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65)]기업의 공유가치창조(CSV)
[C.S 칼럼(65)]기업의 공유가치창조(CSV)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12.08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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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영학계 CSR-CSV간 개념 논쟁
소득불균형 심화 속 사회적 기여가 중요
문백년 식품정보지원센터 대표·식품기술사

△문백년 대표
■ 연말에 집중되는 사회공헌 활동…CSR? CSV?

일반적으로 연말이 되면 이웃 돌봄 프로그램, 사회복지시설 방문,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 연탄 나르기 등 다양한 복지활동이 차가움을 녹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각 기업이나 단체는 어떤 시기보다 날씨가 추운 연말연시에 사회공헌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이러한 사회공헌이나 봉사활동을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 회사는 이를 공유가치창조(CSV)활동으로 포함시켜 소개하기도 한다.

어떤 활동이 CSR에 속하고 어떤 것이 CSV에 속하는 것일까? 사회공익활동들이 기업의 경영활동 결과로 창출된 이익 중 일부를 나누는 것이라면 CSR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사회적 문제를 기업 고유의 사업영역과 연관하면서 이익을 창출해 간다면 CSV라고 볼 수 있다.

■ CSR과 CSV 논쟁보다는 기여도가 중요

최근 미국 경영학계에서는 CSR의 대부로 불리는 앤드루 크레인(Andrew Crane) 요크대 경영학과 교수와 CSV 개념을 발표한 마이클 포터(Michael E. Poter) 하버드대 교수간 논쟁이 시작돼 사회적 책임(CSR)과 공유가치창출(CSV)을 둘러싼 이론적 싸움이 한창이라고 한다.

미국 유력 일간지에 따르면 마이클 포터 교수는 “기업이 법을 준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는 CSV의 필수불가결한 전제 조건”이라며 CSV가 CSR보다 발전된 경영이론임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크레인 교수는 “마이클 포터 등이 CSR을 단지 자선 활동의 일환일 뿐이란 인상을 주고 수십 년간의 CSR과 비즈니스 관련 사례들을 무시하고 있다”며 CSV의 오해와 단점들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한 뒤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크레인 교수는 “CSV는 결코 새로운 개념이 아니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간의 긴장을 무시하고 있고, 실제 적용이 어려운 개념이며, 사회적 역할에 대한 얕은 이해로부터 출발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논쟁들이 학자들 간 주도권 다툼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 것은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한 것일까? 학자들 간 이러한 논쟁들이 반드시 소모적인 이론싸움으로만 번지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공유가치 창조 경영이나 사회의 힘 있는 일원으로써 창출된 이익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일익을 담당하던지 사업을 영위해 가는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창출과 사회적 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해가던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경영이론을 접목시켜도 중요한 것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인 것이다.

■ 소득불균형 심화 시대에 가진 자들이 지녀야 할 태도

신라 학자 최치원이 시조인 경주 최씨 가문이 조선 중기부터 후기까지 300년간 부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 경주의 최 부잣집은 12대를 이어온 유명한 부잣집이면서도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만 챙기는 옹졸한 부자가 아닌 사회를 돌아보고, 부자이면서도 절제할 줄 알고 사회문제에 기여할 줄 아는 명문가문이다.

최 부잣집의 가훈이라 할 수 있는 여섯 가지는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고, 둘째 재산은 만석 이상은 지니지 말 것, 셋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할 것, 넷째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말 것, 다섯째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을 것, 여섯째 사방 백리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육훈(六訓)을 철저하게 실행해 오늘날까지도 존경받는 부자의 표상이 되고 있다.

육훈을 대대로 실행해 9대에 걸쳐 진사를, 12대에 만석꾼을 배출한 집안으로도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해결에도 적극 참여했다. 대대손손 가훈을 지켜가며 부를 쌓았고, 나그네나 거지들에게 돈을 나눠 주며 밥을 먹여주는 선행을 했다.

이중 시조인 최진립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의병을 이끌고 직접 전투에 참여해 나라를 사수했고, 마지막 만석꾼이었던 최준은 일제강점기 상해임시정부에 독립운동자금을 지속적으로 보내 조국의 독립에 어떻게든 기여하고자 했다. 비록 그 시대에 이론적 정립이 없다 해도 사회문제에 대해 책임의식을 느끼고,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한 훌륭한 사례인 것이다.

핵심은 사람이다. 얼마나 자기중심적 생활에서 벗어나 주위의 다른 사람들과 사회공통의 문제를 나의 책임으로 여기고 함께 고민하고, 기여하고자 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사람이면 어떤 위치에서든 실질적으로 베푸는 삶, 섬기는 삶이 될 뿐 아니라 그가 경영하는 기업이나 단체는 CSR이나 CSV라는 기치가 아니더라도 그러한 방향을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 시대의 우리나라 억만장자들 중 한 두 사람만이라도 이러한 생활을 한다면 사회적 문제해결은 물론 차가운 세상에 온기가 많이 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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