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수입업체 정보공개를 할 수 없는 이유
GMO 수입업체 정보공개를 할 수 없는 이유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5.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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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이철호 이사장
경실련의 GMO 수입업체 정보공개 요구에 대해 정부와 식약처가 선뜻 응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사회에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지만 정부가 반대하고 나서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세계적으로 안전성이 확인돼 생산·유통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식용으로 사용하도록 허가한 유전자변형(GMO) 농산물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지나치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부 GMO 반대론자들이 ‘괴물 GMO’라는 용어를 써가며 GMO에 대한 공포감을 우리 사회에 확산시켜 온 까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GMO 수입업체를 공개한다면 정부를 믿고 국민에게 GM식품을 공급한 기업들은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또한 GMO 수입업체 정보를 공개하게 되면 GMO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GMO 표시확대 및 정보공개 요구는 근본적으로 GMO는 안전하지 않다는 비과학적인 억지 주장에서 시작된 것이므로 이러한 주장은 수용해선 안 된다.

만약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결국 GM식품 전면 표시로 확대될 것은 자명해 식용유, 간장 등 주요 식품재료들이 GMO 농산물로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거의 모든 식품에 GMO 표시가 붙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먹을 것이 없다고 아우성치는 국민들로 광우병 대란 이상의 국가적 소요가 일어날 것이다. 이점이 GMO 문제를 소비자 알권리 수준으로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이는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인 생존권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아울러 GMO 농산물의 안전성은 더욱 확고해져서 이제는 일반농산물과도 차별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년간 미국은 생명공학기술로 개량한 GM 옥수수, 콩, 캐놀라 등을 생산해 아무런 표시 없이 전 국민에게 제공했으나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실제 최근 미국 과학한림원(NAS)은 지난 20여 년간 발표된 900여 건의 연구자료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GMO 농산물은 먹어도 건강을 해칠 염려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도 작년 12월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한 창조농업혁신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과학계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GMO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우리나라 농업기술 혁신 전반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농업 후진국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했을 때 GMO 수입업체 정보공개는 GMO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된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GMO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을 자극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오히려 정부는 원활한 식량 확보 차원에서 GMO에 대한 올바른 소비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미 세계 전체 경작지 12%에서 GM작물이 재배되고 있으며, 우리의 주요 식량 수입국인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와 콩 90% 이상은 GMO다.

현재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에도 견딜 수 있는 생명공학 신품종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중 농업 생명공학 기술발전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국은 GM면화를 개발해 외국 GM종자를 대체 재배하고 있으며, 켐차이나는 세계 굴지의 생명공학회사 신젠타를 통째로 사들였다. 또한 중국 관영통신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GM식품은 안전하다’는 제목의 글을 싣고 있기도.

아울러 일본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막을 수 있는 GM벼를 개발해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농진청에서 항산화물질 라스베라톨을 다량 함유한 GM벼를 개발, 1차 안전성검사를 마치고 포장시험을 앞두고 있지만 극심한 반대시위에 막혀있는 상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는 GMO 반대론자들의 비과학적인 잘못된 주장이 가져올 국가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에 대해 강력히 경고해야 한다. 국가 식량안보와 미래 식량 확보를 위해 정부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이 문제에 대처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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