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천연 첨가물과 화학적 합성품
[기고]천연 첨가물과 화학적 합성품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6.09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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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도 독성 지녀…안전성 비교 무의미
안전관리 등 연구 식생활 풍요롭게 해야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지구에는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 약 30만여 종의 식물이 서식한다고 한다. 이 중 극히 일부가 식용으로 가능하고, 나머지는 식이 특성이 맞지 않거나 독성이 있고, 특성이 밝혀지지 않아 식용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미지의 것들이다.

우리는 이들 식용 가능한 식물 자원을 대부분 천연물이라 부르고, 막연히 좋을 것이라는 인식으로 선호한다. 이와 달리 ‘화학물질’에 대해선 곧바로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될 수 있는 한 멀리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그럼 천연물과 화학물질은 어떻게 다른가. 천연물은 자연계에서 얻는 동식물과 광물질까지를 포함하고 화학물질은 대부분 인위적으로 합성했거나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등 인간이 만든 물질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선호하는 천연물을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화학물질이다. 이들 천연물의 구성을 보면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100여개의 원소가 여러 형태로 서로 결합해 특화된 성질을 갖는 물질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매일 먹는 쌀밥의 주성분은 전분이고 이 전분은 탄소, 수소, 산소가 결합된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이라고 부른다. 육류의 단백질은 탄소, 수소, 산소 등에 질소와 몇 가지 다른 원소가 결합한 구조가 복잡한 화학물질 군이다. 식품의 원료, 즉 농축수산물은 모두가 원소의 종류와 구성은 다르지만 화학물질인 것이다.

천연물은 인간의 의지에 관계없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산물이기 때문에 독성이 없고 몸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동식물에도 여러 종류의 독성물질이 있고 잘 못 섭취하는 경우 심각한 건강상 위해를 끼친다. 예를 들면 독버섯, 은행, 옻, 자리공 등 200여종의 많은 식물에는 독성이 있으며, 동물성 중에서도 복어독, 패류의 독성물질 등은 잘 알려져 있다. 동식물에 함유된 물질은 종류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우리가 일상으로 먹고 있는 동식물 식재료는 거의 모두가 천연물이나, 그 중에서도 우유, 견과류, 콩, 메밀, 고등어 등 상당수의 것들이 알레르기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체질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기도 한다.

천연물과 화학물질을 두고 소비자의 선호도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식품첨가물이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천연첨가물이란 법적으로 ‘천연물인 동물, 식물, 광물 등으로부터 유용한 성분을 추출·농축·분리·정제 등의 방법으로 얻은 물질’이며 ‘화학적합성품이란 화학적 수단으로 원소 또는 화합물에 분해 반응 외의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얻는 물질’로 정의된다. 천연물이란 동식물 등 천연물 소재에서 화학적 변화 없이 얻는 물질이며, 화학적 합성품은 인위적으로 화학 변화를 일으킨 것을 말한다. 그러나 천연물이나 화학적합성품 모두는 화학물질이 결합된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식물의 광합성은 물과 탄산가스 그리고 질소 등 일부 화학물질들이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해 녹색식물체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합성반응이다. 즉 식물체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하나로, 생체 안에서 일어나므로 생화학반응이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물은 천연물질로 분류돼 인위적으로 합성한 것과 차이를 두지만, 화학적 합성이라는 개념에서 차이는 없다고 본다.

식품첨가물을 허용할 때도 천연 식품첨가물은 안전할 것이라는 개념을 바탕에 두고 과학적 평가 전에 인간이 식용해왔던 경험을 중시해 안전성의 기준을 삼는 경우가 많으나, 화학적합성품은 천연첨가물에 비해 훨씬 엄격한 독성시험을 통한 안전성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평가 내용만 본다면 천연물보다 화학적합성품이 더 철저한 과정을 거친다.

천연물이나 화학적 합성품 모두가 ‘화학물질’이라는 것을 전제한다면, 과학적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라면 이들 화합물 간 안전성 비교는 의미가 없다. 단지 이들을 더 안전하게 관리하고 활용방법을 폭 넓게 연구해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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