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이슬람시장 진출 위한 제언<3>-다양한 인증기관·규정에 대한 현상이해
성공적 이슬람시장 진출 위한 제언<3>-다양한 인증기관·규정에 대한 현상이해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07.2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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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인증 꾸란에 기초…인증 주체 수백 개
말레이시아 JAKIM 등 세계 5대 인증 기관

△조영찬 ㈜펜타글로벌 대표 - (사)할랄협회 수석위원 - US IFANCA 한국대표부 - OIC-ICRIC 감사관
중동 영화 ‘와즈다’가 작년 우리나라에서 개봉됐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제약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감독이 차에 숨어 무전기로 ‘액션’을 외쳤던 영화로 유명하다. ‘꾸란’에 기초한 보수적인 아랍 문화를 지탱해온 기성세대, 그들이 싫어하는 자전거 타는 여성, 하지만 상금으로 자전거를 사기 위해 열심히 ‘꾸란’을 암송하는 소녀. 다분히 아이러니컬한 이 영화는 현대 이슬람 세계가 갖고 있는 복잡한 단면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에겐 이슬람이 낯선 시장이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보통 사람들의 세계라는 점이다.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슬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할랄에 해당돼야 하며, 필요한 경우 제3자로부터 할랄을 검증 받는 제도가 ‘할랄 인증’이다. 그렇다면 할랄 인증은 누가, 어떤 근거로 발급하는가.

원칙적으로 할랄 인증의 발급 주체에는 별도의 제한이나 자격요건이 없다. 따라서 무슬림 누구든 기본적인 지식만 있으면 꾸란에 기초해 할랄 인증을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개인, 단체, 법인, 이슬람 정부기관 및 준 정부기관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0~500개 인증주체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각 지역의 소규모 인증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인증기관은 1000개에 육박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슬람 국가에서는 정부 주도 하에 할랄 인증이 발급된다. 하지만 비이슬람 국가에서는 복수의 민간 인증기관이 상호 협력 및 견제 하에 활동하고 있다. 미국, 호주, 일본, 대만 등 이슬람 시장에 진출한 비무슬림 국가에는 대략 10~30개 내외의 메이저 로컬 인증기관이 있으며, 그 외에 수십 개에서 많으면 백 개를 넘는 수의 마이너 로컬 인증기관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의 톰슨 로이터 자료에 의하면 세계 5대 할랄 인증기관은 ①말레이시아 JAKIM ②인도네시아 MUI ③OIC (SMIIC) ④미국 IFANCA ⑤영국 HFA다. 이 중 인도네시아 MUI는 작년 법률 개정으로 인해 향후 정부기관으로 인증 권한을 넘겨주도록 돼 있다. 또한 OIC 인증은 57개국으로 구성된 이슬람 협력기구 인증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아직 단일 인증 시스템으로 확립되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이런 형태의 순위 데이터는 전적으로 참고용으로만 이해해야 되며, 실제 시장에서의 구매자 인식 및 마케팅 효과는 더욱 복잡하게 얽혀있다. 특정 지역의 무슬림 공동체를 가정할 때 때로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지역 무슬림 상공회의소’에서 발행한 할랄 인증이 글로벌 메이저 인증보다 더욱 신뢰를 받을 수도 있다.

인증 기관 많아 상이한 할랄 규정 문제
특정 지역선 상공회의소 인증이 더 유력
시장 공략 위한 인증 획득 종합적 검토를

이와 같이 다양한 인증기관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또 하나의 이슈는 상이한 할랄 규정이다. 일부 기관은 가이드라인만 제시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기관의 규정을 차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인증기관의 수만큼 상이한 인증규정이 있다고 보면 된다. 비록 모든 할랄 규정은 아랍어로 된 꾸란에 기초하고 있지만, 교파나 지역에 따라 해석이나 입장이 다르므로 할랄 규정도 그만큼 다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다양한 기관과 규정이 혼재하게 되면서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문제가 ‘허위 인증’ 혹은 ‘수준미달 인증’이다. 특별한 자격제한 없이 무슬림 누구에게든 인증권한을 부여한 대전제는 꾸란에 입각해 무슬림의 양심에 따라 인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인증주체가 활동하다 보면 고의든 실수든 부적격 제품에 할랄 인증을 부여하거나 때론 인증 수익만을 위해 무자격 제조사나 제품에 인증서를 남발하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기존 인증제품에서 허용되지 않은 원재료가 간혹 발견돼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다. 할랄 스캔들은 비단 소규모 기관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유럽이나 미국에서의 부적격 제품 사례도 종종 보도되고 있으며, 동남아에서의 특정 브랜드 버터 및 초콜릿 해프닝에서처럼 크고 작은 잡음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공신력 있는 글로벌 인증기관들은 보다 정교한 심사절차를 도입하고 의심스러운 제품이나 원재료는 직접 DNA 테스트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각 플랜트 역시 철저한 사전 사후 관리감독을 통해 할랄 규정 위반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슬람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어느 인증기관을 선정할 지, 그 기관이 표준으로 삼는 규정은 무엇인지, 소속 감사관이 중점을 두는 심사 포인트는 무엇인지, 그리고 제조 플랜트가 처한 실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또한 해외 인증기관 중 상당수는 자국에서만 활동하는 경우도 많으므로국내 업체는 신청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현재 국내 업체가 할랄 인증을 신청할 수 있는 해외 기관으로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동 일부, 미국 등에 소재한 기관을 들 수 있으며 국내 인증기관도 이미 복수로 활동 중이므로 인증기관 선정에 있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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