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논란에도 기술 개발의 칼은 갈아야
GMO 논란에도 기술 개발의 칼은 갈아야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5.02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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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규항 세종대학교 명예교수

△경규항 세종대 명예교수
일본에서는 GMO 관련 기술개발과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인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에 대비하고자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GMO 삼나무를 개발해 시험재배 중이며, 삼나무 꽃가루 백신이 들어있는 GMO 벼를 개발해 임상시험도 하고 있다.

또한 인터페론을 많이 함유한 GMO 딸기 개발로 애완견 치주염 치료약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푸른색 꽃을 피우는 GMO 장미품종을 개발해 시판 중이다.

주목할 점은 GMO 카네이션 꽃 8종을 개발해 자국 내 시판은 물론 아시아 국가와 유럽연합에 수입심사를 거쳐 수출길까지 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사회적으로 GMO 개발 반대 분위기가 지배적인 가운데 일부 극단 인사들은 정부에 GMO 기술개발 연구를 중단하고 GMO 작물개발 연구 사업단의 해체는 물론 책임을 맡은 담당자에 대해선 문책하라고 외치고 있다.

심지어 농촌진흥청 연구 현장까지 들어가 반대 시위를 했다고 하는데, 일부 농민단체는 농진청에서 개발한 GM 벼를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농진청장은 해당 지역 언론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기 전까지는 GM 벼를 식용으로 재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GM 작물 개발 필요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는 지역신문(4월 18일자) 기사를 접한 바 있다.

요즘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소통의 노력을 하는 책임자가 있다는 것은 다행스럽지만, 일부 국민들의 활동으로 인해 GMO 기술개발 정책의 후퇴는 물론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연구원들의 사기 저하 및 자부심이 결여될까 걱정스럽다.

생명공학 기술은 전자나 자동차 기술처럼 우리나라의 장래 먹을거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국내 상황이라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신념을 갖고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막을 순 없겠지만 공익 또는 국익과 상반된다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GMO 기술연구와 작물개발에 대해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정작 그 반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이 의문이다.

“일본에서는 활발하게 연구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무엇하고 있느냐?”고 따지는 사람의 목소리도 들려야 균형 잡힌 진정한 민주사회일 것이다.

GM 기술을 포함하는 신과학기술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이 일본에는 없었겠는가? 원자폭탄의 참상을 경험한 일본은 신과학기술에 대한 우려와 반감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심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정신적 후원을 한다면 연구원들의 자부심은 커지고 향후에는 창의적 사고를 통한 우수한 연구 성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나중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을 ‘칼을 간다’고 한다. 현재 GMO 작물이나 식품에 대한 국민의 수용도가 낮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GMO 기술개발 칼’을 버리자는 주장이 있는데, 오히려 지금은 칼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잘 갈아 놓아야할 시기라고 본다.

혹여 칼을 버리는 결과가 발생해 우리 후손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우리는 해명하고 싶어도 해명할 수 없다. 결국 돌아오는 것은 원망뿐일 수 있다. 인접국 일본과 즐겁지 않은 관계가 만들어졌던 과거의 불행한 역사는 우리 서너 세대 앞 선배들이 미리 대비하지 못했던 실수가 원인이었던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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