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향상 토론회
학교급식 향상 토론회
  • 문윤태 기자
  • 승인 2003.02.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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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위탁업계 '우리 농산물 사용' 한 목소리

친환경 우리 농산물 사용을 주제로 한 `학교급식 향상 공개 토론회'가 지난 6일 종로구민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 직영급식과 위탁급식 업체 사이에 운영 형태를 놓고 마찰을 빚었던 것에서 탈피해 `친환경 우리 농산물 사용'이라는 공통 주제로 한 데 뭉쳤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 이 날 토론자들은 친환경 농산물 중 우리쌀 사용 확대를 위한 정부·지자체 등의 법적·제도적 지원책 등을 중점적으로 발표했고 참석자들도 이들의 의견에 높은 호응을 보였다. 양일선 전국영양사회 회장은 학생들이 인스턴트 식품 등으로 비만이 생기는 등 성장기 학생들의 영양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우리 농산물 사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채홍 한국급식관리협회 회장도 학교급식의 운영 형태를 따지기보다는 친환경 우리 농산물 사용 확대로 학교급식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며 영양사회와 의견을 같이했다.

◇왜 학교급식에 친환경적인 우리농산물을 사용해야 하나(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상임대표)=친환경 농산물 중 특히 쌀 문제에 있어 우리는 위기에 처해 있다. 내년 쌀 시장의 완전 개방이냐 관세화 유예냐를 두고 WTO 협상 문제가 눈앞에 있는 시점에서 우리 농가의 붕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학교급식에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비단 시민단체의 요구에 앞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앞서야 한다.

미국의 경우 자국산 농산물 사용 의무를 학교급식법에 법제화해 했다. 우리 나라 학교급식법도 미국처럼 개정해야 한다.

우리 나라는 농업협정문 평화 조항에 국내산 농산물의 소비 확대와 연계해 학교급식을 운용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 이 규정대로 이행할 경우 올해까지는 다른 나라의 간섭을 받지 않고 농안기금, 축발기금 등을 이용한 학교급식 지원금으로 보조, 여기서 발생하는 초과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하도록 조례로 제정하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될 것이다.

쌀 생산 증가와 소비량 감소로 지난해 10월 말 현재 1380만석의 재고가 쌓여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쌀농사를 축소하고 세계화에 밀려 쌀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정책을 펴고 있다. 농가를 살리고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한 농민과 시민사회단체가 농업회생연대를 결성하고 우리 쌀 지키기 운동을 통해 이 상황의 절박함을 알렸지만 정부는 선진국들의 눈치만 살피는 실정이다.

쌀 문제는 학교급식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지난해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02년 말 현재 전국 9775개교 647만명의 학생이 학교급식을 이용하고 있으며 내년 3월까지 1만100여개 학교에서 700만명 이상이 학교급식을 이용하는 등 급식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하루에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학생이 전체 학생의 76.7%인 601만명이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전체인 구의 8분에 1에 해당되는 수치다. 이렇게 많은 인구가 학교급식으로 하루 한 끼의 쌀을 소비한다면 농가 회생은 물론 지역경제 순환과 함께 교육으로서의 급식이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다.

◇직영급식 학교에서 친환경 우리 농산물 사용 방안과 과제(조은주 전국학교영양사회 부회장)=친환경 우리 농산물 사용 방안과 과제를 논하기에 앞서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친환경 농산물 중 유기 재배 농산물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3년이상 재배한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잔류 농약이 검출되지 않은 농산물을 말한다.

무농약 재배 농산물은 말 그대로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 시비량을 지켜 재배한 농산물로 잔류 농약이 검출되지 않는 농산물이다.

