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부가 신사업 등 서울우유 100주년 향한 성장동력 모색
[인터뷰]고부가 신사업 등 서울우유 100주년 향한 성장동력 모색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5.04.20 0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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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조합장에 재선임된 송용헌 서울우유조합장

제 19대 서울우유 조합장에 송용헌 전임 조합장이 재임됐다. 이번 송 조합장 재선임은 전국 최초의 동시 조합장 선거를 통해 선출됐다는 점 또한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나라 낙농 및 유가공산업의 선봉에서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서울우유 송용헌 조합장을 만나 그의 구상을 들어봤다.

- 19대 조합장에 재선임된 소감과 포부는.

▶ 18대 조합장으로 지낸 지난 임기동안 조합원들이 권익 증대와 행복, 낙농업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던 부분이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

국내 낙농·유가공업이 위기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그래도 전임 조합장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판단으로 다시 뽑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에 만족하지 않고 조합과 조합원 모두가 발전과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한 마음으로 공약사항만큼은 반드시 지키는 소임을 다할 것이다.

서울우유는 올해 78주년을 맞았다. 앞으로 100주년을 향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꾸준히 모색해나갈 것이다. 특히 조합의 제 2전성기를 위해 시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사업과 새로운 도전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올해 매출 1조 9000억 목표…고부가 제품으로 수익 창출
중국 동남아 유제품 공급…‘앙팡’ 최고 프리미엄에 등극
이슬람 수출확대 위해 우유 외 과즙음료 등 할랄인증 추진
  

- 서울우유가 100년을 향해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란 무엇을 의미하나

▶ 조합의 존재 이유인 ‘우유’의 품질과 생산성 극대화 연구를 통해 고부가가치 유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작년에 발효유 부분에의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덕분에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앞으로도 발효유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에서 독보적 우위를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지난 3월 기능성우유 브랜드로 론칭한 ‘밀크랩(Milk Lab)’의 첫 제품으로 우유단백질을 강화한 ‘밀크랩 고단백저지방우유’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반우유 대비 단백질과 칼슘을 1.8배 강화하는 대신 지방은 일반우유의 40% 수준인 1.5%로 낮춰 육류와 같이 별도의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단백질 섭취는 늘리면서 체중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서울우유는 밀크랩 브랜드로 경쟁력 있는 신규 카테고리를 창출함으로써 수요가 한계에 달한 백색시유의 돌파구로 삼을 계획이다.

- 낙농 및 유업계가 원유 과잉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 과거에도 수급조절이 안 돼 우유파동이 일어난 적이 있다. 그 때는 시장이 매년 성장했기 때문에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연해소 됐지만, 지금은 음용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므로 남아도는 우유를 더 생산하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원유 수급이 조절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낙농가들이 후보축을 너무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젖소가 새끼를 낳으면 팔아야하는데 너무 헐값이기 때문에 후보축으로 보유해 착유우와 거의 5대5 수준이다. 외국의 경우 젖소를 도태시킨다든지 육우로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소하고 있다.

- 서울우유의 올해 매출 목표는 1조 9000억 원이다. 업계 상황이 녹록치 않은데 특별한 방도라도 있는가.

▶ 작년 겨울에는 원유가 예상외로 많이 생산됐다. 계절상으로 우유판매가 부진한데다 방학 중 학교우유급식 중단으로 젖소도태를 통해 70~80톤의 원유를 감축하고도 하루 250톤이 남아돌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다고 남는 우유를 분유로 생산해서 쌓아놓는 것도 큰 문제여서 우유를 최대한 많이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 결과 1월의 경우 평균 50만개 더 팔았다. 이는 하루 100톤의 원유를 더 처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우유를 제값 받고 팔 수 없기 때문에 3월말 현재 흑자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유 소비 촉진을 위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력 있는 고부가 유제품 개발 및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등 수익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내 우유 소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원유의 원활한 수급조절을 위해서는 수출시장 개척이 불가피하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서울우유는 지난 2008년부터 프리미엄 유제품에 대한 니즈가 강한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우유를 수출하고 있다.

현재 중국시장에 국내 유업체로는 유일하게 어린이 전용우유 ‘앙팡’을 수출하고 있는데, 1000ml의 현지 가격이 40~45 위안(8000원선)으로, 중국산과 일본산 우유가 28위안(5000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명실상부한 중국 최고의 프리미엄 우유로 자리매김했다.

