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PB제품은 유통업체의 횡포… ‘1등급 원유’로 대응”
“저가 PB제품은 유통업체의 횡포… ‘1등급 원유’로 대응”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4.07.07 0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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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연구소 ‘우유 가치’ 제고에 연구 집중
성인층 확대 위한 맞춤형 우유 개발 총력
[인터뷰]창립 77주년 맞은 서울우유 송용헌 조합장

“서울우유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우유 브랜드를 자랑하지만 연구 분야에 있어서는 인력을 비롯한 제반 환경이 열악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중앙연구소 준공을 계기로 보다 많은 연구원을 확충하고 고객들이 진정 원하는 유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특히 우유는 수천 년 동안 인류가 먹어온 식품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부정적인 측면이 불거지고 있어 제대로 된 우유 연구를 통해 이를 바로 잡아나갈 것입니다.”

오는 11일 창립 77주년을 맞는 서울우유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송용헌 조합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0일 중앙연구소 준공과 관련, 업계 일각에서 서울우유가 종합식품업체로의 변신을 시도하며 시유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의지로 해석하는데 대해 “유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식품으로서의 우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연구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송 조합장은 “2012년에 외국의 저명한 학자들을 초청해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듯이 우유의 진정한 가치를 발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연구 및 홍보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중앙연구소의 기능과 역할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다음은 송용헌 조합장과 유업계 및 서울우유의 현안을 짚은 일문일답.

- 최근 국내 유업계는 우유소비 부진으로 인한 재고분유 누적으로 심각한 경영난 겪고 있다. 서울우유의 입장은.

▶ 분유재고는 집유량과 깊은 관계가 있다. 현재 국내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100톤 정도 더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생산된 원유를 최대한 소진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우유 판매 증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아울러 발효유 등 유제품에 100% 조합자체 분유를 쓰고 있다. 이와 함께 발효유제조업체 등 분유 수요처를 적극 발굴해 판매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현재 4000톤 정도 분유재고를 갖고 있는데, 이 물량은 경영에 큰 압박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다행히 조합원들이 기본생산량 초과 원유는 최대한 생산을 자제하는 등 원유수급안정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지금은 6월초 보다 집유량이 2~3% 감소하는 등 안정화되는 추세이다.

진정한 기능성 우유로 성인 소비층 확대해야
힘든 낙농현실 이해하면 원유가격연동 문제 풀려

-요즘 대형유통업체들이 PB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브랜드와 가격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한 견해는.

▶ 한마디로 PB제품은 바잉파워를 이용한 유통업체의 횡포다. 일반 유업체들이 거기에 맞서 가격싸움을 벌이는 것은 곧 출혈경쟁이어서 쉽지 않다. 따라서 서울우유는 고객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품질 차별화 전략을 오래전부터 시행해왔다. 연간 600억의 재원을 투자한 농가지도 사업을 통해 세균 수 외에도 전반적인 원유의 품질을 높인 ‘1등급 원유’만을 사용하고 있다.

농가지도사업은 유업체 중 유일하게 서울우유만 실시하는 것으로, 목장경영에서부터 젖소개량, 원유 품질관리, 꾸준한 교육을 통한 젖소분뇨처리 등을 아우르는 지원 사업이다. 서울우유는 앞으로도 가격보다는 오직 품질로 승부할 것이다.

- 국내 유가공시장의 포화로 해외시장 진출이 불가피하지만, 주요 수출무대인 중국의 자국 유제품산업 보호 조치로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해외시장 돌파구를 찾기 위한 복안은?

▶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유제품 수출 공장에 대해 사전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자국 유제품산업 보호 측면과 먹을거리 불신이 만연한 중국 국민에게 유제품 품질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판단된다. 서울우유는 이미 가공유와 멸균유 제품에 대해 공장등록을 완료하고 수출하고 있다. 다만 살균유의 수출이 중단된 상태로, 우리 제품에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중국의 자국 낙농산업 보호조치로 해석되는 만큼 거창공장에 그들이 원하는 살균방식대로 설비를 준비해서 수출 재개를 모색할 것이다.

해외수출의 많은 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이번 중국의 공장등록으로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품목 및 수출국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서울우유는 중국 이외의 동남아시아 등 이슬람시장의 판매활성화를 위해 현재 할랄 인증을 추진하고 있으면, 멸균유 중심의 수출에서 벗어나 과즙음료 및 비알콜성 칵테일 음료 등 현지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으로 품목을 다각화해 해외시장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서울우유의 수출사업은 올해 초 수출전담팀을 구성해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 시작 단계이다.

-원유가격 연동제로 인해 우유가격이 비싸졌다는 여론이 많다. 사료 값 등 원자재가격이 오르면 제품가격에 즉각 반영되지만, 요즘처럼 우유가 남아돌아도 제품가격은 인하되지 않아 제도의 모순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 원유가격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연동하는 것에 대해 고민도 많았고 질타도 많았다. 중요한 것은 낙농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어떤 이들은 풀까지 외국에서 사다 먹이면서 낙농을 편하게 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주장대로 국산 산야초를 이용하려면 소 한마리당 하루에 생초 70kg이 필요한데 이를 마련하기 위한 인력도 없을뿐더러 비용이 더 들어가고, 개량해서 능력이 뛰어난 젖소에게 산야초를 먹이는 것은 맞지 않는 논리이다.

게다가 국산우유 가격이 외국에 비해 비싼 이유는 조사료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생산 구조적 문제이며, 값싼 우유를 수입해서 먹으면 되지 않는가하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나라 일평균 원유생산량이 5500~6000톤에 달하고 대부분을 시유로 소비하는 구조에서는 신선도와 물류비용 면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다.

낙농가들도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과 제품가격에 반영되는 원유가 인상분은 단순한 사료 값 뿐 아니라 매년 오르는 인건비와 포장재 등 기타 부자재를 포함하는 제조경비라는 점 이해해야 한다. 이번에는 다행히 낙농가들이 시장상황을 고려해 일보 양보해서 2년 만에, 4%이상 생산비가 인상됐을 때 적용키로 조정했다. 원유생산이 많아서 우유가 남는 것이 아니라 유제품에 국산원유를 사용해야하는 데 이를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수급조절을 정책적으로 한다는 일 또한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저가 PB는 유통업체 횡포…‘1등급 원유’로 대응
중국 수출 위해 공장 등록…이슬람 시장도 개척   

- 조합장 취임 후 3년 만인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성과를 올렸다. 남은 임기동안의 비전은?

▶ 국내 우유 시장은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서울우유가 1위 기업으로서 끊임없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유'부문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지난달 중앙연구소 준공을 통해 시장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개발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한 발 전진했다고 자평한다.

따라서 금년도 판매목표는 하루평균 5만개 신장하는 것으로 잡았다. 현재 목표를 달성하고 있지만, 수익창출 면에선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우유시장은 꾸준히 넓혀야 하므로 음용 계층을 이제까지의 어린이 학생 중심에서 성인들로 확대시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지금까지 유업체들이 비타민 칼슘 등을 보강한 기능성우유를 개발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소비자들이 이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건강에 맞는 우유제품을 선택해 믿고 마실 수 있도록 확실한 기능을 갖는 맞춤형 우유제품 개발에 중점을 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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