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태양과 정열의 나라 스페인 하몽(Jamon)을 맛보다<끝>-팍사 프로롱고(Faccsa Prolongo)
[르포]태양과 정열의 나라 스페인 하몽(Jamon)을 맛보다<끝>-팍사 프로롱고(Faccsa Prolongo)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5.07.20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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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업체 합병한 ‘팍사 프로롱고’ 생육·육가공품 생산 시너지

유럽 미술의 거장 피카소 생가로 유명하고, 지중해의 숨은 보석으로 알려진 스페인 말라가. 이 지역 연안에는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리미엄 육류 및 가공업체가 있다. 그 곳은 바로 1820년 설립된 팍사 프로롱고(Faccsa Prolongo).

오랜 전통만큼이나 꾸준히 성장했음을 보여주듯 공장 규모가 4만5000㎡에 달하며 연간 10만여 톤의 육류가 생산돼 세계 16개국 1만여 점포로 공급된다. 팍사 프로롱고는 일주일에 2만5000마리의 돼지를 처리해 연간 2억5000유로의 매출을 올리는 스페인 돈육업계의 중상위 업체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 돼지 사육부터 가공품 생산까지 수직통합 체계로 연간 10만여 톤의 육류를 생산해 약 2억5000 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팍사 프로롱고’ 본사 및 공장 전경.

도축장에서부터 분할작업실, 포장실, 냉동 창고를 갖추고 생육을 생산하는 ‘팍사’와 생육을 가공해 소시지 및 햄(하몽) 등 육가공품을 생산하는 ‘프로롱고’가 합병되면서 합쳐진 이름으로, 돼지 사육에서부터 가공품 생산까지 수직적 통합 체계를 구축하고 전 생산과정을 통제한다.

200년 역사와 전통 속 기술혁신으로 눈부신 성장
연간 육류 10만여 톤 생산 전 세계 16개국에 수출
완벽한 품질관리…한국 공급 삼겹살 이물검사 철저 

◇ 팍사프로롱고 본사 로비에서 손님을 맞고 있는 익살스런 표정의 돼지 마스코트.
까다로운 안전성 관리는 공장에 들어갈 때부터 시작된다. 모자와 마스크, 우주복 같은 위생복, 흰 장화에 이르기까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회사 측에서 제공하는 용품으로 완전히 갈아 입어야한다. 밖으로 드러나는 손은 물과 비누, 손세정제로 이어지는 3단계 소독을 거쳐야하며, 장화도 소독 발판을 딛어야만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생산 현장을 안내한 프란시스코 레쿠에나(Francisco Requena) 부책임자는 “도축된 돼지를 거는 고리와 목살 부위에 농장, 암수, 무게, 상태 등의 정보를 담은 칩을 부착해 이력추적이 가능하도록 운영되고 있으며 부위별로 해체한 후 공기에 의해 급속히 냉각시킴으로써 오염을 방지하고, 질소와 이산화탄소에 의한 가스치환방식이나 진공포장으로 박테리아의 번식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시스코 레쿠에나 부책임자
흥미로운 것은 머리 부분에서만 볼 살, 귀, 코 등 12가지 부위의 고기가 생산돼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삼겹살은 바이어 요구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로 규격화했는데, 이를 위해 최근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을 측정할 수 있는 x-ray 스캐너와 2분 만에 품질 평가가 가능한 NIR(근적외선)을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식품이물신고 의무화 제도에 대응해 기존의 금속검출기 외에도 조만간 x-ray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발도메로 람페레즈 수출담당자
발도메로 람페레즈(Baldomero Lamperez) 수출담당자는 “팍사는 1997년 돼지 지육분할작업을 시작한 이래 기술 혁신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며 오늘날 두각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팍사의 성공비결은 전 생산과정에 적용되는 완벽한 품질 및 안전관리로 대변되는 확고한 기업 가치에 대한 충실성”이라고 단언한다. 팍사는 내수용 ‘네바다(Nevada)’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냉동육 수출시장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프로롱고는 초리소, 살치촌 외에도 하몽제품들이 고유의 풍미를 유지하게끔 장시간 처리하는 전통 가공장이다. 여느 하몽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염지된 햄은 오랜 건조숙성과정을 통해 독특한 특성과 품질, 풍미를 갖게 돼 고객들로부터 차별화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간 5만개의 하몽을 생산하는 프로롱고는 여타 업체와 달리 앞다리로 만든 '빨레따(Paletilla)'를 공급한다.

