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UAE 대사가 조언하는 중동시장 이해와 활용 방향
前 UAE 대사가 조언하는 중동시장 이해와 활용 방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5.04.06 0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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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걸프만 6개 형제국의 중심…한국 관심 높아 ‘기회의 땅’
aT주최, 이슬람 할랄시장 이해 위한 ‘토크 콘서트’

최근 박 대통령 중동 순방길에 체결한 ‘한-UAE 농업 및 할랄식품 협력’ 업무협약(MOU) 이후 중동 할랄 시장이 국산 농식품 수출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가운데,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는 시장 구조와 그들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공략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기됐다.

△김재수 사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재수)가 2일 양재동 aT센터 미래로룸에서 이슬람 시장 수출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한 ‘이슬람시장 이해도 제고를 위한 Talk Concert’에서 권태균 전 UAE 대사는 ‘중동시장에 대한 이해와 활용방향’이란 주제 강연을 통해 “최근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의가 높아지고 있는 중동시장은 우리에게 분명한 기회의 땅”이라며 세심한 전략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0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3년동안 주UAE 대사관에서 복무한 권 전 대사는 “중동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기술력이다. 도요타를 따라잡은 현대자동차와 애플을 제친 삼성전자를 갖고 있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한 뒤 “특히 중동지역의 여대생들은 한류에 미쳤다고 표현될 정도로 한국을 선망하고 있으므로 미래 구매의사 결정자들인 이들의 학교 동아리나 축제 등을 활용해 청결하고 위생적이며 건강하다는 믿음이 강한 한국식품을 적극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권 전 대사는 “특별한 중동 음식은 없으며, 다만 그들에게 종교는 생활이기 때문에 낯선 우리의 전통식품보다는 글로벌화된 서양 음식을 동물의 피나 알코올, 발굽이 둘로 갈라진 것 등을 피해 할랄 기준에 맞게 생산 공급하는 것이 좋다”며 “김치의 양념이나 이유식에 들어가는 고기류도 할랄 여부를 반드시 체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권 전 UAE 대사의 강연내용을 요약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한국식품 청결·위생·건강하다는 인식 강해
한류에 열광하는 여대생 대상 홍보 강화 필요
종교·가족·여성 존중…세심한 전략·목표 세워야  

△권태균 전 UAE 대사
◇ 다양한 중동

중동(Middle East)은 극동(Far East)과 비교되는 지역적 개념으로, 민족이나 언어적으로는 아랍으로 통하며, 아랍 연맹에는 22개 국가가 소속돼 있다. 중동는 또 종교적 개념으로 이슬람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중동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동남아, 아프리카 등 57개국(OIC)가 이에 속하며 약 14억명의 인구를 갖고 있다.

◇ 중동의 세력판도

전 세계 이슬람의 90%가 순니파이고 10%가 시아파이다. 같은 종파 중에서도 보수적인 성향과 급진적인 성향으로 나뉘는데, 이들은 철천지원수의 관계다. 이로써 사우디가 같은 순니파인 이라크반군(IS)를 공격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는 석유매장량이 세계에서 1위, 가스 매장량이 세계 2위이고, 인구가 8000만명인 이란이다. 이란은 시아파의 종주국이고, 사우디는 순니파(후세인)의 종주국이다.

◇ 탈 오일시대를 지향하는 GCC 국가들

GCC(걸프협력회의)는 걸프만 6개국이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했다. 회원국은 걸프를 공유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UAE(예멘은 제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교를 믿으며, 세습 왕정체제이고, 산유부국이는 것이다.

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는 카타르이고. 사우디는 석유가 가장 많은 나라지만 인구 또한 많아 GDP 25000불로 제일 못사는 나라다. 우리가 타깃으로 하는 GCC 6개국은 서로 형제라고 부를 정도로 끈끈한 관계여서 이 중 한 나라만 공략해도 다른 국가로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번에 박대통령이 쿠웨이트와 사우디와 UAE를 방문한 것은 걸프지역이 가장 잘사는 나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CC는 또 물류 금융 관광 의류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야심찬 허브(HUB)화 정책을 전개하고 있으며, 100년 후 석유가 고갈될 것을 대비한 산업화와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9.11 사태 이후 친 아시아 정책인 ‘Look East’를 추진하고 있다.

