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54)]기업의 공유가치창조(CSV)
[C.S 칼럼(54)]기업의 공유가치창조(CSV)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9.2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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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해결 통해 지속가능 발전 실현
문백년 식품정보지원센터 대표(식품기술사)

△문백년 대표
탈무드에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라”는 말이 있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는 사회적 책임 활동의 일환으로 자선사업 성격의 기부 활동을 하기보다는 공유가치창출로 나아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 갈수록 활발해지는 CSV에 대한 인식

CSR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에게 시회공익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기업이 국가를 지탱하는 사회안전망의 한 축이 되도록 하는 것으로, 최근엔 공유가치창조(CSV)라는 새로운 모델이 제시돼 이를 전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이는 기업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빈곤, 기후변화, 식량부족 등 사회 공동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는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각 국가, 지방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갈수록 늘어나는 사회복지 예산을 국민들의 세수(稅收)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각 기업들의 핵심역량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전개하는 것도 CSV가 활발해지는 이유 중 하나다.

또 각 기업들이 법적책임, 소비자보호책임 등의 사회적 책임은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고 여기에 사회의 힘 있는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의식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 대기업의 임원들은 기업이 품질, 서비스 등 고객만족은 기본적으로 수행해야하고 앞으로는 공유가치창출에 비중을 둬야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실제로 각 기업들은 고객상담실을 통해 접수되는 상품에 관한 의견, 아이디어, 마케팅 관련 제안, 사용상 불편사항, 표시광고에 관한 제안, 안전성 문제 등의 데이터들을 통해 수많은 유익한 정보들을 얻는다. 따라서 고객 중심을 모토로 하는 회사들은 자연스럽게 공유가치창조에 참여하고 앞장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농 방글라데시서 저렴한 요구르트로 사회 공헌
지역 여성 판매원 고용 - 아이들 영양 실조 등 해결
국내서도 활기…방향 설정·전략 있어야 가치 창출  

■ 식품업체들의 공유가치창조 활동

그러면 기업의 공유가치창조에 대한 식품기업들의 실천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세계 1위 식품기업이자 스위스에 본사를 둔 네슬레는 고품질의 커피원두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특정지역 농가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의 하마라는 마을에 ‘책임 농업’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네슬레는 이를 통해 농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장비와 비료를 공급하는 등 전략적으로 지역주민에게 투자함으로써 커피의 질과 생산량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어린이 건강 프로그램 보급, 친환경 에너지 사용, 폐기물에서의 에너지 생산, 친환경 퇴비 활용, 청정 에너지 사용 등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세계 식품 4위 업체이자 세계 최대의 유제품 생산업체인 다농 그룹은 마이크로크레디트 은행인 그라민 뱅크와 합작으로 2006년 ‘그라민-다농’ 기업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유제품에 강한 다농의 핵심역량을 통해 필수영양소가 함유된 ‘샥티도이(Shoktidoi)’라는 요구르트 브랜드를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공급, 방글라데시 아이들의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지역 여성판매원들을 제품 배달원으로 고용했다. 이는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빈곤층 아이들의 문제 해결 방법에서 비즈니스를 찾은 것이다. 특히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과정에서 지역 농부와 여성들을 고용해 이들의 구매력을 높이는 한편, 지역경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식품대기업들도 몇 년 전부터 공유가치창조에 대한 연구는 물론 경영 실천을 위해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전문연구모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핵심 사업 역량에 기반을 둔 사업 수행과정에서 공유가치창조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나 전략 수립 없이 단순히 분위기에 편승해 추진하는 CSV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충분한 검토와 전략을 바탕으로 CSV를 수행해야 진정한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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