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웨하스·대장균군 시리얼...잇따른 식품 안전사고 시장에 충격파
식중독 웨하스·대장균군 시리얼...잇따른 식품 안전사고 시장에 충격파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4.10.20 0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진국형 사고에 비난 고조…소송 움직임
내수 시장 얼어붙고 수출에도 악영향 우려

식품업계는 최근 일부 업체들의 도덕성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자 가뜩이나 침체된 시장 경기를 꽁꽁 얼어붙게 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FTA로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글로벌 식품시장에선 안전성을 최대 이슈로 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주로 어린 아이들이 즐겨먹는 식품을 함부로 다룬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 내수는 물론 국산식품의 해외 수출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크라운제과의 식중독균 오염 ‘유기농 웨하스’ 제품 유통과 동서식품의 대장균군 검출 시리얼제품의 재가공 행태는 소비자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식품업계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이 동서식품의 경우 이러한 사실이 적발돼 식품당국으로부터 해당 제품에 대한 유통 판매 금지 조치를 받은 후에도 “대장균은 우리 주변은 물론 시리얼 원재료인 곡물에도 들어 있는 것으로 오염됐다 해서 버릴 필요는 없다”식의 뻔뻔한 태도를 보여 소비자들의 원성을 들끓게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할 식품기업이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을 해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며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양 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천명했다.

소협은 이들 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사회적 책임이 바닥에 떨어졌음을 지적하고, 각종 규제 완화책으로 식품안전을 우려케 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안전 정책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소협은 또 “식약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업의 실효성 있는 자가품질검사 제도 보완과 HACCP 인증업체에 대한 관리체계 및 비도덕적인 기업들에 대한 가중처벌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다시는 시장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회는 22일까지 유통판매 금지된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 '그래놀라 파파야 코코넛', '오레오 오즈', '그래놀라 크랜버리 아몬드' 등 4개 품목 구매자 및 관​련 피해 사례를 모집해 법적 검토를 거쳐 소비자 집단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경실련 측은 "가공식품에 생산 및 유통 과정 중 실수로 이물질이 유입돼도 소비자에게는 크나큰 피해와 위험으로 다가온다"면서 "동서식품은 자사의 이익만을 중시해 대장균군이 검출된 제품을 정상제품에 고의로 혼입,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식약처에 이어 검찰의 강도 높은 추가 압수수색이 이어지고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동서식품은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뒤늦게 “고객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와 관련, 식품전문가들은 “식품에서 대장균은 다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균들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위생의 지표세균이기 때문에 식품위생법상 ‘불검출’ 기준을 설정해놓고 있다”며 “동서식품의 대장균군 오염 시리얼 사건은 식품안전에 대해 불감증 내지 의식이 후진국형인 어처구니없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한 전문가는 “대장균 중에는 병원성도 있는데 1996년도 일본에서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해 어린 학생들이 사망한 경우도 발생했다”며 “어떤 경우라도 대장균이 검출된 것을 알고도 제품에 사용했다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식품업계는 기업자율로 운영되고 있는 '자가품질검사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학계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