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도 육종의 한 기술이다ⓐ-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⑧
GM도 육종의 한 기술이다ⓐ-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⑧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1.25 0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M 알고 보면 창조 아닌 자연의 모방
[최낙언의 합리적 식품생각법]GMO 합리적 판단 가능할까?(14)

● GM은 육종보다 DNA 변형이 적다

전통의 교배육종은 유전자 전체가 섞인다. 훨씬 많은 양의 유전자가 변형되는 것이다. 미생물은 수천개의 유전자, 식물은 수만개의 유전자가 있는데 그 유전자가 통째로 다른 개체의 유전자와 만나서 랜덤하게 나누어 갖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GM은 특정유전자 한 개를 옮기는 것이므로 유전자의 변화량은 수천배 적은 것이다. 우려하는 것은 유전자의 변화량이 아닌 그 유전자가 비슷한 생물에서 온 것이 아니므로 전혀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과 유전자를 이식하는 과정에서 다른 유전자에 알 수 없는 엉뚱한 작용을 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에 빈번한 수평적 유전자 이동 활용
전통 교배육종보다 변화량 적은 맞춤형 조작
유전자 변형 성공 확률 높고 더 안전할 수도

● GM은 인간의 신기술이 전혀 아니다

우리는 주로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는 수직적 유전자 이동만을 알고 있다. 사실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물이 주로 그런 식으로 유전자를 물려받아 정체성을 유지한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바로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도 있는 것이다. 전혀 교잡할 수 없는 생물의 유전자가 전혀 다른 생물에 발현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통해 강제로 전달받은 것이다.

인간의 GM 기술은 바로 그 자연의 기술을 그대로 도용한 것이다. 아그로박테리움(Agrobacterium)이나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의 기술을 흉내낸 것이 바로 인간의 GM 기술인 것이다.

바이러스 중에는 다른 숙주세포에 들어가 숙주를 손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숙주의 유전자 속에 잠입하는 종류도 많다. 숙주세포의 유전자 속에 집어넣어진 것을 프로파지(Prophage)라고 하며 이때 다양한 유전자가 숙주 세포 속에 같이 이식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세균뿐 아니라 모든 생명에서 일어난다. 이미 약 30년 전에 담배식물에서 박테리아 염기서열이 발견됐다. 그 뒤로도 무수히 많은 생물에서 이와 같은 수평적 유전자 이동이 확인됐다. 그리고 심지어 우리 인간 유전자의 상당량(무려 8%)도 이런 바이러스에 의해 전달받은 것이다.

인간 자체가 이미 전혀 다른 생명의 유전자를 이식 받은 일종의 GMO인 셈이다. 그리고 GM작물의 개발에 사용하는 기술은 아그로박테리움(Agrobacterium)의 기술을 그대로 응용한 것이다.

이런 자연의 GMO와 인간이 만든 GMO는 별로 기술적 차이가 없다.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천연 GMO는 무작위로 유전자가 삽입되지만, 인간의 GMO는 인간이 의도한 유전자만을 넣고 목적하는 식물이 만들어질 때까지 실시한다는 정도의 차이일 것이다. 따라서 자연의 GMO는 성공확률도 매우 낮으며 자연선택에서 살아남을 확률도 정말 낮다.

인간의 GMO는 어떤 유전자를 변형할지 제어할 수 있으므로 성공 확률도 높고 더 안전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자연 생물에 무수히 많은 생명에서 수많은 외래 유전자가 발견되니 자연의 GMO는 도대체 얼마만큼 많이 이루어지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바다 속에 있는 바이러스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새로운 숙주로 전이시키는 횟수가 1초에 1000조회에 달한다고 추정된다. 인간 몰래 GM 생물을 바다에서만 매초 1000조회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월이 수십억 년이다. 인간의 DNA 조작은 이제 고작 수십년이고 그 횟수도 미미하니 인간이 아무리 열심히 GM 작물을 만들어 본다고 한들 그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이 했던 GMO 조작의 1초 분량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최낙언 이사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1988년 12월 제과회사 연구소에 입사해 기초연구와 아이스크림 개발 업무를 맡았으며, 2000년부터 향료회사 연구소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연구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는 현재 (주)시아스에서 근무 중이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맛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감칠맛과 MSG 이야기’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