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약과 식품영양의 함수
[기고]농약과 식품영양의 함수
  • 김현옥
  • 승인 2009.06.0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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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무기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산물안전성 부장

우리는 영양소가 풍부한 농산물이나 무농약 채소 과일과 같이 몸에 좋은 장수식품에 대한 수많은 정보의 홍수에 파묻혀있다. ‘비타민’이라는 모 방송국 프로그램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어떠한 식품이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면서 농약이 없는 무공해·장수식품일까? 여러 가지 단편적인 정보가 난무하지만 여기에 농약과 식품영양에 관한 아이러니컬(?)한 함수 관계를 풀어보고자 한다.

◇ 무와 당근

무는 당근에 비해 수분이 훨씬 높아 약 95%가 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당근에는 대표적인 지용성 물질인 비타민 A 등 각종 비타민류와 미네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무와 당근을 동일한 땅에서 같은 양의 농약을 사용하더라도 무에는 농약이 거의 흡수되지 않지만, 당근에는 꽤 흡수되는 경향이 있다. 보통 농약이 지용성이라 무보다 당근이 잘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무는 농약잔류가 거의 되지 않는 무공해 채소인데도 아침마다 무주스를 배달하지 않고 당근주스를 배달하는 이유는 바로 당근의 영양학적인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농약이 백미보다는 현미에, 과일의 속살보다는 껍질부위에 많이 분포하는 이유는 이들 부위에 지용성 성분이 많아서 지용성 농약이 잘 녹아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미보다는 현미, 사과 속살보다는 깨끗이 닦은 통째로의 사과를 섭취하도록 권장하는 이유는 백년장수에 무공해보다 식품영양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당근주스에 투자하는 돈과 영양성분과는 정(正)의 일차함수 관계이다.

◇ 포도와 포도 통조림

이육사님의 유명한 ‘청포도’라는 시를 생각나게 하는 계절이 다가오면서 농산물 중 농약에 대한 두려움이 증폭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농약의 또 다른 특징은 비타민 등 영양성분과 마찬가지로 열을 가하면 파괴되거나 분해·소실되어 증발된다. 여러 가지 연구결과 포도에 잔류된 농약이라도 포도 통조림을 만들 때 포도를 세척, 착즙, 가열, 탈기(脫氣), 밀봉 과정을 거치면서 농약의 대부분은 없어지는 반면에 많은 영양분도 함께 사라진다. 그래서 포도의 농약을 없애기 위해 통조림을 제조하는 돈과 영양성분과의 상관관계는 부(負)의 일차함수 관계이다.

농약과 식품영양과의 관계는 고급 인수분해를 풀듯이 어려운 고등수학인 것 같으나 수많은 정보 중 올바른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초등학생도 풀 수 있는 단순한 일차함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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