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시장 '찬바람'
위스키 시장 '찬바람'
  • 유연상 기자
  • 승인 2003.03.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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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판매량 연초비 30% 급감

지난 99년 외환 위기 이후 최근 몇 년간 불황을 모르고 성장하던 위스키시장이 국내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급속도로 움츠러들고 있다.

주류공업협회와 주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위스키 판매량이 25만868상자(500㎖, 18병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만7551상자)보다 3% 줄었다. 또 1월(37만8767상자)에 비해서는 무려 30% 이상이나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지난달 업계 1위에 오른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2월에 9만1200상자를 팔았는데 이는 전월 12만6800상자보다 28% 줄어든 것이다. 진로발렌타인스는 1월의 11만9300상자에서 2월에 8만2800상자로 30%, 롯데칠성은 3만8500상자에서 3만2100상자로 17% 감소했다. 하이스코트도 2만100상자에서 1만6200상자로 19% 줄었다. 비록 물량이 적긴하지만 두산의 ‘피어스클럽18년’만이 2400상자에서 2745상자로 14%정도 증가했다.

위스키 판매량은 외환 위기 이후 크게 늘어 2000년 39%, 2001년 19%, 2002년 1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왔다. 물론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는 있지만 지난 2월 위스키 판매량 급감은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또한 위스키 주판매처인 업소 역시 접대 손님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전형적인 불경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2월이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이라크 전쟁, 기름값 인상, 대구 지하철 참사 등으로 술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여파는 봄철 위스키 특수 시즌인 4~5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체들은 이러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독특한 행사와 거리 홍보 행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자사 브랜드인 ‘윈저’를 전면에 내세우고 업소 종사자들을 비롯한 위스키 주소비층인 30~40대를 겨냥한 축구 대회를 열고 있다. 또 하이스코트는 최근 출시한 ‘랜슬럿’의 홍보를 위해 아마추어 골프 대회를 준비 중이며 경품으로 승용차를 비롯해 대형 텔레비전, 골프채 세트 등을 내걸고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월은 영업일이 다른 달에 비해 2~3일 가량 적고 졸업, 입학식 등으로 가계 지출이 늘면서 위스키 소비량이 줄어들었지만 판매량이 30% 이상 감소한 것은 이상 현상임에는 틀림없으며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올해 위스키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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