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미국계기업 현지화 박차
국내 진출 미국계기업 현지화 박차
  • 김은수 기자
  • 승인 2003.01.14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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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제품에 한국색채 가미등

지난해부터 고조되고 있는 반미 감정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 기업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최근 반미 정서가 미국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다 예전 같은 단발성 시위가 아닌 장기전으로 접어들자 현지화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지 측면이나 영업 측면에서 어떤 업체보다 손실이 큰 곳은 바로 미국계 패스트푸드점. 매출의 대부분을 이번 반미 시위의 핵심으로 부상한 10대 및 20대들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매장이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는 만큼 반미 정서로 인한 타격이 상당하다.

특히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맥도날드는 여느 패스트푸드점들보다도 그 파장이 커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런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근 `한국맥도날드´임을 내세우는 기업 이미지 광고를 방영하며 본격적인 현지화 마케팅에 돌입했다.

“한국맥도날드의 임직원은 모두 한국인입니다”로 시작하는 최근 광고는 노인 및 장애인 채용을 통한 고용 평등, 한국적인 맛 개발 등을 강조하고 맥도날드 직원들이 청사초롱을 들고 등장해 한국적 색채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또한 한국 진출 15주년을 기념해 김치버거, 불고기버거, 辛불고기버거 등 일명 `한국산 버거´들을 1500원에 판매하는 ´한국의 맛 대잔치´를 벌이고 있으며 매장내 트레이 매트(쟁반깔개)에도 역시 한국적 문양과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만족을 드리고자 노력해 왔습니다”라는 문구로 친근감을 더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의 관계자는 “올해는 최근의 반미 감정을 고려, 한국맥도날드가 고용 및 자선 활동 측면에서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임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둔 이미지 광고 및 프로모션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회사가 영국 디아지오사에서 미국 텍사스 퍼시픽 그룹으로 바뀌면서 반미운동 대상으로 거론된 버거킹은 향후 단팥죽 등의 한국적인 메뉴 출시를 늘릴 계획이다. KFC 역시 전 제품에 100% 국내산 계육을 사용함으로써 국내 양계 물량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구를 광고에 삽입할 예정. 파파이스는 오는 2월부터 한복을 입은 모델이 등장하는 광고 방영을 계획하고 있다.

그나마 이들 업체들은 국내 대기업들의 계열사 성향이 강해 맥도날드와 비교했을 때 파장이 작은 편이다. 따라서 오히려 불매 운동을 부추길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단지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보다 한국적인 색채를 가미한 메뉴 및 광고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버거킹과 KFC는 두산식품BG에서, 파파이스는 대한제당 계열사인 TS해마로가 운영하고 있다.

한편 한국코카콜라, 한국피자헛 등의 기업들은 모회사가 미국계임에도 불구하고 수익 일부의 사회 환원 시스템 정착 및 한국적인 제품 개발 등 꾸준한 현지화 노력으로 이번 반미시위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각 경제 단체들이 반미감정 자제 촉구에 나선 가운데 국민 정서의 향후 행보에 미국계 기업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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