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56)]기업의 공유가치창조(CSV)
[C.S 칼럼(56)]기업의 공유가치창조(CSV)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10.06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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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경영자 공유가치 비전·실천의지 보여야
문백년 식품정보지원센터 대표(식품기술사)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공유가치창조(CSV) 발전적 모델이 절실하다

■국내 대기업 경제력 집중과 공유가치창출 과제

최근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한전부지 7만9000여 ㎡의 인수전에서 감정가 3배가 넘는 10조5500억 원에 주인으로 낙찰된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통큰 베팅’이 연일 회자되고 있다. 베팅의 귀재로 통하는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못지않은 세기적 베팅이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물론 무리한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한전부지 인수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립 필요성을 비롯해 부실화된 공기업인 한전 부채비율의 감소, 정부 사내유보금 감소 호응 등 국가 경제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인수금 외 개발비용까지 합하면 15조 원에서 20조 원의 막대한 자금투입이 예상되지만 공기업인 한전 부채의 20% 감소효과와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립운영, 관광객 유치로 인한 경제 활성화 등 인력의 고용창출효과 등을 고려해 본다면 충분히 공익가치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이러한 기대는 낙찰 발표 후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을 불러놓고 정몽구 회장이 “정부로부터 사는 것이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고 한 말에서도 현재 가치로만 계산한 것이 아닌 개발가치와 공익가치를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공유가치창조를 어떻게 찾고 추진해 갈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이 ‘우리 사회에는 어떠한 큰 문제들이 있나?’를 찾아보면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기업집단의 경제적 비중과 시장지배력’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상위 30개 기업이 제조업에서 점하는 비중이 45.5%에 달했다. 이중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3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두 거대그룹으로의 쏠림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반면 종사자 수 비중은 16.2%에 불과했다. 종사자 비중이 70~80년대 35% 수준에서 90년 중반 40%대에 이르렀던 과는 차이가 많다.

또한 2000년대 후반부터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서 극소수 초대형 기업의 성장세는 두드러진 반면 여타 기업들의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다시 말해 부의 편중은 대기업 위주로 심화되는데, 고용비율은 현저히 낮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최우선 과제는 실업문제로 인한 일자리 창출이다. 청년층 실업율은 물론 수명연장과 함께 은퇴 후 50대 이상 노년층 일자리 부족 또한 큰 사회적 문제다. 하지만 우리 경제에서 일자리 88%는 경제력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점이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CSV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경제력 집중 비중이 높은 만큼 사회적 책임 비중도 높고, 공유가치창출의 실질적 참여 필요성도 많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력 집중 비례 공유가치 창출 요구 높아
대기업 中企와 동반성장 통해 시장 찾아야
시민 등 이해당사자 소통·공감 때 성공

■내부에서부터 점차 확산돼야 할 CSV

국내 경제력 집중화의 주역인 초우량 기업들은 글로벌 경영을 기치로, 해외 공장건설과 현지인 고용 등으로 세계적 공익에 기여하는 면이 많지만 공익가치창조 경영을 국내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고 순리다.

공유가치창조의 실천을 위해서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공유가치창조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실천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지향하는 사회적 공익가치에 대한 조직 구성원들의 합의와 동일시도 유도해야 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공익가치에 합의하면 우리 사회의 만성적 노사 갈등의 해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시민과 사회의 모든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협동의 가치를 공감하고, 소통하고, 나눌 때 비로소 기업의 공익가치창조 활동은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소모적 시간낭비와 기회손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 막대한 피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중재하고 해결해 나가는 역할에 대해선 정부도 정치권도 대기업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초원의 강자이자 동물의 왕으로 불리는 사자나 힘센 호랑이 등이 막강한 힘을 이용해 유약한 초식동물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포악하게 군림만 한다면 오래지 않아 초식동물의 멸종 그 다음은 육식동물의 감소 등 결국 모두가 공멸하게 될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제 힘 있는 대기업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을 발휘해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가까운 우리 사회문제에서 시장을 찾고, 약자들과 동반성장해 나아갈 길은 물론 사회 전체가 튼튼해 져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고유의 사업수행 영역에서 실천가능하고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CSV의 발전적 모델이 되도록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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