저농약 재배 농산물은 농약은 안전 사용 기준의 2분의 1 이하를 사용하고 화학비료는 권장 시비량을 지켜 재배한 것으로 잔류 농약은 정부에서 고시한 품목별 허용 기준의 2분의1 이하여야 한다.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식품 안전성 보장과 우리 전통 식습관 형성 차원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다각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입산이 주요 원재료로 돼 있는 반조리 제품인 냉장·냉동 공산품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유전자 변형 식품이 반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과 필요성에 대한 강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학교급식 및 수혜 관계자의 이해 부족과 정부의 소극적인 지원으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학교급식에서 순수한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해 식단을 짤 수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 농산물 값이 수입 농산물에 비해 매우 비싼 데다 순수한 국산보다 더 비싸 현행의 급식비만으로는 학교급식에서 이를 이용하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정부 또는 지자체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 학교영양사회는 학생들에게 영양 교육과 더불어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전통 식습관을 폭 넓게 형성시킨 후 단계적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확대 공급하는 시범 학교를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따라서 정부는 친환경 농산물 중심의 식생활 형성을 위해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지원하고 전국 어디에서나 생산량 현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착시킴과 동시에 식품 구입 비용을 보조해 줘야 한다.

◇위탁급식학교에서의 친환경 우리 농산물 사용 방안과 과제(김동석 한국급식관리협회 부회장)=학교급식에 참여하는 전문 급식 업체는 급식 사업을 떠나 학부모의 입장에서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농산물 나아가 친환경적인 농산물 사용 확대를 위해서는 급식 업체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함께 공동의 협조가 필요하다. 현실적이고 구조적인 농산물 생산 및 유통에 관한 문제의 분석과 대안 마련 등을 위한 지속적인 공동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의 학교 급식비 구성은 식재료비가 60%, 인건비 및 기타 경비가 40%(감가상각비)인데 가격이 높은 국내 농산물 구매를 위해서는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급식에 필요한 수도 가스 전기료 환경부담금 등의 비용이 급식비의 4~5%를 차지하고 급식실 사용에 따른 사용료가 연간 200만원~400만원에 이른다. 이런 비용들은 국가나 지자체 예산에서 지원해 그 예산을 식재료비 예산으로 확대한다면 우리 농산물 구입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함께 농민 단체에서도 친환경 농산물 재배 확대를 통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생산자, 소비자단체의 상호 협력도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급식 업체와 농민 단체의 연간 공급 계약에 의한 판로 확보에 따른 계획 재배로 생산단가의 인하 등을 예상 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급식관리협회는 우리 농산물뿐 아니라 그 중에서도 친환경 농산물 사용 확대를 위해 한국유기농협회와 연계해 잡곡류는 친환경 농산물 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후식으로 제공되는 과일도 바나나 등 수입 농산물을 귤 방울토마토 사과 등 국내 농산물로 대체하고 있다.

또한 고춧가루 마늘 고사리 도라지 등 기본 식자재를 우리 농산물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자체 등과 연계해 지역 농산물 직거래 구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협회 회원사들은 향후 쌀시장이 개방되더라도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쌀에 대해서는 우리 쌀을 사용키로 결의하는 등 학교급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위한 농업인과 정부, 자치단체의 대책(신보연 농업회생연대 사무국장)=학교급식의 일차적 목표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을 건강하게 길러 내는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공급되는 원재료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위생적이고 싼 값에 공급해도 그것이 학생들의 건강을 보장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 비춰 볼 때 최근 학교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급식을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지금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을 실제로 급식 재료상의 질적 변화를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의 학교급식에서는 단가 문제나 재료 공급과 생산 문제 등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급식비를 학부모가 부담하고 실생산자 역시 친환경농 산물의 경제적 가치보다는 생존의 문제 때문에 친환경 농법을 고집하기 어려운 시점이지만 학교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식이 확고하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친환경 농산물 사용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공급 가능성인데 수요의 확대에 따라 그만큼의 공급이 따라 줘야 한다. 다행히도 학교급식에 필요한 쌀에 대해 수요량은 충분히 맞출 수 있을 만큼 친환경 농사법이 개발돼 있다. 다만 가격과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정보 문제가 대두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자표시 품질 관리와 같은 제도적 장치와 유통 정보 등을 지방자치 실현의 일환으로 실행한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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