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태양과 열정의 나라 스페인 하몽(Jamon)을 맛보다<1>
[르포] 태양과 열정의 나라 스페인 하몽(Jamon)을 맛보다<1>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5.06.22 0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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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산업 중국 미국 독일 이어 세계 4위 생산국

[프롤로그]
유럽의 남서쪽 끝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한 ‘태양과 열정의 나라’는 스페인에 대한 일반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기자가 본 스페인은 고부가 돼지고기 가공품인 하몽(Jamon)의 나라이다. 스페인의 백화점이나 재래시장, 식료품점, 관광지 등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하몽은 스페인 사람들에게 자존심으로 불릴 만큼 자랑스러운 식문화 유산이다.

△후안 마누엘 로페즈 인터포크 홍보마케팅 담당자가 하몽을 들어 선보이고 있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하몽은 우리의 김치처럼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음식이다. 멋있는 남자에게 '하몽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하몽은 스페인에서 가장 훌륭하고 중요한 음식으로 취급받는다. 원료육 돼지고기의 가치가 1이라면 하몽은 4배의 가치를 자랑할 만큼 시간과 정성, 최적의 환경이 버무려져 탄생되기 때문이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의 스페인 여행은 순전히 돼지고기 생산 및 하몽을 탐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스페인돈육협회(INTERPORC)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일정은 △까르니까스 셀라(Carnicas Celra) △페르밀스 레메나(Permils Llemena) △인까르롭사(Incarlopsa) △세까데로스 데 알마구에르(Secaderos de Almaguer) △팍사 프로롱고(Faccsa Prolongo)를 방문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번 호에서는 스페인 돈육 생산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에 세계 돼지고기 시장에서 스페인의 위치를 짚어보고 한국과의 교역관계를 진단함으로써 스페인 돈육생산기업들의 활동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돈육협회 ‘인터포크’ 돼지고기 생산·가공·판매 총괄
고부가 제품…생산 1% 늘어날 때 수입은 4배 껑충

스페인돈육협회 INTERPORC(인터포크)는 돼지고기 관련 생산에서 가공뿐 아니라 제품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에 걸쳐 권익 보호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로, 동물복지와 식품안전성 확보, 이력추적을 보증하는 기능을 맡도록 2008년 8월 스페인 농업, 식품 및 환경부에 의해 승인됐다.

인터포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붉은 고기 품목으로 분류되는 돼지고기는 2014년 1억1000만톤 이상 생산됐으며, 올해도 1억1180만톤 이상으로 1.1%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간 세계 돼지고기 시장은 인구 증가에 따라 25% 확대됐는데, 주로 북미와 동남아시아에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2015년은 특히 중국에서 100만톤 이상의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페인 육류산업 = 스페인 육류산업은 중국, 미국, 독일에 이은 세계 4위 생산국이다. 2014년에는 전 산업의 14%에 해당하는 농업 생산량의 절반 이상에 달했다. 스페인 육류산업은 130억 유로 규모로, 주요 5개 산업군의 하나이고 식음료산업의 22%를 차지하는 1위 업종이다.

지난 8년간(2008~2014) 스페인 돼지고기 생산규모는 물량 면에서 4% 늘었음에도 금액으로는 27.2%의 증가율을 보여 높은 품질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스페인 돈육 생산규모는 약 359만 톤에 592만 유로로,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소시지 일종인 초리소, 살치촌 제품들.
◇한국 속의 스페인 =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스페인 제품은 무언가 색다르고, 신선하고, 재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스페인 사람들과 히스패닉 계열 사람들을 동일 시하면서 열정적이고 즐겁고 친절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라틴'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스페인 문화 중에서 주로 떠올리는 것은 음악과 음식, 영화와 축구이다.

스페인 음식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하고 있다. 스페인 와인의 경우 라틴아메리카 와인과 같이 여겨지고 있으며, 올리브오일은 이탈리아 제품이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다. 돼지고기 제품의 경우 이탈리아산 프로슈토를 스페인의 하몽 세라노 또는 하몽 이베리코와 헷갈려한다.

스페인 돼지고기의 경우 한국에는 비슷한 제품이 없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며, 이는 구매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초리소 하몽 살치촌과 같은 제품은 대부분 유럽을 여행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에게만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제품은 주로 중산층 위주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한국 소비자들은 하몽을 너무 짜게 느껴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매운 초리소를 좋아한다.

한국 수출 2년간 물량 3배에 금액은 4배나 급증
철저한 이력 추적…위생·안전성 국내 기준 충족
이국적 식품 중산층 입맛…매콤한 ‘초리소’ 선호

◇스페인 vs 한국 돈육 교역 현황 = 스페인 농림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 기준 143개 스페인 기업이 돼지고기 및 가공식품을 한국에 수출하도록 등록 허가됐다. 한국 소비자들은 돼지고기의 품질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수입육에 대해 까다롭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으나 스페인에서 돼지고기의 한국 수출은 물량이나 가격 면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다.

지난 5년간 스페인의 대 한국 돈육수출은 금액으로 550%, 물량으로 274%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13~2014년에는 물량 면에서 3배, 금액 면에서 4배에 달하는 괄목할만한 수출실적을 올렸다.

최근 한국에서 스페인 돈육 관련 홍보 캠페인이 다양하게 진행된 결과 초리소(cholizo) 같은 제품들이 매콤한 맛을 즐기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아 하몽보다 훨씬 더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거리 끝 해변에 위치한 노천식당. 스페인 사람들의 여유있는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스페인 돈육 수출조건
= 스페인은 한국으로 돼지고기를 수출하기 위해 다양한 위생 안전성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수출하기 전 3년 동안 아프리카 돼지콜레라나 테천병에, 2년 동안 구제역이나 구내염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 또한 수출 전 2년 동안 돈육생산업체에 탄저병이나 블루세라병이 출현하지 않아야 하며, 6개월 동안 돼지 콜레라나 가성광견병, 돼지호흡기생식기증후군(PRRS)에 걸린 일이 없어야 한다.

△인터포크 호세 라몬 고도이 이사
아울러 도축장과 가공시설, 저장시설은 확실하게 등록돼야 하며 수출국인 한국의 농식품부 규정을 따라야 하고, 양국으로부터 위생검사를 받아야한다. 뿐만 아니라 업체는 각종 질병이 발생한 지역에 위치하지 않아야 하고, 해당 지역에서 제품이 가공됐거나 동물이 취급된 경우엔 수출이 불가능하다. 외에도 가공 및 저장 과정의 정보가 담긴 원본 서류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러한 서류는 한국으로 수출하기 적어도 2년 전에 획득해야 한다.

이와 관련, 인터포크 호세 라몬 고도이(Jose Ramon Godoy) 이사는 “스페인 돼지고기는 HACCP, ISO확실한 식품이력추적 시스템에 의해 안정적으로 생산되며, 하몽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가공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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