 같은 멘트를 하기전엔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을 더했다.

윤청장은 "공문은 식품공업협회에서 보냈지만 사실 오늘 자리는 식약청이 마련한 것" 이라며 "식약청이 먼저 업계 CEO들을 초청해 밥을 사는 것은 설립이례 최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올해부터 업계와 함께 동참하고 소통하는 규제정책을 펴겠다는 식약청의 기업 활력 정책 기조가 확연히 드러났다.

윤 청장은 시종일관 식품업계를 '정책 고객'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즉 군림하는 식약청이 아닌 업계를 모시는 식약청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식약청이 발표한 규제 활력 방안을 보면 기업과의 대화채널을 마련해 애로사항을 듣고 식품원료로 허용된 품목을 좀 더 늘려 다양한 식품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업계 실정을 상당히 고려한 느낌이다.

고열량 저영양 식품 기준 등 첨예한 이슈에 대한 업계 CEO들의 질문이 화살과 같이 쇄도했지만 청장뿐만 아니라 담당 국장들까지 나서 친절히 답하며 예정된 1시간의 일정을 훌쩍 넘겼다.

식약청의 변화된 모습에 식품업계 CEO들은 관심과 환영의 표정을 지었다. 윤여표 청장과 식약청 식구들이 단상에 나와 '겸허히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인사할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해 불거졌던 식품사고로 올 한해는 그 어느때보다 안전 정책이 강화되지만 식약청이 업계와 협력해 불필요한 절차를 줄여나간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매끄러운 행정을 기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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