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폴란드 유럽의 식품 강국…쇠고기 등 육류 교역 확대 바라
[인터뷰]폴란드 유럽의 식품 강국…쇠고기 등 육류 교역 확대 바라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4.12.08 0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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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 유제품 밀가루 등 수출…한국 점유율 낮지만 가능성
주한 폴란드 대사관 카롤 펭착 무역투자진흥부 대표

중동부 유럽지역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으로 꼽히는 폴란드. 그러나 한국에서 폴란드의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런 폴란드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육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홍보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 초 폴란드 야생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함에 따라 우리 정부가 폴란드산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시켰는데도, 폴란드 측은 폴란드육류생산자근로자협회(UPEMI: Union of Producers and Employers of the Meat Industry)를 중심으로 유럽 육류의 전통과 품질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UPEMI는 지난달 12~1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 참가해 유럽 육류와 육류가공제품을 선보였는가하면 한국과 폴란드의 유명 셰프를 초청해 유럽 육류를 이용한 쿠킹쇼를 열기도 했다. 또한 폴란드대사관 무역투지진흥부는 폴란드식품산업 프로모션의 밤을 개최해 폴란드 육류 및 농식품을 이용한 다채로운 음식을 선보였다. 이에 본지는 카롤 펭착 주한폴란드대사관 무역투자진흥부 대표를 만나 폴란드 식품산업의 특징과 강점, 한국과 폴란드간 식품교역 관계 등 궁금증을 풀어봤다.

-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폴란드 식품산업의 환경과 특징은?

▶폴란드는 국토 면적의 40%가 경작 가능(한국은 17%)하고 농업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3800만 명 인구 중 농업종사자가 상당수를 차지하며 그만큼 농산물 생산량도 많다. 폴란드 식품시장 규모는 3만여 개 업체가 연간 1300억 달러 규모를 생산하며, 이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3국을 합친 것보다 크다.

주요 생산 품목은 육류가공품이 20%로 가장 많고, 과일야채 7%, 밀가루전분 6% 정도이고, 특히 밀가루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 외에도 음료 5%, 유제품이 4%를 차지한다. 특히 감자와 쌀은 EU 최대 생산국이며 당무(슈가비트), 쇠고기 돼지고기(Hogs, cattle)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한다.

- 최근 홍보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는 폴란드 육류와 관련해 한국 시장이 갖는 의미는.

▶UPEMI는 2009년부터 EU 기금을 지원받아 활발한 육류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경제활동은 상호 무역관계와 밀접하다. 폴란드에 있어서 한국시장의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지만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올해 2월 폴란드 돼지고기가 아프리카 열병으로 인해 수입 금지됐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폴란드 농림부장관이 방한해 이동필 장관을 만났는데, 향후 전망은?

▶올 초 돼지고기 수입이 금지된 이후 폴란드 정부는 한국 검역당국에 모니터링 결과를 주기적으로 제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한국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EU 국가에서는 이미 폴란드 육류의 안전성이 검증됐고,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질병 발생 지역 외에서 생산된 육류의 수입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지역별(주별) 금지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5월, 11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 검역본부와 미팅을 가졌으며, 12월 중 폴란드 현장조사를 계획 중이어서 조만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폴란드 육류의 장기간 수입 금지로 인해 한국 파트너들의 비즈니스가 중단된 상태이며, 일부 업체들은 다른 거래처 물색하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손실을 감수하고 있어 조속한 개선이 이뤄지길 희망한다.

- 폴란드식품 수출의 75%가 유럽 시장으로 공급되고 있다. 주로 어떤 품목이 수출되나?

▶폴란드는 식품의 안전성 검증절차가 까다로운 EU지역으로의 수출을 모토로 하고 있다. 육류를 비롯해 주스, 당과, 알코올, 미네랄워터, 치즈, 요거트, 소시지 등이 주요 수출 품목이다. 한국으로의 수출은 돼지고기가 75%를 차지하며, 밀가루, 감자전분 등이 10%, 유제품 5%, 가공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치즈와 분유, 커드 등이 주를 이룬다. 폴란드는 농업종사자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환경을 중시하며, 따라서 농약이나 화학성분이 적은 친환경유기농산물이 발달돼 있다.

- 한국에서는 일본원전사고 이후 아로니아의 건강기능성이 부각되면서 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폴란드산 아로니아를 원료로 한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폴란드 아로니아 시장은 어떤가.

▶폴란드 아로니아는 전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량이 절대적이다. 식품 외에도 화장품 치약까지 그 적용범위가 대단히 넓다. 베리류 중 안토시아닌 함량이 가장 많은 아로니아는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한국의 경우 생과 및 묘목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농축액 상태의 원료로 수입하고 있다. 폴란드 내 아로니아 소비는 주스가 가장 많고 와인, 요거트, 화장품 등으로 이뤄진다.

- 한국과 교역이 활발해지기 원하는 식품분야는?

▶올 초 수입 금지된 돼지고기와 BSE 발생이후 지금까지 막혀 있는 쇠고기의 수출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한다. 한국의 경우 마트에서 취급하는 식품의 종류가 많지 않아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는 것이 슬프다. 햄·치즈와 요거트, 알코올, 초콜릿 등 다양한 수입산 제품을 취급함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

돼지고기 금수로 수입 업체 사업 차질…조속한 개선 희망
아로니아 세계 물량 90% 공급…국내엔 농축액으로 반입
한국 식품 폴란드 진출 현지 식문화 이해하고 접근해야

- 식품 교역상 문제점은.

▶한국이 수입산 천연꿀에 매기는 관세는 260%에 달한다. 이는 수입을 아예 불가능하게 하는 높은 관세율로 무역장벽이나 마찬가지로, 폴란드에는 수많은 종류의 천연꿀이 있는데도 한국시장에 선보일 길이 막혀 있다. 한국 농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한국소비자들은 고품질의 제품을 접할 기회마저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 한류 열풍과 함께 한식의 세계시장 진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식 및 한국식품이 폴란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갖춰야할 조건이 있다면.

▶폴란드는 감자가 주식이고, 햄이나 빵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카나프카(폴란드식 샌드위치)를 즐겨먹는다. 이러한 식문화의 차이로 인해 폴란드에서 라면, 김 등으로 어필되는 한국식품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다. 한국 음식 및 식품이 폴란드 시장에 진출하려면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6년간 교역규모가 20%나 상승하고, 150개 이상 한국기업이 폴란드에 진출해 있지만,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한국음식에 대한 맛과 기호도 맞지 않아 한국 식당이 교민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폴란드와 한국은 역사적인 면에서 비슷하지만 문화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국을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코트라 바르샤마무역관을 통해 폴란드 식문화와 식품시장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습득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즐겨하는 한국음식과 추천하고 싶은 폴란드 음식은.

▶된장찌개 김치찌개 갈비탕 삼겹살구이 갈비 등 대체적으로 한국음식을 즐겨먹는다. 반찬의 종류가 다양한 것도 만족하며, 그 중에서도 특히 두부부침을 좋아한다. 한 가지 불만인 것은 식품은 맛이 가장 중요한데도, 일부 한국 사람들은 맛은 없어도 건강에 좋다며 강권하는 경우가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

폴란드인들은 이탈리안 음식과 미국의 패스트푸드, 일본의 스시, 베트남 음식 등을 선호한다. 폴란드 방문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식은 주렉(Zurek)-스프, 비고스(Bigos)-김치볶음같은 양배추음식, 피에로기(Pierogi)-과일과 버섯, 치즈, 감자 등을 곁들인 폴란드식 만두, 플라체(Placek ziemniaceany)-감자전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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