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식, 아시아·중동·유럽서 안전한 건강식…미주선 웰빙 퓨전 각광
[기획]한식, 아시아·중동·유럽서 안전한 건강식…미주선 웰빙 퓨전 각광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5.04.13 0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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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삼겹살 - 일본, 갈비·전 - 미국, 불고기·바비큐 선호

우리나라 대표 한식 중 중국은 삼겹살, 고기구이를, 일본은 갈비, 삼겹살, 전을, 미국은 불고기, 바비큐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식은 유럽, 아시아, 중동지역에서 안전한 먹을거리, 건강식으로 관심을 높아지고 있으며, 미주지역에선 웰빙 트렌드, 퓨전음식, 유기농 먹을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은 8일 aT센터에서 작년 9월부터 6개월간 글로벌 컨설팅 펌인 언스트앤영 어드바이저리(EY)와 리서치 펌인 닐슨코리아를 통해 해외 31개 도시의 외식 및 한식산업을 조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발표회에는 CJ제일제당, CJ푸드빌, 아워홈, 삼립식품, 대상, 농심, 샘표 등 업계 관계자 및 학계에서 총 300여 명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해외의 외식시장과 한식 소비자들에 대한 시장정보와 통계가 부족해 국내 외식기업과 현지 한식당 경영주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거나 식당을 운영하는데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조사대상 국가는 △완결성 △실용성 △글로벌 비교 가능성 △경제성 △개방성 등에 설계 방향을 맞췄으며 △시장매력 △한식수용성 △경제·사회·문화 △기존 조사 및 사업 인프라에 부합하는 31개 도시를 선정했다. 조사방법은 온라인 설문조사(13개 도시 6500명), 전화 설문조사(6개 도시 6132개 한식당), 인터뷰(경영주 38명, 전문가 18명), 현장관찰(6대 도시) 등으로 이뤄졌다.

농식품부 - 한식재단 해외 31개 도시 한식사업 조사
아시아 인지도 높고 북경 상해 호치민 등 자주 이용
뉴욕 LA 런던 파리 등 인지도 낮고 고가 음식 인식

농식품부는 조사결과를 통해 외식기업의 해외진출을 더욱 활성화해 2014년 기준 3726개에 머물고 있는 국내 외식업체 해외진출을 오는 2020년까지 700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조사 결과 한식당이 많은 뉴욕, LA, 동경, 오사카, 북경 등 주요 13개 도시 중 북경, 상해, 연변, 호치민 등에서 한식당을 가장 자주 가는 식당으로 꼽았고, 인지도면에선 아시아는 높은 반면 LA, 뉴욕, 시드니, 파리, 런던 등은 상대적으로 낮아 향후 이들 국가 진출 시 인지도 제고에 집중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현지식과 가격 비교 시 LA, 뉴욕, 동경, 오사카, 런던은 한식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반면 호치민, 북경, 상해, 연변은 대중적 음식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식 대표 메뉴로는 중국이 삼겹살, 고기구이를, 일본은 갈비, 삼겹살, 전을, 미국은 불고기, 바비큐를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식재단 강민수 이사장
아울러 유럽, 아시아, 중동지역은 한식을 안전한 먹을거리, 건강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미주지역에선 웰빙, 퓨전음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중 미주지역에서 한식은 K-BBQ와 퓨전타코로 대표되는 푸드트럭에 집중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식재단 강민수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그동안 해외시장 정보부족으로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해외 진출기업, 현지 식당 운영자의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수집한 정보가 해외 경쟁력 제고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수요자 눈높이에 맞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오병석 과장
농식품부 오병석 외식산업진흥과장은 “이번 조사는 국내외 주요 식품기업과 외식기업, 관련학과 교수, 외식 관련 IT 업계 관련자들에게 해외 시장정보를 제공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도록 하고, 향후 현장의 주요 건의사항과 선호 정보를 수렴해 글로벌 외식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에 실효성 있는 조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는 ‘한식공식포털(www.hansik.org)’과 6월 중 오픈되는 ‘글로벌 외식 및 한식산업 정보시스템’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다음은 한식에 대한 수요가 높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국, 미국, 일본에 대한 현지 한식당 경영자 및 전문가들이 전하는 각국 공략 TIP이다.

▨ 국가별 진출 전략

중국에 웰빙 음식 알리고 다양한 메뉴 제공을
미국선 잡채 비빔밥 등 인기…단계별 고급화
 

■ 중국
◇북경
공통의견 : 북경은 한식이 웰빙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며, 한식의 맛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식당 경영주 : 중국인들은 다양한 메뉴를 보유한 식당을 선호하며, 단품 메뉴보다는 세트 메뉴와 같이 한 끼에 다양하고 풍성한 음식을 제공받는 것을 선호한다. 특히 한식이 깔끔하고 조미료를 안 쓰는 웰빙 음식이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반면 한식 고유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며, 매장 관리는 사장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 : 중국인들은 자국 음식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 때문에 같은 동양권 문화이며 웰빙으로 인식되는 한국의 장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한식당 오픈 적합지역으로는 북경, 칭다오, 상해와 같은 1선 도시며, 2선 도시로는 청도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단 직원 복지문제와 경쟁 과잉으로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식품 제조기업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상해
공통의견 : 상해는 전 세계의 식문화가 융합된 곳이므로 새로운 메뉴 개발, 적극적 홍보, 고급화 전략 등이 요구된다.

