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알고 있는 것이라도 바로 알자
거꾸로 알고 있는 것이라도 바로 알자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4.1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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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언의 합리적 식품생각법]-GMO 합리적 판단 가능할까?(24)
‘면역의 시대’ 시스템적 유전자 문제로 귀결
활용 기술에 도전해야 함에도 기피·비난

△시아스 최낙언 이사
우리는 거꾸로 알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 세균의 시대는 끝나고 암의 시대를 지나 면역의 시대로 가고 있다. 세균은 외부의 적이라 위생과 살균의 기술로 대응 가능하고 내 몸 안의 유해균은 항생제 기술로 잘 대응이 된 편이다.

하지만 암의 시대는 형편없는 성적을 거뒀다. 암세포가 내 몸 세포의 변형이고, 야생에서의 자연스러운 세포의 삶의 방식이고, 내 몸의 체세포가 모든 기능이 억제된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거꾸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시대가 면역의 시대다. 암을 극복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지도 모른다. 진짜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면역과의 전쟁에서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지고 있다. 면역이 얼마나 엉성하고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내 몸 속 천연의 약인 면역이 과연 우리에게 해를 입히겠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 면역억제제가 유력한 장수의 후보인지를 알려면 면역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암세포와 면역세포가 아주 다른 세포는 아니다. 똑같이 내 몸이 만든 세포다. 단 암세포가 면역세포보다는 훨씬 온순하다. 암세포는 자신의 증식에만 관심이 있지 타자를 공격하지는 않는데 비해 면역세포는 타자를 공격하지만 주어진 생명의 시간은 지킨다는 것이다.

암세포는 주어진 생명의 시간을 탈피해 무한 증식을 꿈꾼다. 면역세포는 우리 몸의 타자를 인식하지만 완전하지는 못하고 외부 타자의 감염이 너무 적어 반란을 꿈꾼다. 언제든지 내 몸을 공격할 수 있다.

우리는 죽음이 얼마나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발명품인지는 관심없고 오로지 불사를 꿈꾼다. 그러면서 불사를 꿈꾸는 암세포는 한없이 비난한다. 우리는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터무니없는 기대 또는 불안감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생명의 문제는 개체 문제가 아니라 관계(연결) 문제이다. 우리는 이 연결의 문제를 개체의 선악 문제로 파악해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너무 많다. 특효약을 해결할 만한 지엽적인 과제의 해결은 대부분 끝났고 앞으로 해결할 과제는 한두 가지 요소만 작용하는 지엽적인 문제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시스템의 문제이다.

간단히 보이는 비만의 문제도 관련 인자가 3000개가 넘은 생명현상 그 자체인데 뭔가 기발한 방법을 꿈꾼다. 그래서 100년간 실패만 거듭하고 있다. 암, 노화 등 문제에 따른 시스템의 문제인데 우리는 항상 한방에 해결할 비법을 꿈꾼다.

우리가 해결을 꿈꾸는 중요한 과제의 마지막 수단은 유전자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비만현상, 암, 발암, 노화, 질병, GMO, 슈퍼균 모두 DNA(유전자)의 문제이다.

인간의 놀라움이 유전자 수에 있지 않고, 제한된 숫자의 유전자를 놀랍도록 정교히 활용하는데 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유전자 활용의 기술이 아니라 이제 겨우 어떤 유전자가 있는지 정도만 알게 됐다. 즉 물감의 종류만 파악한 것이다. 그 물감을 가지고 어떻게 예술적인 작품을 그리는지 물감(유전자)의 활용의 기술을 이해하는 데는 아직 멀었다. 그 시대가 오면 정말 인간이 원하는 어떤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도전할 것도 많은데, 유전자 기술은 모두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시대가 됐다. 도전하라고 부추겨도 그 고난의 길로 들어가기 쉽지 않을텐데 오히려 비난의 환경이니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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