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식품은 불필요할지 몰라도 GM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16)
GM식품은 불필요할지 몰라도 GM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16)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3.28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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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언의 합리적 식품생각법]GMO 합리적 판단 가능할까?(22)
GM 기술 질병 예방·치료에 큰 기여
유전자 가위 활용 새 작물 만들 수도

■식량의 증산보다는 질병 치료 기술에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GM 찬성론자들 중 앞으로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주장이 많다. 하지만 GM이 육종만큼 확실한 성과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측면에서 GM기술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아스 최낙언 이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힐블롬 노화생물학 센터의 신시아 케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선충의 수명을 6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길이 1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이 벌레는 수명이 유난히 짧아 10일이면 노화증세를 보이고 2주 내 늙어 죽는다. 그런데 연구팀은 단 하나의 유전자(daf-2)를 조작해 이 벌레의 노화를 늦춰 84일까지 살게 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으로 치면 480년에 해당하는 수명이다.

1998년 일본의 기후(Gifu)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 다나카 마사시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 DNA에 공통적인 변이가 있는 사람들을 조사했다. 이 변이는 단 하나의 DNA 문자가 바뀐 것이다. 변이로 자유라디칼 누출이 조금 감소되는 효과가 나타났는데, 그 효과는 미미하지만 일생 동안 지속된다. 그 결과 50대까지는 별 차이 없어도 이후 점점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해 80대에 이르면 이로운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병원에 갈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러한 유전적 변이가 없는 사람에게 유전자를 교정해준다면 세상에서 가장 효과 높은 의약품을 개발한 셈이 되는 것이다. 사실 유전자의 교정 기술은 가장 저렴하면서 확실하게 노년의 질병을 막아 줄 수단이 된다. 하지만 이런 것을 모두 알아내 확실한 건강법과 수명 연장책을 발견해도 GM기술의 발전이 없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그런데 최근 기존 GM보다 훨씬 정교한 기술을 발견했으니 전망은 더욱 높다고 하겠다.

■세균에서 찾아낸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크리스퍼’는 세균에서 염기서열이 짧게 반복되는 DNA 조각을 뜻한다. 1980년대 일본 오사카대 연구진이 찾아낸 것인데 최근 이것이 미래를 바꿀 신기술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2013년 초 서울대 김진수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 등 5개 그룹이 거의 동시에 크리스퍼의 작동 원리를 응용해 DNA를 자유자재로 잘라내고 새로운 DNA를 붙이는 유전자 가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개발된 유전자 연구 도구 중 가장 정확하고 사용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유전자 하나를 잘라내고 새로 바꾸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씩 걸리던 것이 이제는 며칠이면 된다. 한 번에 여러 군데 유전자를 동시에 손 볼 수도 있고, 특정 유전자의 구체적 기능을 연구할 수도 있다. 또 줄기세포와 체세포에서 질병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교정할 수 있다. 이중 GMO에 응용은 기존 외래 유전자의 도입 없이 작물 내부 유전자원에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새 작물을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우리가 GMO를 혐오하기만 하는 이 순간에도 유전자 기술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GMO 작물이 전혀 필요 없다고 해도 앞으로 증가할 유전질환의 치료를 위해서는 필요하며,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도 필연적으로 필요할 기술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오해는 너무 깊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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