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aT ‘K-Food 기업지원단’ 현장상담 기동반 첫 출동
[르포]aT ‘K-Food 기업지원단’ 현장상담 기동반 첫 출동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2.07.09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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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리술 ‘주시락’ 막걸리 ‘성장통’ 원인 찾고 재도약 다짐

aT 김재수 사장 “원스톱 컨설팅서비스 활용 국제무대 누벼라”

5일 아침 9시 40분경 경기도 가평군 하면 대보리에 위치한 (주)우리술 신공장 앞마당엔 외부 손님들로 북적였다. 8시10분 양재동 aT센터를 출발한 K-Food 기업지원단 현장상담기동반 차량이 출동한 것.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조재선 전통주협회장(기술부문)과 강태희 BSR코리아 본부장(경영), 신광수 농식품저온물류연구회 이사(수출) 등 전문가들이 미니버스에서 내려 이 회사 구내식당에 마련된 회의장으로 이동한 후 얼마 되지 않아 김재수 aT사장을 비롯해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 최민성 가평군 부군수, 전원수 aT 서울경기지사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특히 막걸리 수출 6위 기업인 (주)우리술(대표 박성기)의 기업컨설팅을 위한 aT K-Food 기업지원단의 첫 번 째 현장방문이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회사가 단기간에 급성장하며 조직 및 인사관리 분야에서 성장통을 앓기 시작한데다 품질관리를 위한 기술과 수출 분야에서도 이제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판단한 박성기 사장이 aT 기업지원센터에 문제해결을 위한 컨설팅이 필요하다며 SOS를 보내 이뤄진 자리다.

△현장점검을 마친 컨설팅 전문가들이 총평하는 중에 열심히 메모하는 aT 김재수 사장(가운데)과 홍주식 기업지원센터장.

△박성기 우리술 대표(가운데)는 이번 상담회를 통해 도출된 문제점을 적극 개선해 세계전인 막걸리 업체로 거듭날 것을 표명했다.

현장을 직접 찾은 김재수 aT 사장은 “중소식품기업의 경우 경영의 규모를 키울 것인가,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비중을 둘 것인가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필요한 것이 기업 컨설팅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듯이 기업도 살아 움직이는 생물집단이므로 반드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비용문제로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며 “경영애로에 대한 상담에서부터 진단, 처방, 사후관리 등 종합적으로 체계화한 ‘기업종합진단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소식품외식기업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aT의 K-Food 기업지원단을 적극 활용해 기업발전을 도모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1994년 4월 농주주식회사로 출발해 2000년 운악산술도가에 이어 2003년 10월 지금의 (주)우리술로 재탄생한 이 회사는 일본 미국 등 14개국에 '쥬시락'('막걸리로 즐거운시간'이란 뜻) 브랜드의 막걸리를 수출하며 총 매출(2011년 77억원)의 40%(382만8000달러)를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업계 최초 ISO 22000 인증, 국세청 주관 대한민국 주류품평회 입상(탁주/약주부문), 벤처기업 및 유망중소기업 선정, 경기도 중소기업 대상 수상, 100만불 수출탑 수상, 가평잣생막걸리 외 5종에 대한 술 품질 인증 획득, ‘톡쏘는 막걸리’ 우리술 품평회 살균탁주부문 우수상 외에도 지난 3월 농식품수출부문 국무총리 표창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매년 두 배의 수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도 그 여세를 몰아 작년보다 2배 많은 700만 달러 달성을 노리고 있다.

△강태희 본부장(가운데 말하는 이)은 우리술에 대한 총평을 하면서 생산인력의 관리·교육·조직 및 시스템체계의 부족, 지나치게 높은 부채율, 낮은 연구개발비와 직원 복리수행비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막걸리 가공용 ’안다벼‘와 ’대안벼’ 등을 경기도 및 가평군과 계약 재배해 100% 국산쌀과 유명 생수업체 3곳이 몰려있을 정도로 물 좋기로 소문난 가평의 지하 250m 천연암반수로 술을 빚어 365일 맛과 영양이 변하지 않도록 저온순간살균법을 도입하고 있는 우리술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듯 보인다.

