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산 갯벌 천일염의 발전방향
[기고]한국산 갯벌 천일염의 발전방향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1.10.2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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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목포대 식품공학과 교수

한국산 갯벌 천일염은 세계 5대 갯벌중의 하나에서 생산되는 천연 해수염(natural sea salt)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프랑스 게랑드산 천일염과 견줄 만한 품질과 맛을 지니고 있어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적 한식 명품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천연 자원이다.

그러나 우수한 세계적 품질의 한국산 갯벌 천일염에 대한 국내 자체의 평가는 상당기간 저평가되어, 2008년 3월 이전에는 광물로 분류되어 왔으며, 2008년 3월부터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으로 인정된 실정이다.

국내 천일염 생산량은 2009년도 기준으로 377,480톤(2010년도 생산량은 기후 조건 등으로 약 222,448톤)이었으며, 이중 326,770톤(87%)을 전남에서 생산하였고, 전남에서는 신안군이 234,420톤 (71.7%)을 생산하여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역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천일염이 식품으로 인정된 후, 국내산 천일염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도 및 구매력이 증가하여, 천일염 가격은 2007년 4,500-5,000원/30kg에서 2009년 7,600원 - 10,000원/30kg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10년 말부터 현재까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등의 대외적 요인과 생산량 감소라는 대내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천일염 가격이 급등하여 현재 15,000 - 18,000/30kg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대의 형성은 그 동안 저평가된 천일염의 천일염 가격으로 인하여 많은 고초를 겪었던 천일염 생산자에게는 매우 반가운 현상이지만, 천일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젓갈, 김치, 장류 산업 등에는 반대로 많은 부담을 가져다주었으며, 더 나아가 한국산 갯벌 천일염이 진정한 의미의 세계적인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생산 환경 개선 및 안전성 확보 그리고 유통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 등이 필수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그동안 정부, 지자체 그리고 천일염 생산자들은 한국산 갯벌 천일염의 친환경적 생산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한국산 갯벌 천일염의 세계화라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하여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정이다. 몇 가지 큰 이슈가 된 사항들을 중심으로 한국산 천일염의 안전성 측면을 살펴보면 첫 번째는 염전 결정지 개선 작업이다.

현재 천일염 생산 염전의 결정지 바닥재는 대부분이 PVC 장판을 사용하고 있으며, 2009년 2월 한국소비자원은 염전 결정지 장판으로부터 가소재 성분이 검출되었음을 발표하였고, 필자가 속한 목포대학교 천일염 및 염생식물 산업화 사업단에서는 국내 염전의 가소재 성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히하여 한국산 갯벌 천일염에 함유된 가소재 성분이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기준치에 비하여 상당히 낮은 값임을 밝힌바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오해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기존의 PVC 장판을 친환경 소재 장판으로 대체하는 보조사업이 진행 중이며, 많은 염전이 결정지 바닥재를 개선하고 있다.

두 번째는 2009년 11월에 시민환경연구소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에서 공동으로 조사 발표한 천일염에 함유된 석면에 관한 이슈였다. 천일염을 생산하기 위하여 농축된 바닷물을 저장하는 해주 창고 및 소금 저장 창고 지붕을 석면 슬레이트로 사용하여 천일염에 석면의 혼입에 관한 것으로 이 보도 이후 해주 및 소금 창고 개선 사업을 실시하여 현재 많은 염전이 석면 슬레이트를 철거하고 강판 또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하여 창고 지붕을 개선하고 있다.

세 번째는 가장 최근에 문제가 된 잔류 농약에 관한 이슈이다. 염전 주변에 농약을 뿌리는 이유는 염전 둑에 구멍을 내는 게의 서식을 막고, 염전 주변에서 자라는 퉁퉁마디, 나문재, 칠면초, 해홍나물 등의 염생식물을 제거할 목적으로 과거에 사용하는 생산자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거의 이러한 목적으로 염전에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천일염의 잔류농약 검사에서도 농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 소비자가 우려했던 사안들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소비자가 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천일염을 제조하기 위하여 많은 개선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한국산 갯벌 천일염의 중금속 함량을 필자가 속한 기관에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현재 법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소금품질검사에서 중금속이 문제가 된 경우는 한건도 없다. 따라서 한국산 갯벌 천일염의 안전성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한국산 천일염의 큰 특징은 제조방식과 맛에 있다. 한국산 천일염의 제조는 다단계 증발 방식을 사용하여 바닷물을 농축시킨 다음, 소금을 결정화하는 방식으로 작은 면적에서 효율적으로 소금을 생산하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특한 생산 방식이며, 여기에 살아있는 갯벌위에서 생산한다는 점이 다른 국가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이 따라올 수 없는 특징이며, 이러한 천일염을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나 장류제조에 사용할 경우 맛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하여 알려져 있다.

이처럼 안전성이 확보되었고, 맛 또한 우수한 한국산 천일염이 한발 더 나아가 세계적인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추진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 번째가 한국산 천일염의 표준화 및 등급화이다. 천일염은 생산하는 시기, 장소에 따라 성분과 맛이 다르다. 또한 한국 고유의 전통 발효식품에 사용해야 되는 천일염, 식탁에서 사용하는 천일염 그리고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천일염의 요구조건이 다르다. 따라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성분의 표준화 및 등급화는 개별 소비와 산업적 소비를 분리하여 각각의 소비층을 만족시키며 가격 안정화를 이루는 기초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두 번째는 유통시스템의 개선이다. 금년 봄부터 시작된 천일염 품귀 현상 및 가격 변동은 결국 천일염의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완충지대의 부재에 기인한 것이며,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단체나 조직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또한 현재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천일염 이력추적제 등을 유통시스템과 연동시키어 생산량과 출하량에 관한 정확한 통계를 확보하는 것도 천일염의 수급 안정화란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천일염의 생산 확대를 위한 노력이다. 천일염 생산량은 연간 30만톤 내외지만 식염에 대한 수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연간 80만톤을 상회하고 있다. 식염의 구성은 천일염, 제재염, 정제염 그리고 수입염으로 구성되는데 제재염과 정제염은 연간 생산량은 20만톤 이하임을 감안하면 30만톤 이상은 수입되어야 하며, 이중 일부가 국내산으로 둔갑하여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따라서 국내 소금 수급을 원활히 하며, 외국산이 국내산으로 둔갑하여 소비자가 받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현재의 천일염 생산량을 증대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 염전 개발 확대, 생산량 증대를 위한 연구개발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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