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림축산식품부를 제안한다
[기고] 농림축산식품부를 제안한다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3.01.21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고려대 명예교수)

△이철호 이사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산분야를 해양수산부를 신설하여 분리하는 과정에서 농림축산부로 부처명을 정한 것에 대해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

5년 전 식품산업을 지원 육성할 전담부처가 어렵게 만들어져 날로 증대하는 식품산업의 사회적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고 지원 육성체제가 갖추어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식품’을 부처 명칭에서 제외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식량안보 큰 틀에서 다뤄야

더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총리실 산하의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되면 식품의 안전관리가 크게 강화되는 상황에서 식품산업의 지원육성 의지가 위축된다면 우리나라 식량안보에 균형이 무너지는 결과가 우려된다.

현재 농림수산식품부는 5천만 국민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차적 책무를 위임받고 있다. 이중에서 우리 농수산업이 생산하는 식량은 전체 식량수요의 절반 정도이고 그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즉 우리 국민이 먹는 식품의 반 이상을 식품산업이 수입하고 가공하여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식품산업은 농수산업과 함께 식량공급의 주체이며 식량정책의 중심에 있어야할 산업분야이다. 이러한 식품산업의 식량안보적 중요성 때문에 부처명칭에 ‘식품’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2010년도 음식료품제조업 매출액 규모는 65조원으로 농림어업의 51조원을 능가하고 있다. 식품제조업과 외식업 매출액을 합하면 133조원에 달한다. 식품산업은 국내 제조업 GDP의 15%를 차지하는 거대 산업분야이다. 이명박 정부는 농림수산식품부로 개명한 이후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농어업과 연계한 식품가공업 지원육성, 외식산업 육성, 한식세계화 사업 등 식품산업 육성정책을 적극 펴왔다. 그 결과 2009년 48억불이던 농식품 수출액이 2011년에는 77억불을 기록하였으며, 2017년까지 200억불 수출 달성을 위한 ‘식품산업진흥 기본계획’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맥을 끊어서는 안 된다.

수출도 한몫…5년 내 200억 불 

새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라는 명패를 걸고 식량산업 증진에 매진해야한다. 앞으로 예견되는 세계 식량위기를 대비하여 국내 식량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네슬레와 같은 세계적인 식품기업을 육성하여 유사시에 해외에서 식량을 사들일 수 있는 첨병으로 키워야 한다. 통일을 대비한 식품산업 발전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식품안전은 식량안보의 큰 틀 안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설로 식품안전이 강조되는 만큼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식품산업 육성에 전력을 다해야한다. ‘국민 안전’을 강조한 나머지 ‘식량 안보’를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