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저감화’ 정책 수정 불가피?
‘나트륨 저감화’ 정책 수정 불가피?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5.08.27 1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갯벌·천일염’ 심포지엄서 국내외 의학계 문제 제기…국민 혼선

우리 정부의 나트륨 저감화 정책이 옳지 못함을 지적하는 내용이 국내외 의학계에서 잇따라 제기돼 국민들의 건강 관리에 혼선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인류 식문화의 근간, 갯벌천일염’이라는 주제로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천일염 심포지엄에서는 우리나라가 지난 2012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비판하는 국내외 연구결과들이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해마다 증가하며 2010년 기준 4878mg으로 WHO 최대 섭취 권고량(2000mg)의 2.4배에 달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처럼 나트륨 과잉섭취로 인해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4대 만성질환 진료비는 계속 증가해 전체 진료비의 15.1%(’10, 4조9000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갖고 정부 차원의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날 심포지엄에서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학대학 마이클 알더만(Michael H. Alderman) 교수는 ‘나트륨 섭취와 건강: 과학과 가이드라인의 충돌’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소금섭취가 적으면 심장혈관질환과 사망률 등이 증가하는 J자형 커브곡선을 그린다”며 “성인의 1일 소금 적정섭취량은 7.1~13.9g인데 현재 한국인은 하루 평균 12~13g을 섭취하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를 줄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저나트륨 운동’ 과학적 근거 못 찾아
“한국인 적정량 섭취…적으면 심장 질환 증가”
기능성 천일염 혈압 낮추고 신장 섬유화 완화 

국제 고혈압학회장과 미국 고혈압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미국고혈압학회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알더만 교수는 지난 2013년 오랜 기간 고혈압 예방을 위해 소금을 하루 5g 정도만 섭취하는 저나트륨 운동을 정책적으로 펼쳐왔으나 미국학술의학원이 이를 뒷받침할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소금의 건강 기능 효과’에 대해 발표를 준비한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채수완 교수도 “고혈압과 당뇨병을 동시에 가진 환자에게 12주간 5863mg의 나트륨이 함유된 한식을 꾸준히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당화혈색소나 맥박수, 교감신경톤이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은 오히려 단맛과 기름진 맛을 더 찾게 만들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저염화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알더만 교수의 주장을 거들었다.

소금은 그동안 고혈압의 적으로 여겨져왔으나 천일염은 오히려 혈압을 떨어뜨리고, 신장 섬유화를 완화시킨다는 상식을 깨뜨리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혈관학자인 프랑스 디종대 프란시스 앙드레 알라에르 교수(François-André Allaert)는 “키토산을 결합시킨 한국산 기능성 천일염이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실제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체 임상실험에서 천일염을 섭취했을 때 수축기 혈압은 약 13.1mmHg, 확장기 혈압은 11.2mmHg 가량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립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장인 함경식 교수는 “소금의 신장 섬유화(만성 신장질환) 영향을 연구한 결과 일반 소금에 비해 천일염 섭취가 활성산소 발생이 적고 이에 따른 산화스트레스, 염증반응이 적어 신장 섬유화가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한편, 올해로 3년째 나트륨 저감화 캠페인을 펼치면서, 식품산업계에 대한 강공 드라이브로 불협화음을 내면서까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책 노선에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