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칼럼]침체기의 연구개발 ‘검소한 혁신’ 적용을
[신동화 칼럼]침체기의 연구개발 ‘검소한 혁신’ 적용을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5.17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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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식품공학과 명예교수(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신동화 명예교수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 원칙인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하여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늪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 지는 누구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10년간 국민소득 3만 불을 넘지 못하고 지난해는 오히려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만큼 경기가 침체해 소득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소득과 연결되지 않는 기업의 연구개발 업무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가? 특히 최첨단 과학기술보다는 보통의 범용적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식품산업분야는 여기에 걸 맞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연구 개발은 불황기에 더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론도 있으나 시장과 기업의 사정이 어려울 경우 그냥 밀어 붙일 수도 없다. 그래서 경기하향기에는 여기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전술적 대응이 필요하다. 어쩌면 식품산업 분야는 성수기에도 같은 전략을 도입해 기술 의존성이 비교적 낮은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알려진대로 연구개발은 새로운 것을 집중해 천착해야 창조가 가능하다고 하나 비용을 최소화하고 실용적인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영국 캠브리지대 나비 나드주 교수가 제창한 검소한 혁신(prugal innovation)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서양의 모델인 '더 좋게, 더 비싸게, 더 많이'라는 개념이 불황기에 접어든 우리의 실정에는 전연 맞지 않고 있다. 우리는 범용적으로 더 값싸게 그리고 적정 물량을 생산해야하는 또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검소한 혁신의 개념을 과감히 도입해야할 시점에 와있다.

우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상호 협력이 절대 필요 조건이다. 경쟁 기업 간에도 기술 교류를 통해 내가 필요치 않은 기술을 주고 필요한 것은 받는 과감한 시도가 있어야한다. 삼성과 애플이 특허 공유 계약을 맺는 것은 필요에 의한 결과다. 그리고 영역의 구분이다. 기업은 장기간이 소요되고 성공 여부가 극히 불투명한 기초 분야나 연구에 투자하기를 극히 꺼린다. 이런 분야는 과감히 특화한, 국가가 지원하는 대학과 출연연구소가 수행하고 여기에 기업은 자본으로 대응하며 결과가 나왔을 때 상용화 단계에서 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담당해야할 것이다.

이런 과정이 진정한 의미에서 윈-윈 관계이며 노력에 따른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일반적인 이론은 그럴듯하나 실제 적용에는 상당한 상호 이해와 시행 착오를 감내해야한다. 또한 기업의 연구소를 한 장소에 모으는 집적화를 피해야한다. 기능이 다른 연구소가 한곳에 모여 있으면 기술간 시너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으나 현장과 떨어져있는 경우 현실과 먼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아이디어는 현장에 있고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 개발에 참여하는 인력을 제조 현장과 마케팅 전문가와 가급적 가까이 접하면서 피부로, 감으로 필요성에 확신을 갖는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야한다. 물론 기업도 장기 연구 과제를 갖고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해야겠지만 이런 과제일수록 현장 접근성과 협동 연구가 필수적이다. 한사람의 생각과 노력은 그 사람으로 한계가 있고 종합해 결론을 내는 데는 미흡한 부분이 생긴다.

이제 기업에서는 현장에서 쓸 만한 기술의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실용적 결과를 내어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발 아이디어를 도출할 때부터 현장, 혹은 시장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실용적인 아이디어는 돈만으로 살수는 없다. 많은 연구비를 투입하며 연구개발을 한 결과물이 과연 얼마나 상업적으로 성공했느냐는 기업에서 냉철히 따지고 스스로 비판할 줄 알아야한다.

상업적 성공을 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나 연구개발 후 성공 가능성이 낮은, 개발 제품의 실패 빈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시장에 기반을 두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포괄적인 개념 설계가 필요하다. 목적하는 대상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우선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세부 필요 사항을 채워나가는 기법을 도입해야할 것이다.

불황기일수록 비용을 최소화하고 기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아이디어 도출과 개발이 절실하다. 미래를 예측하면서 시장의 현실을 직시하면 기업적으로 성공적인 아이디어 창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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