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53)]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공유가치창조(CSV)
[C.S 칼럼(53)]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공유가치창조(CSV)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9.0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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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성장 달성 위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문백년 식품정보지원센터 대표(식품기술사)

△문백년 대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이어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뜨겁다.

■ CSR과 CSV의 차이점

CSV는 하버드 대 마이클 포터와 마크 크레머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를 통해 2011년 1월 자본주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How to Fix Capitalism?)에서 주창한 개념이다.

CSV가 주목을 받게 되는 이유는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자본주의의 문제를 극복하고 기업의 지속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경영의 패러다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본주의 4.01’ ‘공생발전’ ‘상생협력’등 새로운 경영 이슈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환경, 기후변화, 물 부족, 식량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환경적 도전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은 기부와 후원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공유가치창출(CSV)의 차이는 무엇일까? 일단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책임보다는 공유가치라는 용어가 경영자의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업의 가치사슬 안에서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CSV를 처음 주창한 마이클 포터 교수는 공정무역의 사례를 통해 CSR과 CSV의 차이를 설명했다.

“가난한 농부가 재배한 농작물에 제값을 쳐주는 공정무역은 CSR관점에서 빈곤을 해결하는 선행이지만, 이는 현재의 파이를 재분배하는 것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는 반면 CSV는 농법을 개선하고 농부를 위한 지역 협력과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접근해 농부들이 더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작물을 재배해 수확량과 품질을 개선하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기업의 공유가치창출(CSV)과 사회적책임 활동(CSR)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비즈니스와의 연계 여부에 있다. CSV는 처음부터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하지만 CSR은 기업이 이미 만들어 낸 이익의 일부를 좋은 일에 쓰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CSR은 비용으로 인식되는 반면 CSV는 사회·경제적 효용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기업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환경·기후변화·빈곤·문맹·신기술·노사문제 등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도모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하기도 하지만, CSV는 사회 문제와 기업 핵심역량의 접점에 기존 경쟁시장과는 다른 신시장(Blue Ocean)이 있다는 시장 창조적 시각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CSR 공정무역 등 기업 이익 일부 환원 비해
CSV 비즈니스 연계 사회–경제적 효용 증대

사회적 분위기 “CSV가 진일보한 형태” 인식
대체 아닌 상호 보완 관계로 해석이 바람직

■ 활동에 의한 분류와 주의점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 유형들을 CSV주창자들은 문제 해결형, 후원형, 시장창조형, 공유가치 창조형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CSV는 바로 시장창조형 활동, 공유가치창출을 통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라 볼 수 있다.

그 동안 사회적 필요에 따라 기업들이 많은 활동영역을 넓혀왔던 CSR은 문제해결 활동과 후원활동이 주류를 이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사회 전반적 분위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보다는 공유가치창출(CSV)로 나아가야 하고 CSR보다는 CSV가 발전된 형태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CSV가 발전된 기업의 사회활동 형태라고 할 수는 없다. 일부 CSR전문가들은 CSV가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기업이 지나치게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게 되는 CSV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독일의 CSR 전문가인 레네 슈미트페터 박사는 “기업들은 시장 밖에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타인에 대한 공감이 바탕이 되지 않은 CSV 역시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로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또 다른 견해는 CSV가 CSR의 주체를 이해관계자가 아닌 기업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보내고 있다. CSR의 본질은 이해관계자 이슈를 기업들이 관리하고 대처하는 것에서 비롯되는데, CSV는 여전히 기업 중심 사고에 매몰돼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포터 교수는 사회공헌활동에서 CSR과 CSV라는 도식을 도출했는데, CSR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CSV를 소개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CSV 개념이 갖고 있는 장점과 한계에 비춰볼 때, CSV와 CSR은 상충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관계로 해석하는 편이 옳다. 이제 기업들이 연말에 직원들과 연탄 나르기 또는 이와 비슷한 일회성 행사로 사회적 책임을 어느 정도 수행했다고 홍보하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CSR이든 CSV든 기업이 힘 있는 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이나 공유가치창출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부의 편중으로 인한 자본주의 폐해를 치유하는 일에 기여하는 것이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며, 지속가능경영의 열쇠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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