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67)]식품산업의 고객만족-항공기 땅콩회항이 주는 교훈
[C.S 칼럼(67)]식품산업의 고객만족-항공기 땅콩회항이 주는 교훈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12.22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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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CSV 근저엔 인간존중·고객만족
내부고객 임직원부터 만족시켜야 가능
문백년 식품정보지원센터 대표·식품기술사

△문백년 대표
항공기 땅콩회항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고객서비스를 책임지는 임원으로서 기내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고객접점 직원들의 서비스 자세나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하도록 나무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도를 넘어 출발선상에 있던 항공기를 회항하면서까지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것은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항공관련 법규를 몰라서 생긴 문제로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재벌총수와 그 일가들의 사고에는 의외로 공과 사의 구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100% 자기 자본의 회사라도 임직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인격적 대우와 사회 질서를 지켜가며 경영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물며 주식시장에 공개된 기업일 뿐 아니라 오랫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 대표의 딸이자 고객서비스를 책임맡고 있는 부사장의 위치에 있는 사람의 행동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이 것이 비단 이번 해당항공사 총수 일가만의 문제일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회사 이미지와 경영에 치명적 타격을 가져다주는 사건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저변에는 재벌가들이 경영을 책임 맡은 회사를 자신의 소유로 인식하고, 회사에 소속된 임직원들은 마치 하인처럼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된다. 한때 잘 나가던 벤처기업 대표나, 중견기업 대표들도 이러한 사고 방식 때문에 회사 돈을 임의로 집행하거나 독단적인 의사 결정으로 주식시장을 교란시켜 사법처리된 사례들이 많다. 다른 투자자들의 자본을 위임받아 경영을 맡은 청지기라는 신분을 망각하고 안하무인격으로 이른바 황 제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회사는 비정상적인 경영으로 갈수록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임직원들의 노력과 수고가 헛되는 것은 물론, 믿고 맡긴 주주들에 대한 배신행위이고 결국 자신까지도 불행해진다는 것을 그들 자신만이 모르는 것일까? 이번 일을 계기로 재벌총수 일가들의 대오 각성이 필요하다. 자신들을 믿고 맡겨준 다수의 주주들에 대해 책임의식을 갖고 참된 고객만족 경영을 펼쳐가야 할 것이다.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가장 먼저는 내부 고객만족부터 실행되지 않으면 진정한 고객만족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는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사람이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앉게 되면 그 조직이야 말로 언제 이 사회의 골치 덩어리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 우리나라 초우량 대기업들이 대부분 3세 경영체제로 바뀌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불거진 이번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을 교훈삼아 경영인수이전에 인성교육부터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 변화의 패러다임에 민감하면서도 기본은 흔들림 없어야

기업마다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에 발빠르게 대처하며 사회적 책임(CSR)이나 공유가치창조(CSV)등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기본이 되는 고객만족, 인간존중 등에 대해서는 등한시하는 경향은 없는지 걱정스럽다. 미국의 과학역사학자인 토머스 쿤의 이론에 의하면 패러다임이란 모든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의 규칙과 법칙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사물과 상황의 지각(perception)에 있어서 필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 자신의 고정 관념이나 선입견에 의해 모든 사물이나 현실을 선택적으로 지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물이나 현상을 지각 또는 인식하는데 있어 고정 관념이나 선입견의 역할을 하는 필터와 같은 지각체계를 패러다임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들이 사물이나 상황을 지각하는 데 있어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필터와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적기에 하지 않으면 새로운 시장여건 제대로 대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의사결정에서 강조되는 경영의 원천인 경영이념에 고객만족, 인간존중 등을 포함하지 않은 기업이 없을 것이다. 고사성어 중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먼저 자기 몸을 바르게 가다듬은 후 가정을 돌보고, 그 후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경영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자기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고 멀리 있는 고객들을 존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내부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외부고객을 만족시키는 경영이 가능한 일인가를 깊이 있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CSR이나 CSV 선도기업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큰 상을 받기도 하지만, 정작 내부 고객인 사내 임직원들을 대하는 최고경영자들의 자세와 태도를 보면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기본이 흔들려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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