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97)]블랙컨슈머에 대한 원칙적 대응이 가능한 사회로..
[C.S 칼럼(97)]블랙컨슈머에 대한 원칙적 대응이 가능한 사회로..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09.07 0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 전담 직원 배치 원칙적 처리 바람직
△문백년 대표(식품정보지원센터)
블랙컨슈머 대응 전략에는 원칙적 대응론과 타협적 대응론, 절충형 대응론 등이 있다. 유형에 따라 장점과 위험요인이 있는데, 분명한 것은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 위험요인은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현명한 대처일까?

토론회 및 세미나 등에서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문제점 중 하나가 기업의 원칙 없는 임기응변식 대응이다. 기업의 명예 실추나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한 나머지 블랙컨슈머들의 황당한 요구를 조용히 무마하기 위해 원칙 없이 고액을 쥐어주고 해결하는 기업들로 인해 블랙컨슈머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극히 일부 업체들을 의미할 뿐 보편적인 경향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대기업은 지나치게 원칙적 대응을 하는 경향으로 선회한지 오래다.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오늘날 대부분 대기업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전담 직원들을 배치하고 고문변호사를 통해 법률적 자문을 실시간으로 구해가며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뜻 고액의 돈을 무원칙으로 쥐어주며 해결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OEM 업체 대응은 갑의 결정 따라 달라져
이물 클레임 합의 땐 행정청 나서지 말아야

그러나 원칙적 대응을 하는 기업은 걸림돌이 아직도 많다. 이 점이 문제 해결을 더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블랙컨슈머들이 제조사 고객상담실에 직접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매장에 와서 소란을 피우면 대형매장 측은 갑의 위치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납품사에 ‘어떻게든 시끄럽지 않게 해결하라’고 종용한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매대에서 해당 상품을 다 철수 시키겠다’ 등의 압력을 넣으면 납품사는 원칙적 대응을 하다가도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주문자상표부착(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방식이나 제조자설계생산(ODM: 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방식의 제품 생산업체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대형매장은 물론 갑인 주문자 회사에서도 동시에 압력을 받게 되니 곤란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 갑의 위치에 있는 대형매장이나 주문자 회사에서 원칙적 대응 정책을 펴지 않으면 을 중의 을인 제조사에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따라서 갑의 위치에 있는 회사들의 결단이 참으로 중요하다.

특히 대부분의 OEM, ODM 전문생산업체들은 대기업에 비해 경영 여건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우리사회의 암적 존재인 블랙컨슈머들에게 기업이 휘둘리고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갑의 위치에 있는 회사들이 어떠한 대응을 요구하느냐가 중요하다. 그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블랙컨슈머에 대한 원칙적 대응의 걸림돌 중 하나는 행정 관청들의 반응이다. 식품의 경우 이물질보고제 시행에 있어 연속성이 전혀 없는, 몇 년에 한 번 발생할까 말까 한 희귀한 문제들도 있다.

예를 들어 기계부품 중 너트나 볼트 등이 풀려 하나가 이물질로 혼입된 건과 같은 1회성, 단발성 이물질 건 클레임이 그렇다. 이러한 경우 분쟁 당사자인 기업과 소비자간 해결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행정 관청의 역할은 끝나야 한다.

소비자와 기업간에 합의 처리돼 원만히 해결된 문제를 추후 소비자가 변심해 문제를 삼는다던가, 이물질을 지연 보고했다는 이유로 고액의 과징금을 부과한다면 어떻게 하겠나. 수천 만 원의 과징금을 낼 것이냐, 블랙컨슈머의 부당한 금전적 보상 요구를 과징금보다 훨씬 적은 액수로 타협적 해결을 할 것이냐 하는 선택을 어떻게 하라고 제안할 수 있는가.

공공의 적인 블랙컨슈머 양산을 막는 길은 기업만의 책임이 아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며, 특히 갑의 위치에 있는 대형매장과 주문자 업체 그리고 행정기관 및 언론사에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