이곳에선 연간 5만개의 하몽을 생산하는데, 일반적으로 돼지 뒷다리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앞다리로 만든 빨레따(Paletilla)이다.

△루이스 폴로 품질관리 매니저
루이스 폴로(Luis Polo) 품질관리 매니저는 “육가공 제품의 품질은 원료육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팍사 프로롱고는 돼지 비육과 사양조건을 연구하고 최고의 품종을 선택하며 생산과정에서의 품질통제가 철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팍사 프로롱고 측이 강조하는 특장점은 다음과 같다.

◇기술혁신= 고객 요구에 따라 분할육 배분을 최적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초음파 이미지와 인공시각분석에 기반한 자동 분리시스템이 있다. 무선주파기술의 추적시스템 및 특수한 소프트웨어 모드를 통해 생산단계별 제품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진보된 포장 기술을 통해 생산능력의 최적화와 탁월한 품질의 완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물류관리= 세계 각지에 적시에 수송할 수 있는 육로와 수로, 항공편이 모두 가능한 위치에 입지해 있다. 신선육과 가공육제품들은 전통적인 소매 시장은 물론 국내외 도매업체와 제조업체에 이르는 광범위한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즈니스= 판매부서는 소매업체 및 슈퍼마켓 등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그들의 요구사항들을 면밀히 분석해 소비자니즈에 부응한 제품이 개발되도록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

최고 품종의 앞다리살로 하몽 제조 독특한 풍미
무선IT·소프트웨어 활용 단게별 제품 상태 파악
고객요구 면밀 분석 맞춤형 고가 전략으로 특화

◇품질= 동물복지와 식품안전 및 품질에 관련된 유럽차원의 연구프로젝트들에 참가하고 있다. 안달루시아 지방위원회 승인과 스페인 국가인증국의 인증을 받은 미생물과 물리화학분석 및 관능테스트 실험실 운영을 통해 엄격한 품질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소시지 건조숙성 공정.

△오랜 건조숙성과정을 통해 독특한 특성과 품질, 풍미를 지닌 초리소, 살치촌, 하몽제품들.

◇인적자원=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는 과학자와 뛰어난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 발도메르는 “스페인의 가장 큰 경쟁국은 가격이 30~40%나 저렴한 프랑스이다. 그러나 우리는 스페인산 돼지의 품종과 사료, 사육방법, 도축시스템의 차별성 외에도 고객들과의 소통을 통한 신뢰성을 구축함으로써 고품질의 맞춤형 제품으로 고가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숙련된 전문가가 냄새로 하몽의 숙성도를 체크하고 있다.

“기업은 소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에만 그 의미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팍사프로 롱고의 성장 동력은 200년에 달하는 역사며, 두 회사가 하나가 돼 융통성을 발휘함으로써 힘을 키워왔다. 회사를 강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오랜 세월 업무를 수행하면서 기업 가치들을 온전하게 보전했다는 것이다. 과거에 우리를 신뢰했고, 현재도 우리를 신뢰하는 소비자들에게 이 동일한 가치들을 전달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기업의 성장을 유도하는 가장 현실적인 요인이다.” 팍사 프로롱고 관계자들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하는 말들이다.
 

△ 팍사프로롱고를 방문한 한국의 미디어대표단과 회사 측 임원들.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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