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장류 시장의 장래
[특별기고]장류 시장의 장래
  • 김현옥
  • 승인 2010.11.11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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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 잼·치즈·소스 등으로 다양화
세계인 즐기는 식품으로 발전해야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신동화식품연구소장)
우리 음식문화에서 장류를 빼놓고는 맛을 논하기 어려울 것이다. 삼국시대 이전에 이미 우리 식생활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한 유구한 역사뿐만 아니라 영양적 측면과 함께 근래 들어 다양한 기능성들이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장류라 하면 지금까지 잘 알려진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등은 일부이고 쌈장, 담북장, 청장, 즙장, 청태장, 초장, 동국장 등등 그 수를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종류가 구전되고 있는데 자세한 제조방법이 없어 이름만이 남은 것도 꽤 있다.

장류의 기본 재료는 콩이고, 콩과 우리 민족이 인연을 맺은 것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콩의 발상지인 만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용방법이 개발됐고 특히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기법이 도입되면서 우리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조미원, 밑반찬 또한 별미식으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지금도 한식에서는 장류를 빼고 나면 그 특징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맛을 차별화하는 기본 바탕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장류의 현실을 보면 이제 오랜 역사에 묻혀있는 우리 보물을 조금 더 갈고 닦아서 세계인이 즐기는 식품으로 만들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여겨진다.

장류 산업의 국내 규모는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시장까지 합하면 약 1조원으로, 상품화 된 비율은 70 내외이며 시장 규모는 7000~8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국내 2~3개 큰 제조업체가 70~80%의 시장 지분을 차지하고 있어 나머지 시장을 수백에 이르는 중소기업이 조금씩의 몫을 나눠 갖고 피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품화 된 대부분은 개량식 장류로 전통장류는 대단히 협소한 시장을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간장 미국서 1조 규모

콩은 어느 곡물보다도 우수한 영양학적 가치를 갖고 있는데 특히 건물량으로 40%에 이르는 단백질, 20%에 달하는 유지 등은 어느 곡물, 어느 육류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영양의 보고이다. 특히 단백질이나 유지의 구성도 우수하여 그 자체로도 거의 균형 잡힌 식품이 될 정도이다.

콩을 이용하는 방법은 아마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선진국이라고 자부 할 수 있을 것이다. 콩 자체를 이용하는 콩가루, 콩강정, 콩 튀각, 콩국 등과 함께 싹을 틔워 새로운 채소를 만드는 콩나물, 발효시켜 완전히 새로운 것과 향을 만든 장류들, 그 어느 것 하나 새로운 음식의 장을 열지 않은 것이 없다. 이제 전통적으로 만들어 먹어왔던 각종 가공 식품에 더해서 새로운 콩 이용 제품을 선보일 때가 됐다.

우선 발효 제품인 장류의 경우 조미원을 넘어 일상식으로 진입이 가능한 제품들이 선보여야 한다. 예를 들면 발효기법을 이용한 독특한 쨈이나 치즈 형태의 제품은 동서양을 넘다들며 식탁에서 사랑 받을 수 있을 것이며 특히 과다한 동물성 단백질이나 지방에 피해 의식이 있는 서양인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다. 이들 제품은 콩 단백질이나 유지 성분을 변형시키는 기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며 이 기술의 바탕에는 새로운 미생물의 힘을 빌어야 할 것이다.

또한 콩을 이용한 발효 음료는 체계적으로 연구해 신제품을 구상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 물론 콩 단백질이나 함유된 유지가 음료의 베이스로 이용하는데는 약간의 장애가 되겠으나 적절한 미생물을 활용한 가공 기법과 다른 원료와의 조합에 의해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소스의 개발, 보급도 검토해야한다. 세계 소스시장은 조미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유통제품의 대부분이 서양 음식에 맞는 것으로, 새로운 형태의 소스는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 동양 특히 우리 장류 발효제품을 응용한 소스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데 적격이라 생각한다.

장류 종주국 분발할 때

장류의 본고장은 백제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이고, 우리 선조들의 기술을 전수받아 장류 제품을 세계화한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특정 회사의 간장, 된장이 세계의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에서만 간장으로 1조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분발해야 할 충분한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식 콩 발효 제품의 형태를 벗어나 장류, 특히 콩 발효 제품의 종주국답게 새로운 제품들을 선보여 제 2의 콩 발효제품, 즉 장류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인의 구미에 어울리는 신제품 생산과 각 민족의 식탁에 어울리는 특화된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우리 전통 장류는 기본적으로 메주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제 메주도 선발된 우수한 미생물을 이용해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욱이 근래 불거지고 있는 몇 가지 유해 미생물이나 독성물질 생성 가능성 등은 이제 과학을 바탕으로 한 충분한 관리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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