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참치 통조림의 수은 함량 논란
[기고]참치 통조림의 수은 함량 논란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10.0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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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한국식품안전협회장(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회장
이 세상에 우리가 먹고 있는 모든 식품의 원료는 토양 등 오염물질이 존재할 수 있는 자연에서 얻기 때문에 완전무결할 수 없다. 단지 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참치 통조림에 함유된 수은 함량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수은 등 중금속은 오염된 식품으로 섭취했을 때 배출되지 않고 체내 축적돼 만성신경계질환으로 운동장애, 언어장애, 난청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이유로 중금속 오염을 위험하게 여기며 국가 관련 기관에서도 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이중 참치는 좋은 횟감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상당량이 통조림으로 가공돼 소비자가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참치는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과에 속하며 남극해와 북극해를 제외한 전 해역에서 서식한다. 전 세계적으로 시장성이 있는 참치어종은 23종이다. 주로 식용하는 것은 10여 종이며 품종에 따라 수명과 몸무게가 다르다. 참다랑어는 최고 몸길이 3m, 어체 중량 30~600kg, 수명은 4~11년에 이르나 주로 우리나라에서 통조림용 원료로 사용하는 가다랑어(국내 사용량 99%)는 2~8kg에 수명은 1년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참치의 수명과 몸무게에 따라 축적되는 수은량은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때문에 수명이 길고 몸무게가 무거울수록 축적되는 수준도 높아진다.

현재 조사된 내용을 보면 미국에서 많이 소비하고 있는 날개다랑어(알바코어)는 수은 함량이 0.205ppm인데, 국내 통조림에 사용하는 가다랑어는 0.142ppm에 불과하다. 사용하는 원료가 차이가 나면서 미국 소비자 단체에서는 임산부들은 참치 통조림 섭취를 하지 말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반면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은 이를 반박하면서 임산부들도 등푸른 생선인 참치 통조림을 섭취해 생리활성기능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이나 항산화 효과가 있는 세레늄 섭취량을 늘려 두뇌 발달 등 인체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언론에서도 이 문제를 부정적으로 다루고 있어 소비자들, 특히 임산부들은 어느 발표를 믿어야 할지 대단히 곤란스러운 처지가 됐다.

국산 수명 짧아 오염 적은 ‘가다랑어’ 사용
미국산 10분의 1…임산부 위해성 무시할 정도
불포화 지방산·양질 단백질 등 긍정적 영향 
  

우리나라 식약처는 2009년 이래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수은 섭취량을 조사해왔고, 그 결과 안전한 수준임을 밝히고 있다(2014년 식약처 보도자료). 우리나라에서 생산·판매되고 있는 가다랑어 참치 통조림의 수은 함량은 0.03ppm으로 선진국이나 국제적으로 설정된 관리 기준인 1ppm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생산하는 참치 통조림은 미국의 참치어종인 알바코가 아니고 오염정도가 제일 낮은 가다랑어이기 때문에 수은 함량이 미국산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가다랑어 통조림(수은 함량 0.03ppm)으로 몸무게 60kg인 임산부가 국제기구에서 정한 잠정주간섭취허용량(PTWI - 일주일 동안 먹는 총량을 계산, 허용 수준으로 환산)에 이르려면 일주일에 참치 통조림 21.3개(150g 기준)를 섭취해야 한다. 알바코 품종으로 만든 참치 통조림은 0.35ppm이므로 섭취 허용량은 훨씬 낮아지게 된다(1.8개, 270g 기준).

이런 객관적인 결과를 비교해 봤을 때 국산 참치 통조림을 통해 수은 섭취로 인한 임산부들의 위해 요인은 무시할만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사실 중금속이나 그 외 모든 위해물질이 전혀 함유되지 않은 절대 안전한 식품 원료로 가공한 제품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우리 자연에서 얻는 모든 식품의 원료는 영양 성분과 함께 그 함량의 차이가 있을 뿐 희망하지 않는 성분도 같이 함유돼 있다.

관련 과학자들은 피할 수 없이 오염되는 이상 물질들에 대한 독성 발현량을 계속해 연구하고 있다. 특히 국제기구인 FAO·WHO에서는 세계적인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 식품 중독성 물질에 대한 조사연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일일섭취허용량(ADI-개인이 일생 동안 먹어도 이상이 없는 양)를 정해 인류를 독성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독성물질이나 위해성 미생물은 단순히 존재 여부가 관건이 아니라 인체 내에서 독성을 발현할 수 있는 양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 일정 수준 이하이면 우리가 일생동안 섭취해도 특이한 병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참치 통조림에서 걱정하는 수은 함량이 국제기구가 정한 수준보다 훨씬 낮으므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반면 불포화지방산, 양질의 단백질, 세레니윰 등 기능성 성분에 의해 임산부들에게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어 걱정 없이 섭취해도 될 것으로 판단한다. 나쁠 것이라는 심리적 거부감이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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