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진청 선정 ‘우수 기술 개발·보급 베스트10’②-쌀가공식품
[기획]농진청 선정 ‘우수 기술 개발·보급 베스트10’②-쌀가공식품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5.10.01 0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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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 등 ‘가공식품’ 쌀 소비 감소 대안 부상
1인당 연간 65kg으로 줄어 식량주권마저 흔들
간편식 등 가공 제품 섭취는 8kg으로 2배 늘어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된지 오래다. 1인 가구 증가 및 맞벌이 부부의 확대로 식생활 패턴이 조리가 간편한 조리 가공식품을 선호함에 따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점차 감소해 65.1kg까지 곤두박질쳤다. 한 사람이 하루에 밥 두 그릇을 채 먹지 않는 셈이다.

이는 곧 밥 중심의 우리 식단 붕괴는 물론 식량 주권의 근간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쌀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쌀은 인체를 지탱해주는 열량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고마운 식품이다. 쌀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6~7%로 밀보다 함량이 적으나 질적인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 또한 쌀에 포함돼 있는 지방질은 올레인산, 리놀레인산, 팔미틴산 등 뇌세포 구성물질인 DHA의 원료성분인 불포화지방산으로, 쌀겨 층이나 배아에 주로 분포돼 있다. 현미의 경우 2~3%, 백미의 경우 0.5% 정도 함유돼 있다.

쌀은 그 자체로 지방저감 효과가 있고 밀가루에 비해 기름을 적게 흡수한다. 밀가루 음식보다 쌀 음식을 주기적으로 섭취하면 대장에서 발효되는 동안 젖산이 생겨 대장암 발생을 억제시키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쌀의 영양적 가치와 밥 중심 식단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한편 쌀 소비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소비량이 늘고 있는 쌀 가공식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쌀에 대한 소비가 감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쌀 소비량은 줄고 있지만 가공식품으로 소비하는 쌀은 2011년 40만2000톤에서 작년 47만1000톤으로 17.2% 늘어 국내 쌀 소비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1인당 연간 간편식사용 쌀 소비량은 2009년 4.5㎏에서 2014년 8.9㎏으로 2배가량 늘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 의하면 쌀 가공제품은 420여 종으로 쌀가루를 이용한 제면·제빵류가 235종으로 가장 많고 밥류 77종, 주류 52종, 조미식품류 31종, 음료 17종, 기타 냉동식품 순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쌀 가공이용 및 기능성 구명을 통한 쌀 소비촉진에 앞장서 주목을 끌고 있다.

△농진청은 기업체와 손을 잡고 쌀을 이용한 빵, 떡, 소세지, 국수, 누룽지, 술 등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쌀 수급균형과 소비확대를 위한 가공용 쌀 생산기술 개발을 통해 가공용 벼 우량품종 및 밀가루 대체 가공이용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최상급 가공용 쌀공급 확대 및 정부 양곡 저가 공급으로 밀 제품을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쌀가루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중간소재인 쌀가루의 용도별 품질규격을 설정하고, 반죽 제품 등 개발을 촉진하며, 올해 안에 제과류·제빵류·프리믹스 등 용도별 품질지표(입자 크기, 아밀로스 함량 등) 등 규격 설정을 위한 연구를 거쳐 식품국가표준(KS)에 반영하는 한편 외식용·가정용 프리믹스 등 다양한 제품 개발과 쌀가루반죽 제품과 저온유통기술 개발 등에 대한 R&D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산업체와 협업으로 쌀 이용 가공기술의 다양화도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과 함께 ‘가공밥에 적합한 벼 품종 선발 및 산업화’ 과제를 추진해 ‘주안’ 품종을 선발했는데, 이 품종은 식었을 때도 밥맛이 좋고 모양이 잘 유지된다.

‘고아미’와 ‘새고아미’는 아밀로스 함량이 25% 이상으로 면을 만들었을 때 탄력이 좋은 쌀국수용 품종이다. 백제물산은 ‘고아미’를 이용해 쌀 함량 90%의 고아미 쌀국수와 50%인 설렁탕 사리면을 개발해 월 100톤 가량 쌀국수를 생산하고 있다.

‘설갱’은 매우 부드럽고 잘 으깨져 누룩균이 쌀에 잘 달라붙고 번식도 왕성해 맛과 향기가 좋은 술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다. 국순당은 ‘백세주 담’ 등 8종의 제품의 원료곡으로 ‘설갱’을 사용하고 있다.

