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식품의약품안전처 승격에 즈음하여
[기고]식품의약품안전처 승격에 즈음하여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3.01.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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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식품연구소장(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소장
새로운 정부조직(안)이 발표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이며 식품산업에서 관심이 가는 분야는 식품안전관리를 총괄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격이 될 것이다.

노무현 정권에서 식품안전처 신설 공약이 있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성사되지 못했고 이번 취임할 새로운 정권에서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인식, 관리방법을 달리하려는 의도에 공감은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승격의 발단은 당선인의 불량식품근절이라는 의지의 소산으로, 국민이 불안해하는 4대 요인 중 하나를 관리하겠다는 강한 국정운영의 뜻이 담겨 있다고 본다.

진흥·관리 양면 고려해야

새롭게 위상을 달리하는 식품안전처의 업무를 시작함에 즈음하여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던 몇 가지 사항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식품안전관리는 농축수산물 원료로부터 가공, 유통, 소비까지 연계되는 종합 관리가 필요하다. 식품의 원료 생산에는 새롭게 시작하는 농림축산부와 해양수산부가 직접 관계되므로 이들 원료생산부서와 밀접한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금까지 원할하지 못했던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 식품안전관리의 큰 목적에 부합되도록 운영돼야 할 것이다. 나아가 그 외 식품안전관리 관련 부처와의 협력관계로 폭넓게 검토돼야 한다.

둘째, 식품 및 외식산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관리보다는 진흥과 관리라는 양면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안전관리는 사후 규제나 처벌보다 사전예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산업에서 위생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지도하고 점검하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

셋째, 모든 식품안전관리는 과학에 기반해 결정을 내려야한다. 원료의 여건, 가공방법, 많은 종업원 등 너무나 많은 요인이 관계되므로 이 지구상에는 아직까지는 절대 안전한 식품은 존재하기 어렵다. 따라서 안전의 기준을 마련하되, 기준 설정의 바탕은 과학적 근거를 최우선해야한다. 과학적 기준이 잘못 적용될 때 소비자, 생산자 모두에게 혼란을 주고 대외적으로 국가의 신뢰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예를 우리는 수 없이 경험했다.

넷째, 민간이나 기업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업무를 이제 과감히 이양해야 한다. 한정된 인원과 예산으로 50~60만에 이르는 식품업체 안전관리 대상을 모두 관장할 수는 없다. 이물관리, 소금 덜먹기 운동 등등을 과감히 기업체 스스로, 혹은 관련 단체에 위임하고 위임 맡은 기관을 지도 감독하는 것이 효율성, 지속성을 확보하는 바람직한 길이 될 것이다.

다섯째, 지방행정조직의 활성화이다. 현재 지방자체단체에는 보건위생과가 있으며 보건환경연구원이 있다. 이들 조직과 인원은 가장 근거리에서 식품관련 업소를 관리할 수 있다. 안전관리에 이들 기관을 최대한 활용하되 전문성을 갖춘 인원의 보강과 함께 기존인력의 교육 훈련 등을 포함, 종합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여섯째, 위해안전관리의 우선순위를 정해 업무를 수행해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생명에 영향을 주는 요인, 특히 생물학적 위해분야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 정보 수집 기능의 획기적 보강이 요구된다.

일곱째, 위해 평가와 위해관리의 업무를 구분 관리해야한다. 위해평가 기관을 별도로 두고 이를 바탕으로 관리 방법을 정해야 할 것이다. 같은 기관 내에서 평가와 관리는 합리적이지 못하다.

끝으로, 식품안전관리는 의약품의 안전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선 약품은 원료와 최종제품이 식품에 비해 비교적 단순하다. 대부분 성분을 알고 있는 원료를 이용하고 그 원료를 이용한 최종제품도 구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업무 과감한 위임을

그러나 식품은 실로 수백 가지의 천연물을 사용하고 있고 있으며 가공, 조리하는 과정과 유통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식품은 제조 후 계속 쉽게 변화가 일어난다. 또한 관리 대상이 약품에 비해 식품산업체는 수백 배에 이른다. 특히 이들 업체들의 90% 이상은 매출액 20억도 안되는 중소기업으로 안전관리에 취약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일자리 창출에서 보면 식품 분야가 3~4배 많다. 약은 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섭취하나 식품은 생명유지에 필수이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먹어야 한다. 따라서 식품과 약품의 위생, 안전관리는 확연히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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