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분유’ 가격비교 신중해야
‘프리미엄 분유’ 가격비교 신중해야
  • 김현옥
  • 승인 2011.10.21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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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공 업계 “시장 위축 후폭풍 재연될라” 고심
수출시장서 인정받는 품질 단순비교는 위험
모유와의 근접성·영양 우수성 종합 고려해야
프리미엄 분유제품의 가격을 문제 삼고 있는 소비자단체의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지난달 '유기농우유' 후폭풍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유가공업계가 노심초사 잔뜩 긴장해 있다.

그러면서도 관련 업체들은 전 세계의 다양한 제품이 국내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데도 국산 분유제품에 대해, 그것도 일부 성분만 단순 비교하는 것은 업계나 소비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

유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일반제품보다 더 많은 인적 물적 투자가 필요하며, 이렇게 개발된 제품은 이미 세계시장에 당당히 수출함으로써 그 품질 및 기술을 인정받고 있는데도 단순한 표면적으로 드러난 일부 성분의 함량만을 비교하는 것은 그 가치를 크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항변하고 있다.

업계는 분유제품의 품질을 정확히 비교하기 위해서는 모유와의 근접성, 세부적인 조성 및 기능성분, 원료의 품질 및 우수성, 안전성, 영유아에게 미칠 수 있는 영양학적 내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전 세계의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국내시장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국내 분유제품만, 그것도 국내 법규에 적합한 제품을 5가지 성분에 국한해 단순 비교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국산분유에 대한 역차별로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왜곡된 발표로 인해 소비자, 특히 산모들의 불안을 야기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수입 분유의 경우 국산분유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표시된 영양성분은 30종 수준으로 국산분유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입 분유에 표시된 영양성분은 엔파밀과 시밀락의 경우 31종, 네슬레 39종인데 반해 매일유업 앱솔루트와 맘마는 각각 63종, 54종이며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 55종, 슈퍼프리미엄 70종, 남양유업의 아엠마더 74종, 임페리얼 66종, 수 49종이며, 파스퇴르유럽의 워드맘과 그랑노블도 각각 70종, 56종에 달한다.

이에 대해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윤여창 교수는 “국내외 대부분의 분유는 모유의 영양성분을 기준으로 설계하며 한국인영양섭취 기준과 세계식품규격위원회의 코덱스 권장량이 있기 때문에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칼슘 비타민E 등의 필수영양소 함량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성분에 따라 상하한치를 규정하는 것도 있어 해당성분의 많고 적음에 따라 제품의 품이나 우수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윤 교수는 또 “동일한 영양 성분의 제품이라 하더라도 원료의 출처와 영양학적, 미생물학적 품질, 원산지, 등급, 순도, 흡수율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나므로 품질 비교 시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조제분유는 5대 영양소보다 조단백이나 조지방 등 각성분의 세부 조정과 기능성을 가진 미량성분의 중요성이 인정돼야 함에도 이번 발표에서는 각 제조사의 노하우에 따라 차별성을 갖는 이러한 사항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한국유가공협회 김시환 전무는 “지난 달 프리미엄 유기농우유에 대한 성분 및 가격 발표 이후 일부 소비자들은 관련기업에 대해 악의적인 표현으로 폄하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유시장의 0.97%에 불과하던 프리미엄 유기농우유 시장이 그나마 절반이하로 뚝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의 입장에서는 연구개발 노하우와 영업상 기밀 등 보호 받아야 할 부분이 있으므로 소비자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해 기업이 불이익 당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조사결과가 언론에 보도될 경우 국내 유가공업계의 심각한 피해는 물론이려니와 수출 중단에 따른 국가 경제적 손실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재검토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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