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고가 경품 눈총
패스트푸드 고가 경품 눈총
  • 김양희 기자
  • 승인 2003.02.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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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여행권 등 증정 "사행짐 조장" 지적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제품 가격 할인에 이어 경쟁적으로 고가의 경품을 내건 행사를 펼쳐 사회 일각에서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

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그동안 가족 단위의 외식 소비자들을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 뺏기고 건강식 붐과 삼각김밥의 인기로 주소비층인 청소년들의 소비가 줄자 소비 확대를 위해 가격 인하 정책을 펴는 등 제살 깎기 식의 경쟁을 벌여 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패스트푸드는 언제나 할인을 해 준다는 인식이 팽배해지자 업체들은 최근 가격 인하 대신 각종 경품을 내건 행사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사이드 메뉴인 '통감자'와 '고구마 스틱' 출시 기념으로 2월 한달 간 ´일석삼조´ 페스티벌을 열고 드럼 세탁기와 순금 핸드폰 줄을 1100여 명에게 증정한다.

롯데리아는 또 지난해 말에도 명품, HP 프린터, 복합기 등 66가지의 경품을 매주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KFC도 최근 통다리살을 그릴에 구운 '치킨 그릴버거'를 출시하고 OK캐쉬백 100만 포인트와 최신형 핸드폰을 제공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OK 캐쉬백은 1포인트당 1원으로 100만원을 제공하는 것과 상응한 경품이다.

버거킹도 지난해 말부터 1월 말까지 라지 세트, 뉴 세트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매직 스트로 페스티벌´을 실시하고 빨대의 색깔에 따라 사이판 여행권, 어깨쌕 등을 제공했다.

파파이스는 최근 GO 스페셜 팩을 구입하면 보온병을 제공하고 지난해 말에는 파파이스 회원 20만명에게 각종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맥도날드도 회원을 대상으로 매달 각종 경품을 제공하고 지난해에는 FIFA 월드컵 입장권을 800장이나 제공하기도 했다.

이들 업체는 "경품의 제공은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마케팅 기획은 1년 치가 연말에 다 기획되기 때문에 상대 업체가 경품을 제공하는 것을 표방하지 않는다"며 업체들의 경품 경쟁은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경품의 남발을 곱게 보지만은 않는다. 한 소비자는 "햄버거가 얼마나 남기에 그런 행사를 1년 365일 계속하느냐"며 "최근 로또복권의 열풍이 불어 가뜩이나 한탕주의가 팽배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패스트푸드의 즉석복권 경품 행사는 어렸을 때부터 사행심을 키워 주는 데 일조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한탕주의에 대한 자성이 높아지는 만큼 앞으로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일년 내내 사행심을 조장하는 행사보다는 실질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합리적인 이벤트를 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패스트푸드의 위기를 돌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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