특화 메뉴 개발하고 파트너 등 2~3년 적응해야
국내 중동 관광객 등 대상 할랄음식점·앱 등 필요

◇중동의 허브국가 아랍에미리트연방(UAE)

UAE는 가장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경제국가로, 중동의 비즈니스 물류 및 관광의 중심지(HUB)이다. 경제적으로는 1인당 GDP가 4만5000달러(2014)로 세계 7위의 산유국이며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포스트 오일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원자력, 재생에너지, 금융, IT 등 새로운 산업 투자가 활발하다.

사회 측면에서 UAE는 아부다비 두바이 등 자국민의 비중이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한 인력의 용광로이다. 이 곳에는 200여개 국적이 공존하는데, 인도 200만, 파키스탄 100만, 이란 40만, 필리핀 20만, 중국 20만, 미국과 프랑스가 각 3~4만 명, 한국 1만 명 등의 분포를 보인다. 영국인 12만 명이 높은 임금을 받으며 금융 등 다방면에서 의사결정 계층으로 근무한다.

문화적으로는 이슬람 국가이지만, 경제 발전을 위해 ‘개방과 전통 문화의 조화’를 추구한다. 

◇ UAE 식품소비시장 특징
UAE는 소비되는 식품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기후조건상 외식은 Mall과 Hotel이 중심이 되고, 단독 레스토랑은 영세해 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용한다. 외국인이 90%를 차지하고 개방된 사회분위기로 인해 외식 식당은 대부분 서구화돼 있으며, 전통식당은 레바논식이나 터키식, 이란식이 주를 이루고 제한적이다.

주류 판매와 소비는 스포츠시설과 관광호텔에만 허용돼 있으며, 라마단 금식기간에도 전체 식품소비량이 증가하고 일부 관광호텔에서는 식품 판매를 허용한다.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음식점도 확대되는 추세이다. 호텔 등 시설이 대형화와 고급화되고 있는 점에 맞춰 현지인에 특화된 메뉴 개발이 필요하다.

할랄푸드는 당연한 것으로 지켜지고 있으나, 외국인을 위해 일부 마트와 호텔식당에서 돈육 및 가공식품류를 예외적으로 판매하는 등 비할랄푸드도 허용하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유식, 화장품 등 할랄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강화되는 추세로, 최근에는 UAE가 세계 할랄식품의 허브가 되기 위해 말레이시아와 함께 인증 표준화에 앞장서고 있다. 따라서 의료관광 등 중동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에도 인증된 할랄푸드 음식점 확대 및 할랄 앱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무엇을 유의해야 하나
먼저, 종교와 가족 여성을 존중하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 시장을 크게 보고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파트너를 선정할 때는 에이전트와 스폰서, 투자파트너 등을 신중하게 구분하고, 초기 2~3년의 적응기간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전문가를 활용하되, 글로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동(GCC)에 대한 상식의 허와 실

• 중동은 무조건 덥다 → 중동의 겨울은 춥다
• 중동은 전쟁과 테러로 위험 → GCC 지역은 안전하다
• 중동은 술이 없다 →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도 한다
• 중동은 종교적 탄압이 있다 → 종교지역에서는 허용된다
• 중동남자는 부인이 4명이다 → 보통 1명이다
• 중동은 세금이 없다 → 일부 업종에 있거나 준조세가 있다
• 중동은 살 곳이 못 된다 → 주거, 학교, 음식, 여행 등 장점 많다
• 중동사람은 서양사람이다 → 마음과 문화는 동양이다
• 중동시장은 작다 → MENA 시장 전체로 보고 HUB로 봐야
• 중동은 사업거리가 없다 →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시장
• 중동사람은 덜 영리하다 → 중국상인이 울고 가는 중동상인
• 중동자본은 만만하다 → 철저하게 수익성을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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