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171)]수산식품과 기생충오염
[하상도 칼럼(171)]수산식품과 기생충오염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4.07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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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 어류·민물고기 아니사키스 등 감영
가열·냉동이 예방책…염장도 사멸 효과

△하상도 교수
해산어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아니사키스, 광절열두조충 등에, 민물고기를 날로 먹으면 간흡충, 요코가와흡충 등의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 또한 살아 있는 자연산 민물게로 게장을 담가 먹을 때 충분한 양의 소금을 넣지 않거나 숙성이 덜 된 경우, 폐흡충에 감염될 수도 있다.

기생충은 살아 있는 상태로 인체 감염 시 위와 장관의 점막을 뚫어 심한 복부통, 구토 등의 소화기증상을 일으키지만 수산물 내에서 죽은 기생충을 섭취한 사람에게도 피부 알러지나 소화기장애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수산물 중 발생하는 대표적인 기생충은 단연 아니사키스(Anisakis)다. 인체 “아니사키스증”(human anisakiasis)은 해산 포유동물에 성충으로 기생하는 회충류의 제3기 유충이 해산어류나 오징어, 문어 등 두족류(cephalopods)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된 것을 말한다. 인체감염은 주로 고래회충(Anisakis simplex), 향유고래회충(Anisakis physeteris), 물개회충의 유충이 일으킨다. 사람은 제2중간숙주인 해산물을 익히지 않고 먹을 때 감염되고, 인체에 병변을 초래한 아니사키스 유충은 인체 내에서 제3기 혹은 제4기 유충상태로 머물다가 사멸한다.

감염된 사람 몸에서 아니사키스 유충은 위와 장관의 점막 및 점막하층을 침입하거나 뚫고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식중독과 유사한 심한 상복부통, 구역질, 구토 등 여러 소화기 증상을 일으킨다. 이 유충 감염증은 내시경 검사로 위벽을 침입하는 충체를 확인, 진단하며 침투한 유충을 물리적으로 제거해야 치료된다.

고래회충의 유충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어획되는 대부분의 해산어류 및 두족류에서 발견된다. 서해에서 잡힌 황조기에서는 마리당 평균 36마리의 아니사키스 유충이 발견된 적이 있다. 경남 기장, 충무 및 강원도 속초에서 구입한 멸치의 약 7%에서도 유충이 발견되기도 했다. 또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판매되는 붕장어의 58%에서 아니사키스 유충이 발견됐고, 2011년 부산지역 어시장에서 판매된 43종의 수산물의 아니사키스 유충 양성율이 34%에 달했다고 한다. 또한 강원도 남대천에서 잡힌 연어 120 마리 모두에서 아니사키스 유충이 발견된 적도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수산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산물의 아니사키스 감염률은 높은 편이며, 이를 날 것으로 먹거나 소금에 절여 먹는 식습관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아니사키스증 환자가 꾸준히 발생되고 있다. 1971년에 첫 감염사례가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약 500건 이상의 인체 감염이 보고되었다.

아니사키스의 감염 예방이 긴요한데, 다행히도 다른 병원성 미생물과는 달리 아니사키스 유충은 원생동물(protozoa)이 아닌 후생동물(metazoa)로 수많은 세포로 구성돼 있어 일반적으로 “냉동과 가열”에 매우 약하다. 미국 식약청(FDA)은 수산물을 통해 감염되는 기생충에 대한 예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가 “가열처리인데, 수산물을 조리할 때에는 생선의 내부온도가 60∼70°C 이상 되도록 가열 조리한다”이고, 두 번째는 “냉동인데, 수산물을 영하 20°C 이하에서 7일간 혹은 영하 35°C 이하에서 15시간 동안 냉동시킨다”이다. 국내에서도 영하 20∼40°C에서 24시간 후 오징어와 대구에 존재하는 아니사키스가 사멸했다는 연구가 있다.

또한 “염장”도 제어법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청어에 들어있는 아니사키스 유충은 8∼9% 소금에 6주 동안, 6∼7% 소금에는 10∼12주 동안 염장 시 사멸했다는 보고가 있다. 국내에서도 5% 소금에 절인 오징어와 대구에서 7일 저장 후 82%의 생존율을, 10% 소금농도에서는 7일 후 27%의 생존율을 보였다는 연구가 있다. 아니사키스를 사멸시키기 위해서는 15% 소금에서 7일, 20% 소금에서 6일간 절여야 한다고 한다.

이렇듯 수산물 중 기생충 오염을 없애기 위해서는 가열해 먹거나, 생물보다는 냉동 수산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수산물을 소금에 절여 염장해 먹는 것도 바람직한 기생충 예방법이라 하겠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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