한식당 경영주 : 상해지역에서 한식은 숯불구이와 떡볶이가 대부분이며, 저렴한 음식이라는 편견이 전반적으로 퍼져있어 한식 경쟁력이 높지 않다. 무엇보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과의 교류가 많아지면서 매운 음식을 즐겨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현지 소비자 니즈를 고려한 신메뉴 개발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면 승산이 있다.

전문가 : 중국 정부에서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접대를 강하게 규제하고 있어 향후 3년간은 고가의 식당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게다가 한식은 노출도 및 PR수준이 낮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며, ‘북한식당=공연’ 등과 같이 한식당도 차별성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현재 상해지역 현지인 대부분은 한식당하면 ‘숯불구이, 돌솥비빔밥’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 일본
◇동경
공통의견 : 야채가 많이 들어간 건강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으나 한식당들의 전체적인 상황이 좋지는 않다.

한식당 경영주 : 일본인들은 다양한 메뉴를 조금씩 먹는 것을 좋아해 메뉴 구성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전문점보다는 다양한 메뉴 구성이 경쟁력있다. 또한 음식을 개별 그릇에 먹는 것을 선호하는 현지문화를 알아야하며, 한식당 경영주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메뉴가 겹치며 한국인간 가격 경쟁이 심하다.

전문가 : 삼겹살 등 구워먹는 고기는 단순하고 쉽게 모방이 가능해 건강식으로 어필할 수 있는 야채 메뉴, 찌개 등이 한식 세계화 대표메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한국인이 외국인을 접대할 만한 한식당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오사카
공통의견 : 단골손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식재료 원산지에 민감하므로 ‘한국산’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한식당 경영주 : 대지진 이후 식재료 원산지에 대해 민감하다. 특히 수산물 원산지에 민감하므로 ‘한국산’이라는 것을 강조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골손님 위주로 영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반면 한식의 보편화로 한식당의 차별성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엄격한 비자 규제로 한국인 요리사 확보에 애로사항이 있다.

전문가 : 지나치게 삼겹살, 구이류 형태에만 의존하고 현지화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어 실패율이 높다. 이는 식재료의 높은 단가 때문인데, 현지 한식당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식재료를 단체 구매해 저렴한 가격대에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일본 모방 쉬운 고기보다 야채·찌개 등 유망
한국산 식재료 홍보 효과…단골 확보가 관건 
 

■미국
◇뉴욕
공통의견
: 잡채, 비빔밥, 갈비, 삼겹살, 코리안 BBQ, 김치 등의 음식은 뉴욕에서 트렌디한 메뉴로 부상 중이다.

한식당 경영주 :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잡채, 비빔밥의 인기가 높으며, 상류층 사이에선 갈비, 삼겹살이 트렌디한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코리안 BBQ와 같이 본인이 직접 구워먹는 메뉴는 현지인들에게 신메뉴로 인식되고 있으며, 김치 등 반찬 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현지 상황 파악 미흡, 장기적 운영 전략 부족, 전문인력 활용 미흡 등으로 실패를 겪는 곳이 상당하다. 그리고 뉴욕에서 식당 운영 시에는 ‘서비스>관리>맛’ 순서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 : 뉴욕 내 식당 운영 시 가장 큰 이슈는 각종 위생 관련 법규 준수 여부다. 게다가 한식당들은 전반적으로 내부 인테리어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LA
공통의견
: 인기있는 메뉴는 All You Can Eat(AYCE) 형태의 양념 바비큐며, 메뉴 영문화와 종업원 영어능력 향상이 필요하다.

한식당 경영주 : 가장 선호하는 메뉴는 손님이 보는 앞에서 굽는 AYCE 형태의 양념 바비큐다. 또한 인근에 차이나타운이 있어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데, 이들은 발효음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한식이 많이 알려진 상태이긴 하나 확산을 위해선 외국인들에게 거부감 없는 음식부터 소개한 후 단계별로 고급 한식을 소개하는 것이 좋다. 반면 대부분 현지 한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탓에 메뉴명의 영문화, 종업원의 영어구사 능력이 미흡하다.

전문가 : 한식이 저렴하고 푸짐하지만 홍보부족으로 이용자수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반면 최근 3년 동안 미국 내 한국 셰프들의 영향으로 퓨전 한식이 크게 각광받고 있으며 셰프들 사이에서도 한국산 소스류 사용에 거부감이 없어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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