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발효…식품시장 지각변동 예고
한-EU FTA 발효…식품시장 지각변동 예고
  • 최승근
  • 승인 2011.06.30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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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장벽 단계적 철폐
라면 과즙 인삼음료 게맛살 버섯 등 수출 혜택
수입 맥주·삼겹살·치즈 등 국내산과 본격 경쟁
7월 1일,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가진 EU와의 관세 장벽이 사라지면서 유럽산 제품의 가격이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업계에도 큰 영향이 미칠것으로 보인다.

최근 빠르게 퍼지고 있는 한류열풍에 힘입어 유럽지역의 식품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은 반면 국내시장에서는 와인, 치즈, 삼겹살 등 유럽산 식품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격경쟁력에 대한 압박이 예상된다.

최근 한국무역협회는 ‘한·EU FTA로 이런 품목이 뜬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지역에 국내 식품 수출 시 그동안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FTA가 발효되면 기대 이익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라면, 게맛살, 어육, 일부 음료 등의 식품 가공품과 냉동 어류, 버섯류 등을 수출 유망품목으로 선정했다.

가공식품 중 대표적인 수출 품목으로 꼽히는 라면은 그동안 6.4%의 관세와 순중량 100㎏당 24.6유로의 세금이 부과됐지만 7월 1일부터는 관세가 철폐된다. 또 현재 20%에 이르는 참치, 황새치 등 냉동 어류의 관세도 즉시 철폐된다.

이외에도 9.6%의 관세를 적용받는 과즙 및 인삼음료와 게맛살 등 수산가공품(20%)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09년 기준 GDP 16조 달러, 수입 규모 4조 달러로 미국(GDP 14조 달러, 수입 1조 달러)을 앞지르는 세계 최대 경제권이자 최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EU 수입시장 점유율은 ’10년 현재 1.0%에 그치고 있다. 이는 중국(7.1%), 일본(1.6%) 보다도 낮고 우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인 3%대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한·EU FTA 발효가 EU 시장 점유율 확대에 커다란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 FTA통상실 명진호 연구원은 “기업들이 각 지역별 한·EU FTA 수출 수혜 품목을 적극 활용하고, 현지 바이어들을 상대로 한 적극적 홍보 마케팅과 유통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EU는 단일 시장이지만 특성이 다른 27개국이 모인 시장이기도 해 시장에 접근할 때 국별로 세밀한 접근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EU FTA가 발효되면 국내시장에서 식품 가격 경쟁력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U산 와인은 FTA로 관세가 철폐됨과 동시에 이미 관세가 없는 칠레산 와인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가격인하가 예상되며 와인, 커피생두, 원당 등 610개 주요 농산물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위스키, 초콜렛, 삼겹살, 맥주 등도 앞으로 2년에서 10년 사이에 관세가 없어져 국내 식품업계와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와인, 위스키 등 주류제품의 가격 인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와인의 경우 현행 15%인 관세가 즉시 철폐되면 주세·교육세·개별소비세·부가세 등을 포함한 총 세율 인하효과는 21.9%에 달해 리터당 2554원의 가격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이미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는 기존 가격에 10% 내외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를 준비하고 있으며 와인 수입업체들도 1일을 기점으로 가격인하에 나선다.

아울러 스카치위스키는 현재 관세 20%가 첫해부터 5%씩 3년에 걸쳐 없어진다.

이와 함께 가격의 25%에 이르는 관세가 사라지는 냉동 삼겹살의 가격도 내려간다. 발효 즉시 관세를 2% 내리고 매년 2.5%씩 10년 간 감축된다. 이에 따라 현재 ㎏당 7200원인 프랑스산 삼겹살의 가격이 10년 뒤 4000원대로 낮아진다.

치즈는 36%의 관세가 15년 내에 연간 2~3% 수준으로 줄어들며 네덜란드산 체다치즈는 10년 이내 관세가 철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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