그러나 운영자금 확보 등 경영상 문제뿐 아니라 잣막걸리 부유물질, 생막걸리 주질안정화 등 기술분야 외에도 수출분야에 있어 신규시장 개척, 중국 생막걸리 통관 문제 등 해결해야할 사안이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박성기 사장은 토로한다. 그는 "회사의 치부를 감추지않고 그대로 드러내는만큼 정확히 진단해서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싸울 수 있는 건강한 체질로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조재선 교수(맨 오른쪽)가 증미기를 통해 찐밥을 식히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기술적 문제들을 짚어주고 있다.

△발효실에서 박성기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발효 중인 막거리를 젓고 있는 김재수 aT 사장.

막걸리 수출 작년 이어 올해도 물량 2배 늘려
단기간 고성장 조직·품질 향상 등 과제 부상 

현장기동반은 우선 생산시설부터 둘러봤다. 4300㎡ 규모의 대지에 일일 최대 막걸리 생산량 10만 리터로 연간 3만톤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육송 전통제국기와 자동제국기 및 증미기, 발효실, 전살균지. 충진기, 용기투입 컨베이어, 용기 세척기, 주입기, 라벨부착기 및 컨베이어, 로봇 적재기 등 최신 시설과 일정한 온습도가 유지되는 하적창고 등은 비전문가의 눈에 흠잡을 데 없다.

△우리술 캔막걸리 생산 및 포장라인. 우리술의 캔막걸리 대부분은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기술컨설팅을 실시한 신동화(맨 오른쪽), 조재선(맨 왼쪽)교수는 국산 막걸리만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종국과 효모의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시설을 둘러보고 경영상태를 문진한 전문가들은 할 말이 많았다. 먼저, 경영분야를 진단한 강태희 본부장은 생산인력에 대한 관리·교육·조직 및 시스템 체계의 부족과 재무부분에서 부채비율이 매출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낮은 자금 회전율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매출액에 비해 낮은 연구개발비와 직원 복리후생비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특히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은 일본 수출은 외환위기, 환율위기 등이 발생할 경우 리스크가 매우 클 것이라며, 이를 위한 대책방안으로 자금의 효율적 활용 및 생산인력에 대한 교육 등을 권고했다.

수출 분야에서는 중국 시장개척 및 통관문제, 라벨규정 문제 등에 대한 조언이 이어졌다. 신광수 위원은 “대중국 수출 신규시장 개척 지원 요청을 검토한 결과, 주수출국인 일본은 생막걸리가 건강식품으로 분류돼 수출이 용이하지만 중국은 발효식품 등에 대해 엄격하게 규정하기 때문에 어렵다. 특히 15종의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품의 다양성보다는 단순화하면서도 전문화를 이뤄 현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생막걸리보다는 통관이 상대적으로 쉬운 살균 막걸리로 진출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충고했다.

△신동화 교수(오른쪽)가 공장 상황을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우리술 관계자에게 결로현상과 폐수처리 문제등을 설명하고 있다.

△경영전문가 강태희 본부장(가운데)과 수출전문가 신광수 위원(오른쪽)이 우리술 김석규 부사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신 위원은 또 “중국 수출 시 반드시 필요한 라벨규정 역시 매우 까다롭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은 용기라벨에 적힌 외국어가 자국어인 한자보다 크면 안된다. 라벨 규정에 대해 정확히 숙지한 후 수출망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수출이 어렵다면 외국관광객이 많이 찾는 남이섬을 지척에 두고 있는 이점을 살려 우리술막걸리 전시판매장 등을 마련,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술분야 컨설팅을 맡은 신동화 교수는 “앞으로 전통술이나 전통식품 등은 기술집약적으로 가지 않으면 경쟁력을 상실한다”고 전제한 뒤 "미생물 관리의 문제점은 연구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막걸리 제조에 사용되는 종균(일본산 '아스퍼질러스 가와치')이나 빵효모 등은 우리 막걸리에 대한 정체성을 잃게한다"며 "우리 술에 맞는 종균과 효모를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연구개발비를 늘려야 한다. 대학·연구기관 등과의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연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수출·기술·재무 전문가 족집게 지적·대안 제시
박성기 대표 “문제 알았으니 절반은 성공”…만족 

