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68)]식품 사건 위기관리 갈수록 중요해져
[C.S 칼럼(68)]식품 사건 위기관리 갈수록 중요해져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01.05 0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응 미숙 인한 이미지 추락 사례 많아
문백년 식품정보지원센터 대표·식품기술사

△문백년 대표
■ 오너 관련 리스크의 영향력

한국에서 재벌그룹의 오너 관련 리스크만큼 큰 영향력은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물 것이다. 무엇보다 오너와 그 일가의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오너리스크의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

2005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장남이 운전 중 70대 할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해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비롯해 2007년 한화 김승연 회장이 자기 아들이 술집에서 맞고 들어오자 자신이 나서 보복 폭행을 가한 사건. 최근 대한한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사건 등은 재벌 2세들의 안하무인격 무례함과 횡포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이외에도 비자금 조성 및 세금 탈루 등으로 상당히 많은 재벌 회장들이 구속 또는 실형을 선고받거나 주가 조작으로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되는 등 경영자 관련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그때 마다 해당 기업들은 이미지 추락과 주가 하락 등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하며, 사안에 따라서는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안겨주고 국제적 망신을 가져와 기업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기도 한다.

문제는 한국 재벌기업들의 독특한 지배구조로 인해 이러한 위기사건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윗선에 직언해 위기를 조속히 수습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나 조직이 없다는 점이다. 이번 땅콩 회항사건도 발생 초기 해당기업 임원 중 누구 한명이라도 오너와 그 일가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겠는가? 국내에서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런 직언을 할 수 있는 분위기의 회사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모두는 아니지만 상당수 재벌 2세와 3세들의 경우 고생을 해보지 않고 쉽게 경영자 위치에 서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치고 어울리며 성장한 인격이 아닌 누군가 옆에서 떠받들어주는 삶을 살아온 탓에 회사 직원들을 귀하게 여길 줄 모르고 쉽게 생각하는 것은 재벌기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다.

정상적인 절차에 따르지 않고 예외적 입사나 초고속 승진을 하는 재벌 2, 3세들이 과연 회사의 얼마나 도움이 될까?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여러 사례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 갈수로 커지는 위기관리의 중요성

기업 운영에 있어 정해진 사업 계획과 방식으로 경영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기상황이 발생해 민감한 시기에 위기관리를 잘 못하면 그동안 쌓아온 기업의 명성은 물론 기업 가치까지 하루아침에 추락할 수 있다.

국내 대형 식품관련 위기상황에서 도산한 기업이나 치명적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일본에서도 50년 이상 명성을 쌓았던 식품기업 유키지루시유업이 고객 클레임 관련 위기상황에서 미비한 절차로 결국 문을 닫는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는가?

기업에서 갈수록 중요해 지는 것은 위기관리다. 위기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필요한 내용을 가감없이 경영진에게 직언할 수 있는 위치에 위기관리 부서를 둬야 하는 것은 물론 위기상황에서 위기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감각이 뛰어난 인재를 평소에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위기관리 부서의 책임자는 때로는 사내 야당인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외부 전문기관이나 전문성이 있는 객관적 외부 인사에게 위기관리 자문을 구하며 사내에서 들을 수 없는 직언과 수습방안을 찾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주목할 점은 기업이 한두 해 이익이 나지 않아 망하는 것보다 위기상황에서 초기대응 및 위기관리를 잘못해 추락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갈수록 위기관리가 기업경영에 있어서 큰 변수로 떠오른다는 점을 기억하고 새해에는 위기관리 조직의 신설 또는 현재 위기대응팀의 역할 강화와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 위기대응 미숙으로 기업의 손실과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위기관리 스킬보다 최고 경영층의 도덕적 투명성과 다른 사람을 자기 자신처럼 중히 여기고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인격적 성숙과 가치관의 정립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