저출산으로 어린이 우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국내와 달리 중국에서는 안전한 어린이 우유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이외에도 목장고칼슘우유 등을 포함해 서울우유는 지난해 말 기준 하루 평균 4만개(200ml)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의 낙농업 보호를 위해 수출법 개정으로 우유의 살균온도와 방법 등으로 진입장벽을 높여 이곳으로의 수출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현재 가공유 및 멸균유 제품은 공장등록이 완료돼 수출 중이며, 백색시유도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이것이 해결될 경우 또 다른 문제를 제시하지 않을까 솔직히 걱정스럽다.

이를테면, 유통기한이 2주에 불과한 우유를 통관절차를 까다롭게 해서 세관에 5~7일정도 붙잡아 놓을 경우 유통기한이 그만큼 더 짧아지기 때문에 수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자국 낙농을 보호한다 해도 지금 모든 국민들이 우유를 먹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 우유시장은 더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에게 희망적이다.

- 최근 식품업계의 화두로 부상한 할랄 시장에 대한 준비는.

▶ 중국 이외에 동남아 등 이슬람시장의 판매 활성화를 위해 할랄 인증을 추진하는 등 수출국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할랄 인증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밟았으며, 최종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 인증을 받게 되면 이슬람 시장을 겨냥해 기존의 멸균유 수출에서 벗어나 과즙음료 및 비알코올성 칵테일 음료 등 현지 상황에 맞는 제품군을 늘려 시장 개척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 오늘날 심각한 원유수급 불균형이 원유가격 연동제에 기인한다는 지적도 있다

▶ 기금처럼 우유가격이 계속 하락하면 연동제를 실시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우유가격이 인상된다 해도 초과 원유 부분에 대해 앞으로 우유가격을 더 지급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서울우유는 지금 초과 원유에 300원을, 낙농진흥회는 100원을 더 지급한다. 생산비가 최소 600원(농가에서는 거의 800원정도)선인데, 원유가격을 더 받기 위해 납유량을 늘린다한들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목장경영에 어려움을 줄 것이므로 잘 계산해서 해야 할이다.

물량 넘쳐 ‘원유가격연동제’ 무의미…정부 대안 마련을
FTA 이후 호주 등 국내 진출 대비 친환경 우유 생산 고려
국내외 시장 공략·신제품 생산할 양주 공장 2020년 완공  
 

- 격년제 연동제로 올해에는 작년의 원유 생산비 증가분이 소급 적용된다. 우유 소비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낙농가는 인상을 요구하고 유업체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에 부딪치게 되는데, 서울우유의 계획은

▶ 지금으로선 아무런 대안은 없다.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렇게 우유가 많이 남는 상황에서 연동제가 적용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물론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비가 인상됐으니까 그만큼 원유가격을 더 달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현 상황을 고려하면 쉽게 결정되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 역으로,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은 있나?

▶ 별로 없다. 우리나라 낙농여건은 상당히 열악해서 농후사료는 물론 조사료까지 수입해야하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서 낙농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토지를 갖고 있는 농가가 많지 않을뿐더러 남의 토지에서 조사료 생산하더라도 생산비나 임대료 등 때문에 조사료를 자가생산해서 이용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한 자구책은 거의 없다.

- 양주 통합 신공장 건설 추진 현황은.

▶ 지난해 9월말 총회 의결로 경기도 양주에 7만5천평 규모의 부지를 선정하고, 지난 9일 경기도와 공장 건설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통합공장이 빨리 건설돼야 하는데, 9월 쯤이면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공장은 우유 생산은 물론 여타 신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여유 있게 구축할 것이다. 2020년 5월 완공 목표다.

- FTA로 현재 유통기한이 70일인 미국산우유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 우유도 한국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들 낙농선진국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산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우유 및 유제품 생산으로 차별화를 꾀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 우리 국민들은 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에 특히 민감해 친환경 유제품 생산은 고려해야할 사안이다. 아직까지는 생산비 증가분이 커 친환경으로 특화된 우유가 제대로 없지만, 앞으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관련 제품 개발로 수출까지 노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서울우유는 품질이 상당히 좋은 청정우유을 내놓고 있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기대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격도 비싸고 소량생산 품목이다 보니 고객센터에서 취급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

유통에서는 많이 팔리고 많이 남는 제품을 선호한다. 아무리 제품의 품질이 좋아도 소량 생산제품은 취급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유통점의 입장이어서 장기적으로 검토해야할 부분이다.

- 서울우유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앞으로 조합원들에게 목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포함해 세무나 법률 지식 외에도 조합 경영에 대한 교육의 기회를 많이 제공할 것이다. 조합이 발전하려면 내가 조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이해해야 한다.

단기 교육과정·사양관리 목장에서 필요한 지식·세무상담 법률문제 등을 단기 교육과정으로 진행하고, 조합경영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 전 조합원들이 모두 내 회사라는 믿음으로 현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풍토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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