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99)]물과 돼지고기에 많은 여시니아 식중독균
[하상도 칼럼(99)]물과 돼지고기에 많은 여시니아 식중독균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2.09.2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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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하 저온·진공 포장 상태서 증식

온도 낮은 가을 겨울 냉장식품 주의를

△하상도 교수
예전에 서울 근교 유명산 약수터의 약수에서 고열, 복통, 신장질환을 유발하는 전염병균인 여시니아균이 다량 검출돼 충격을 준 사건이 있었다. 이 균은 주로 일본의 산악지방이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등지에서 60∼70년대에 대량 발생해 사회적으로 문제시 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발견됐다.

인제의대 부설 상계백병원에서 이 병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인근 약수터 물을 마시고 고열 등의 증세를 일으킨 사실에 근거해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등 저지대 약수터의 약수를 검사한 결과로 밝혀졌다. 이 균은 야생들쥐, 족제비, 두더지, 가축 등의 배설물이 오염된 물을 통해 감염된다.

Schleifstein이 1939년 사람에게 급성위장염을 일으키는 균을 분리해 Bacterium enterocoliticum이라 명명한 후 Pasteurella enterocolitica 등 여러 이름으로 불러지다가 1964년 현재의 이름인 Yersinia enterocolitica로 명명됐다.

Y. enterocolitica는 장내세균과에 속하는 균으로 5℃ 이하의 온도와 진공포장 상태에서도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위생상 중요하다. 이 균은 포자를 형성하지 않으며, 다른 장 관계 병원균에 비해 발육온도가 낮다. 최적 생육온도 25∼30℃이지만 44℃까지 생육할 수 있고, 0∼5℃의 냉장 조건에서도 발육이 가능한 저온세균이라 냉장식품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저온증식성 특징 때문에 다른 장내 병원성세균과는 달리 가을과 겨울철에 가장 많이 검출된다.

증상은 주로 어린아이 및 노약자에게서 발생하는 기회감염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잠복기는 6∼24시간으로 복통, 발열, 설사, 두통, 구토 등을 동반하는 급성 위장질환과 패혈증을 일으킨다. 2차 면역질환으로 피부의 결절성 홍반, 다발성 관절염 등과 같은 여시니아증(Yersiniosis)을 유발하고 그 밖에 충수염, 장간막 임파절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원인 식품 물 식육 닭고기 등 다양
6~24시간 잠복 후 발열 두통 구토
75℃서 3분 이상 조리하면 안전


Y. enterocolitica는 감염되어 증상이 있는 동안 균을 배출하며, 치료하지 않을 때는 보균자가 되어 2∼3개월간 균을 배출한다. 1970년대 캐나다에서 2건, 일본에서 5건, 1976년 미국 뉴욕에서 217명의 학생이 감염된 바 있고, 1989년 미국의 한 시설에서 유아 14명이 감염됐다. 같은 해 소련에서는 이 균에 오염된 오렌지와 귤 섭취로 187건의 식중독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품 섭취와 관련된 직접 감염사례는 아직까지 보고가 없으나 돈육, 우육, 닭고기, 냉동식품, 먹는샘물 등에서 검출된 바 있다.

Y. enterocolitica는 주로 사람과 동물의 분변에서 분리되는데 보균동물과의 접촉에 의해 직접 감염된다. 원인식품은 원유(raw milk), 저온살균우유, 식육, 돈육, 닭고기, 온천수, 물 등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으며 돼지고기가 주오염원이기 때문에 도살처리과정 중 철저한 위생관리가 요구된다.

여시니아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장기간에 걸친 저온보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열에 약하므로 돼지고기를 포함한 식품 조리 시 75℃에서 3분 이상 충분히 조리해야 한다. 식품처리 종사자들의 개인위생에 유의해 균의 교차오염을 막도록 한다. 물의 오염 또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수원지의 동물과 사람 분변 유입을 방지하고, 상수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세척수와 음용수는 ‘먹는물관리법’에서 정한 음용수 수질기준에 적합한 물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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