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쌀 가공산업 선두 주자 ‘농심미분’
[탐방]쌀 가공산업 선두 주자 ‘농심미분’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3.11.25 0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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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곡분 가공회사…최첨단 설비로 시간당 쌀가루 4톤 생산
식량위기 극복 연중 캠페인 ‘쌀 식품 먹고 米人되자’<7>

곡물 자급도가 27% 수준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쌀 자급률 향상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식생활 서구화 및 바쁜 현대인의 아침 결식률 증가로 쌀 소비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가공식품 활성화를 통한 쌀 소비촉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쌀 가공산업은 떡, 면류, 주류 등 부가가치가 낮은 1차 가공 위주로 형성되고, 원료곡도 값싼 수입쌀이나 재고미에 의존함으로써 필요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없는 문제점 때문에 산업체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밀가루처럼 어떠한 식품에도 적용이 가능한 물성에 위생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쌀가루제품이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밀가루에 쌀가루를 50%까지 혼합해도 가공적성에 전혀 문제가 없는 이 쌀가루 제품은 영양적으로나 기술적으로도 쌀 가공식품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한류문화의 중심에서 우리 쌀 가공식품산업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는 쌀가루산업의 선두주자 (주)농심미분(대표 유병돈)을 그 미래 비전을 들여다봤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농심미분 아산공장은 농심의 스낵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농심 아산공장의 1, 2층에 위치해 있다. 쌀가루 제조공장이기에 방앗간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곳곳에 하얀 쌀가루가 날려 있을 것으로 연상했던 기자의 선입견은 완전히 빗나갔다.

△반도체 공장 방불케 하는 청결함을 자랑하는 농심미분 아산공장 내부

그 어느 곳에도 쌀가루 흔적은커녕 먼지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청결하고 정돈된 느낌에 적잖이 놀랐다. 식품공장이라기보다는 반도체 공장이란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식품의 품질 및 위생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농심미분 아산공장은 시간당 4톤의 쌀가루를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무인화 제조설비는 물론 연구개발(R&D)실, 분석실, 파일럿 플랜트(실험용 공장)를 갖춘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곡분 가공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쌀가루 및 가공제품의 품질상태를 체크하는 실험용 공장설비

연구개발실은 제면, 제과, 떡, 떡볶이 및 제빵 등 신제품 개발과 가공적성을 연구하고, 분석실에서는 쌀가루 품질지표 확립과 품종별 특성분석을 통한 가공적성 극대화를 꾀하며, 파일럿 플랜트에선 신제품 및 신제법 적용실험을 실시하는데, 시간당 30kg의 처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원재료 및 제품의 물성분석과 저장성 검사를 위한 신속점도 및 손상전분 측정기, 200~1000메시까지 측정이 가능한 입도분석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분석설비는 농심미분 제품의 품질 균일성을 확보해준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면, HACCP 기준에 의해 청결 구역과 준청결 구역을 나뉘어 중앙통제시스템에 의해 품질 및 안전성 관리가 한 치 착오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HACCP 설비 10단게 공정 미세한 이물질 안놓쳐
점도·입도 분석기 등 첨단 기기 품질 균일성 확보


△10단계 쌀가루 제조공정을 컴퓨터에 의해 한치 오차없이 한 사람이 관리하는 중앙통제시스템

원료투입에서부터 세미, 침지, 1차분쇄, 2차분쇄, 건조, 선별, 저장, 계량혼합, 포장에 이르는 10단계 공정별 자동설비가 미세한 이물질까지 완벽하게 잡아낸다. 관능검사에 합격한 원재료를 자동라인에 투입하는 과정에서 초강력 자석으로 금속성 이물질을 걸러내고, 이후 비중을 이용한 돌멩이 제거와 바람을 이용한 가벼운 이물질 제거가 동시에 이뤄진다.

△쌀을 침지한 후 분쇄 공정으로 이동하는 공정

여기서 끝이 아니다. 쌀을 계량하기 위한 호퍼(Hopper)에 투입하기 전 독일의 메시(Mesh) 설비를 통과시키고, 혼합분 선별용 무중력 믹서에는 자석봉과 금속검출기를 설치했다. 출하공정에선 12단 스크리너와 봉자석, 자력 선별기를 통과해야만 포장라인으로 이송되도록 돼있다.

농심미분에서 생산하는 쌀가루는 주로 농심의 쌀국수와 쌀면, 쌀라면, 쌀스낵 등의 원료로 공급되고, 일반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이용해 떡이나 과자, 빵, 이유식, 죽, 부침, 튀김 등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대형 마트 등을 통해 판매한다.

우리의 소중한 식량자원인 쌀 소비 촉진을 통해 농가소득까지 돕는 농심미분의 사회적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웰빙 소재로서 쌀의 영양기능성을 극대화해 쌀가공산업 발전의 첨병임을 자처하는 농심미분은 그만큼 자사 ‘쌀가루’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

농심미분은 현재 빵, 과자, 면, 떡 등 용도별 쌀가루를 개발하고, 정부의 ‘R-10 프로젝트’ 정책을 뛰어넘는 ‘R-50’까지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쌀가루엔 점성과 쫄깃한 식감을 부여하는 글루텐이 없어 가공적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함으로써 밀가루에 50%의 쌀가루를 혼합 사용할 수 있도록 품질을 보완했다고 회사 측은 전한다.

농심미분은 특히, 올 초에는 밀가루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1000억 규모의 프리믹스 시장에 쌀 프리믹스 제품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식생활의 서구화 간편화와 함께 1인 가구의 확대로 가정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는 홈메이드 문화가 확산되면서 부침가루, 튀김가루, 호떡믹스 등 프리믹스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100% 국산 쌀로 만든 제품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밀가루에 쌀가루 반반씩 섞어도 가공적성 ‘이상 무’
상온 보관 습식미분 개발 전통 떡류 즉석 제조 가능
농심 쌀국수 등 원료 외 가정용 쌀 프리믹스도 공급

밀가루의 경우 신경계ㆍ면역계ㆍ관절ㆍ치아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설사나 복통 등 소화 장애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글루텐이 함유돼 있으나 쌀 프리믹스는 이러한 글루텐성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 쌀프리믹스 제품의 강점이다.

최근 글루텐의 인체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미국 FDA(식품의약국)이 올해 8월 ‘글루텐 프리(Gluten free)' 표기를 법적으로 공식 허용함으로써 쌀프리믹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농심미분은 기술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최첨단 에어밀 공법에 의한 미분 가공기술과 토네이도 공법에 의한 제트(Z)기류 건조기법은 단연 독보적이다. 증편, 설기, 송편 등 전통떡류 가공이 가능한 습식미분을 상온 보관할 수 있도록 개발함으로써 쌀가루 가공산업의 기술력을 한 층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쌀가루의 특성과 장점을 설명하는 엄재조 상무
이러한 습식쌀가루는 쌀가공 제품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쌀가루 제조에 사용되는 용수를 절감시킬 뿐만 아니라 쌀뜨물을 무단 배출하는 데 따른 폐수 문제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악취, 해충, 세균의 위해성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떡을 주문받는 즉시 만들 수 있고, 밤샘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떡 산업 종사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농심미분 엄재조 상무는 “학교 급식이나 식자재 업체들이 원하는 상태의 식감과 조직, 물성 등을 갖춘 고품질 맞춤형 쌀가루 제품을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다”며 “농심미분의 경쟁력은 모기업인 농심의 앞선 기술과 엄격한 원재료 검사시스템, 대규모 첨단 설비에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농심미분은 지난해 고품질의 원료쌀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농가의 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해 아산시와 쌀 계약재배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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