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양파 과잉 생산과 대처
[기고]양파 과잉 생산과 대처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4.14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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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예측 어렵고 평년보다 10% 늘면 가격 폭락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작년 과잉생산으로 보관된 물량이 아직도 남아있는 상태에서 올해 출하될 채소류, 양파, 마늘과 배추 때문에 생산자나 관계부처가 해소방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중 마늘은 비교적 저장성이 높고 다진양념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정립돼 있고, 배추는 김치로 그 소비처를 찾을 수 있어 과량 생산되더라도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으나 양파는 마늘보다 수분함량이 높아 저장성이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고 상당 부분이 생체로 소비되거나 그 외 일부 건조해 조미료로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까지 국내 양파를 절단 건조해 여러 양념 원료로 사용한 실적은 있으나 활성화되지 않았고, 가장 수요량이 많은 라면 등 스프에 사용하는 건조 양파 재료는 가격 때문에 대부분 중국에서 처리해 수입하는 실정이어서 국산 양파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는 희박하다.

채소류가 과잉 생산됐을 때 처리방법은 일반적으로 수출판로를 확보하는 방법이 최선이지만 올해 들어서는 중국 역시 소비량에 비해 생산량이 많고, 주요 수출국인 대만, 일본 등도 생산량 증가 및 중국산과 가격 경쟁하기 때문에 수출이 만만치 않다. 가장 많은 양의 양파 수출국 대만의 경우 올해 작황이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작년 양파 생산량은 조생종과 중만생종을 포함해 129만4000톤(2013년 통계청)에 이르고 현재 재고량은 5만6000톤에 달해(농업관측센터, KREI) 재고 물량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제주도를 시작으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양파 생산 추정치는 총 144만6000톤(농업관측센터, KREI)으로, 작년대비 약 20만톤이 증산될 것으로 예측돼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특히 채소류는 생산량과 소비예측이 어려워 평년작보다 10% 증산되면 가격이 폭락하게 되고, 10% 내외로 감산되면 폭등하는 현상을 반복하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수요량을 예측해 계획 생산하는 것이지만 이는 생산자들의 협조와 수요량을 예측해 생산량을 계획하는 기관간의 긴밀한 전략이 필요하며, 상호 신뢰가 없으면 현실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날씨에 따른 변수가 인위적인 관리를 훨씬 앞서는 상황에서 필요량만을 적정수준으로 생산하는 것은 또 하나의 큰 변수가 된다.

이 같은 채소류 과부족 생산에 따른 조절역할은 크게 △수출입 관리 △자국 내 생체 저장시설의 확보 △생체를 가공 처리해 장기 비축하는 방법 등 세 가지로 검토될 수 있다.

수입과 수출은 세계 생산량과 그 해 작황에 따라 크게 영향 받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가장 쉽게 물량을 관리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평소 수출입 가능한 국가의 치밀한 정보 수집과 이에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생체 저장시설의 확보와 운영 분야는 단기저장 수단으로 유용한 방법이나 저장의 한계와 경제성 때문에 연중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

작년 재고 소진 안 된 상태서 20만 톤 증산 재앙
수출 여의치 않아 복합가공 병행 산업 육성 절실

끝으로 다양한 가공방법을 도입해 일시에 상당량을 처리하며 장기 비축하는 방법은 단기 처방이 아닌 장기계획 수립으로 대비해야할 분야이다. 참여하는 가공업체에 대한 관리 그리고 가공 처리된 제품의 소비방법 등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양파의 경우 대량 처리를 위해 먼저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은 양파를 박피한 후 거칠게 마쇄해 블럭으로 동결 저장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마늘은 이미 마쇄, 동결 저장하는 방법이 성공적으로 정착했기 때문에 이 과정을 면밀히 검토해 양파에도 적용하면 된다. 마쇄 양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요리에 양념으로 첨가될 수 있는데, 찌개류에는 다진 마늘과 함께 폭넓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외식업체에서 다진 양파 사용이 활성화되면 그 소비량은 상당량에 이를 것이다.

또한 가정이나 업소에서 수요량이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맛의 장아찌류의 개발 보급과 150만톤 이상 생산·판매하는 만두 속에는 5% 정도 양파 마쇄물이 들어 갈 수 있다. 또한 공장 및 가정에서 담가먹는 김치에는 120만톤 정도로 추정되며, 여기에 일부 양파 마쇄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아울러 저장성 등을 개선한 양파 김치의 보급 등도 남아도는 양파를 소비하는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가공방법의 도입은 단기적인 처방이 아니라 복합 가공을 전제로 장기 계획을 가지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하며, 이를 위한 종합계획이 필요하다. 모든 채소류의 과잉생산과 부족은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므로 적정 소비량을 감안한 계획생산이 우선이지만 여의치 못한 경우 과잉생산에 대비한 상시 저장과 합당한 가공체계를 구축해 생산자인 농민을 보호하고, 단경기에 가격을 안정시켜 소비자에게도 이익을 돌아가게 하는 슬기가 생산자, 소비자, 관리기관 모두에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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