위생안전 관리에 대한 부분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신 교수는 “현 시대는 위생 안전에 문제가 발생되는 회사는 그 즉시로 문을 닫게 되므로 신경을 써야 한다. 발효실 탱크 위 천장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노출됐다. 결로는 미생물 덩어리와 마찬가지이므로 냉각 파이프를 신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공장에서 폐수처리가 잘 안되고 있는데, 이는 배수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폐수가 썩어서 냄새가 올라오고 있는 점도 신속히 개선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역시 기술분야 컨설팅을 담당한 조재선 교수는 “설립단계에 있어 기본적인 부분이 갖춰져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제조 원료에서부터 제품까지 매뉴얼을 갖춰야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박성기 대표는 “이번 상담회를 통해 정확한 문제점을 알았으니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면서 “앞으로 우리술은 컨설팅 결과 도출된 수출다변화와 남이섬 관광 연계, 효모 및 누룩 개발에 노력할 것이며, 기업지원단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화답했다.

aT ‘K-Food 기업지원단’은 이번에 도출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심층컨설팅에 들어가 보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주)우리술이 조만간 일본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을 무대로 종횡무진 날아다닐 날이 머지 않았음을 예고하고 있다.

△‘주시락(酒時樂:즐거운 직장, 즐거운 제품, 즐거운 고객)’ 정신으로 일일 최대생산량 10만 리터, 연간 3만톤의 막걸리를 생산하는 (주)우리술 공장 전경

△김재수 aT사장(맨 왼쪽)은 (주)우리술의 막걸리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용기디자인을 보다 세련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장상담회를 마친 후 김재수 사장을 비롯한 현장상담기동반과 우리술 관계자들이 모두의 발전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막걸리 수출 확대로 세계화 박차 
중국 등 신시장 개척 2017년 2억 7천만 불 목표

우리나라 전통술인 막걸리가 한식세계화 및 K-pop열풍에 힘입어 세계시장으로 쭉쭉 뻗어나가고 있다. 막걸리 수출은 2009년 국내 막걸리 붐을 기점으로 매년 큰 폭 신장세를 기록하며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173.2% 증가한 52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6850만 달러어치를 해외시장에 내다팔고, 2015년엔 1억7000만 달러, 2017년엔 27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해놓았다. 최대 수출국인 일본(91.8%)에서 대형 주류업체의 마케팅 및 유통망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중화권에서의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에서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한식당, 이자카야 등 업소용 소비가 많으나 가정용 캔막걸리 출시로 대형 유통매장, CVS 등으로 유통채널이 다변화되고 있으며 탄산·과실·검은콩·생막걸리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며 소비 계층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막거리 수출 현황

미국은 전통적으로 복분자주(기타과실발효주) 수출이 많았으나 2010년 이후 교민시장을 중심으로 막걸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운송 및 보관 문제로 대부분 살균막걸리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막걸리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생막걸리에 대한 별도 위생기준이 없어 아직 수출이 어렵지만 기존 백주 중심의 고도주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저도주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지리적으로 인접해 향후 수출 확대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부는 막걸리 수출의 핵심과제로 △중국 생막걸리 통관문제(위생검역기준) 해결 △생막걸리 유통기한 확대 및 품질 위생제고를 위한 R&D 지원 △중화권, 동남아 등 신규시장 막걸리 인지도 및 소비문화 확산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와 식약청, aT는 올 하반기 중 대중국 생막걸리 기준설정을 요청하고 내년엔 한국식품연구원의 미생물 제어기술 개발을 지원해 생막걸리내 발효미생물 신품종 및 미생물 활성 제어기술 개발을 통한 품질향상 및 유통기한 연장을 유도하는 한편 aT와 막걸리수출협의회 공동으로 중화권과 동남아 등 신규시장 막걸리 인지도 및 소비문화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김현옥 기자 hykim996@think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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