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벌꿀]양봉 산업 발전방향
[기고-벌꿀]양봉 산업 발전방향
  • 유연상 기자
  • 승인 2003.02.26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희성 가보농산 대표

●밀원 보호와 제문제

양봉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가장 먼저 밀원에 대해 연구하고 증식을 하며 보호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너무나 무관심하고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아카시아 나무는 양봉인의 젖줄이요 생명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번식력이 너무 강해 산림을 망친다는 말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아카시아 나무는 용재림으로 이용 가치가 좋으며 두과 식물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속성수다. 헝가리는 200년 전에 아카시아를 수입해 꾸준히 개량한 결과 반듯하게 자라는 아카시아, 화기가 빠른 아카시아, 화기가 늦은 아카시아 등 다양하게 경제성 있는 나무로 만들어 경제림으로 각광을 받아 28만 정보나 식재되고 있다. 우리 나라 양봉의 성패는 밀원을 가꾸고 보호하는 데 있다고 본다.

●양봉 정책 부재와 연구소 설립

환경이 파괴돼 생태계가 변하고 곤충이 사려져 가고 있어 보호가 시급하다. 우리 나라는 기껏해야 방역비 보조에만 그치고 있고 다른 사항은 미미한 실정이다. 아카시아 나무에 대한 유전자적 연구나 품종 개량으로 산림을 대치하고 간접적으로 꿀을 얻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도 정책이 부재한 편이다. 꿀벌의 병해충이나 품종 개량 역시 다급한 실정이며 100만군이 넘는 세계 20위권의 꿀벌 군수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연구 시스템을 갖춘 연구소 하나 없는 형편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타 제안 문제

중국산 꿀 제품에서 항생제가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고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유밀기 때에 약재 처리를 피해야 하고 약의 오남용을 삼가야 한다.

아카시아 꿀의 생산은 질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과다한 수분 함량 채밀은 우수한 아카시아꿀의 맛을 잃어버릴 수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농협중앙회에서는 수분 23% 이상의 꿀은 수매하지도 않고 수분이 많아 맛을 잃어버린 꿀을 막기 위해 ‘효모검사’라는 자체 규격을 두고 있으며 잡화꿀, 밤꿀 등 모든 꿀에 탄소비를 적용, 순도가 좋은 벌꿀만을 품질 인증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역시 이미 ‘프리미엄벌꿀’이라는 이름으로 품질을 등급제로 실시하고 있는바 개방화에 발 맞춰 무리한 사양꿀은 삼가고 로열 젤리 생산 시와 무밀기 사양 관리에 천연꿀이 생산되는 부득이한 현실에 등급제로 판매되는 유통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양봉인도 경영인이 되자

앞으로 날이 갈수록 양봉의 벌꿀 위주 생산 경영은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경제, 문화가 발달하면 소비 문화도 높아진다. 시대에 뒤지지 않으려면 1년 농사가 수지에 맞는 경영이 돼야만 그 산업은 장기적인 존립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부업 양봉인은 염소, 오리, 새, 사슴 등 취미와 실정에 맞는 복합 영농을 해야 할 것이고 전업 양봉인은 벌꿀 생산 하나만 가지고는 타산이 맞지 않으므로 가능한 한 가족 양봉을 통해 로열 젤리, 프로폴리스, 화분, 밀랍 등의 부산물을 또 다른 상품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프리미엄 벌꿀 공동 브랜드화

필자는 일본, 미국 등지에서 10여 차례 벌꿀을 팔아 본 경험이 있다. 한국의 아카시아꿀은 세계적인 꿀로서 그 맛과 향이 순하고 부드러워 여름철 시원한 꿀물로는 천하일품이다. 양봉협회에서 탄소동위원소 측정기를 도입해 순도를 측정하고 품질 보증을 해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화를 만들었다. 양봉 농가에서는 소분 허가가 없더라도 몇 드럼 이상의 벌꿀을 모아 신청하면 봉인 검사 후 품질 보증을 부착해 주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봉인도 프로정신으로 살자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에 양봉인으로 살아남으려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생산 기술부터 수확 내지는 판매까지 연구하고 관리를 해 생산성 향상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군 100군보다 강군 한 통이 낫다는 양봉의 격언이 말해 주듯이 채산성이 맞지 않는 양봉은 지양해야 한다.

곤충이 사려져 가고 농작물의 화분 매개 담당을 사람이 아닌 꿀벌에 의해 수분 작용을 하여야 하고 머지않아 지구촌의 수복들까지도 꿀벌이 담당해야 될지도 모르는 환경 파괴 현상에 양봉인은 중요한 존재가 되리라고 본다. ‘꿀벌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고 예찬해 보지만 정책적인 배려와 보호 육성 없이는 소원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