△농진청은 다양한 가공용 벼 우량품종을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농진청 쌀 소비 확대 위해 다양한 품종 개발
건강기능성 규명…쌀쿠키 제조법 등 기술 이전
2017년까지 매출 5조 원 - 수출 1억불 산업 육성
  

‘보람찬’은 수확량이 733kg으로 많아 쌀빵과 쌀과자, 떡 등을 만들기에 좋다. 강동오케익은 과자류, 케익, 빵 등 다양한 가공 제품에 ‘보람찬’을 사용하고 있으며 해마다 10ha 정도를 계약 재배하고 있다.

‘큰눈’은 쌀눈이 일반 쌀에 비해 3배 정도 크면서 두뇌활동을 증진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가바(GABA)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발아현미용으로 적합하다. 미실란은 ‘삼광’과 ‘큰눈’을 이용해 미숫가루, 현미차 등 가공식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도담쌀’은 쌀가루를 만들기 좋은 전분구조를 갖고 있으며 아밀로스 함량이 높다. 저항전분과 식이섬유 함량도 높아 다이어트용 쌀 가공식품을 만들기 적합한 품종이다. 전분은 쌀가루를 만들기 좋은 둥근 모양이며 아밀로스 함량은 일반 쌀의 2배인 42.8%로 제과용으로도 알맞다. 저항전분은 일반 쌀의 10배 정도인 13.6%이며 식이섬유는 일반 쌀의 2배 정도인 5.3% 함유돼 있다.

이와 함께 농진청은 미실란, 쁘띠아미와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삼광벼’와 ‘삼광 발아현미’로 빵과 케이크를 만드는 제빵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농진청은 미실란에 ‘삼광벼’의 순도 높은 종자를 공급하고 농가 계약 재배와 품질 관리 기술을 지원하며, 미실란은 농가와 계약 재배한 ‘삼광벼’를 이용해 고품질 발아현미를 만들어 쁘띠아미에 공급하며 이후 100% 발아현미 빵과 케이크를 생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쌀겨, 흑미(조생흑찰), 홍국쌀 발효법 개발 등 쌀의 신규 건강기능성 구명도 성공했으며, 파보일드라이스를 이용한 쌀쿠키와 누룽지 제조법은 녹원축산에 기술 이전했다.

이중 쌀겨는 항비만 억제 효과를 구명했는데, 쌀겨의 추출물을 이용한 동물실험의 결과 쌀겨 추출물을 고지방식이와 함께 투여한 실험군에서는 고지방식이만을 섭취한 실험군에 비해 몸무게 증가율이 약 33.2% 적었고, 부고환 지방 조직의 크기 및 지방세포 크기도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에서의 지방 축적도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조생흑찰 추출물은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없애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농진청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연구팀과의 임상시험 결과 헬리코박터균 감염 환자 98명을 ‘항생제 투여군(위약군)’과 ‘항생제와 조생흑찰 추출물(1g/캡슐, 1일 3회) 섭취군’으로 나눠 10주 동안 실험한 결과 ‘항생제와 조생흑찰 추출물’의 제균 효과는 83.3%로 나타났다. 이는 항생제만 투여했을 때 나타난 제균 효과 72%보다 약 11% 높은 효과다.

△헬리코박터균 제균률

아울러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가 뛰어난 홍국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홍국균 배양용기를 일정한 속도로 자동 회전시키는 ‘롤러 발효법’을 개발, 특허 출원했다. 이 발효법으로 홍국쌀을 생산할 경우 주요 기능 성분인 ‘모나콜린K’의 함량이 기존 배양법의 1.5배로 증가했으며 배양 시간은 20일 이상에서 10일로 줄었다.

게다가 정부는 2017년까지 쌀가공식품 시장을 매출 5조 원, 수출 1억 달러 규모의 고부가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원료의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 △쌀가공업체 육성 △쌀 가공식품 국내외 시장 확대를 골자로 하는 ‘쌀 가공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쌀 재고상황에 따라 좌우되던 쌀가공산업 육성 방향을 고부가가치 창출에 두고, 국산 쌀을 중심으로 한 고급화·다양화·차별화 전략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쌀 가공 제품의 판로 확충을 위해 쌀 가공품의 군·학교·대형급식업체 납품과 공영홈쇼핑 입점 등을 검토하고, 군 급식은 현재 월 1회 납품되는 쌀국수를 3회까지 확대하는 한편 쌀빵 등 신규품목의 시범급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쌀 가공식품 국내외 시장 확대와 밀 시장 대체기반 조성도 추진한다. 쌀 가공식품 수출물류비 대상을 현재 6개(쌀과자, 떡, 식혜, 누룽지, 가공밥, 쌀국수)에서 전 품목으로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를 호재로 삼아 중국, 유럽 등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는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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